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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9일 화요일

알 자지라, ‘한국은 세계 최악의 음주국가’



설연휴로 술자리가 더욱 많아진 이때 우리나라가 '세계 최악의 음주 문제를 가진 나라(The country with the world's worst drink problem)'로 소개돼 주목된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지난 7일 이같은 제목을 단 기사에서 우리나라의 음주문화와 문제점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이 뉴스는 5일 '101 EAST'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된 '만취 한국'(South Korea's hangover)이라는 25분짜리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재구성됐다. 이번 알자지라의 방송과 뉴스는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익히 봐왔던 장면으로 구성돼 더욱 민망했다.

뉴스는 서울의 한 카페에서 술에 취한 젊은 여성이 변기를 부여잡고 정신을 잃어 경찰이 출동하는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리서치 회사 유로모니터의 조사를 근거로 한국인들이 세계에서 제일 술을 많이 마신다고 소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과 러시아인이 일주일 평균 각각 3잔, 6잔을 마시는 데 비해 한국인은 14잔의 술을 마셨다.

뉴스는 이어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알콜중독자가 많고, 술과 관련된 사회비용이 연간 2억 달러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술자리에 있던 한 시민이 "스트레스를 풀거나 유대관계를 쌓기 위해 술을 마신다"며 "음주가 사회에 유익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인터뷰를 통해 밝혔지만 뒤이어 "음주가 큰 문제인 것 같다"는 경찰의 코멘트를 넣었다.

또 다른 경찰은 "최근 술에 취한 사람들과 관련된 전화가 늘었다며 특히 여성들의 과음을 더 많이 목격하고 있다"면서 "경찰이 개입하려하면 과격해지는 경우가 종종있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술에 취해 집안에서 폭력을 행사한 시민, 경찰서에서 난폭하게 구는 시민 등의 모습이 나온다.

뉴스는 또한 대중 건강 전문가들은 과음을 제한하는 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의 일부라고 입을 모은다면서 대한보건협회 관계자의 인터뷰를 실었다. 그는 "20년간 주류 가격을 올리거나 광고를 제한하는 등 술 소비를 줄이는 정책들을 제시해왔지만 국회에서 통과된 적이 없다"며 "정치인들이 주류회사로 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주류 광고에 연예인들을 기용하는 회사들을 상대로 집단소송 중인 시민과도 인터뷰했다.

그는 유명인이 주류 광고에 등장하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더 술을 마시게 된다"고 주장하면서 술 때문에 병원에 신세지게 되고 이혼까지 하게 된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한 여대생은 일주일에 5일은 술을 마시러 나간다면서 공부하면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게 된다고 했다. 한국인들이 술을 덜 마시게 되는 날이 올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는 "술은 가족들과 친구들과 나누는 무언가"라며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기사 출처 : 서울신문 나우뉴스>

2016년 2월 6일 토요일

당직근무·해외여행…'명절 때 고향 안 가기' 꼼수


혼밥족들의 위안 편의점 음식들
직장인 10명中 3명 "가족·친지가 명절 스트레스 원인"

미혼인 직장인 안지영(가명·29·여)씨는 이번 설 연휴에 당직 근무로 쉬지 못한다. 

부모님께는 비밀이지만 사실 근무를 자원했다. 고향에 내려가 봤자 "빨리 시집가라"는 잔소리나 들을 것이 뻔한데 서울에 남는게 낫다는 생각에서다.

안씨는 "그동안 언니라는 든든한 '방패막이'가 있었지만, 언니가 결혼하면서 내가 타깃이 됐다"며 "작년 추석에 호되게 당해 이번에는 아예 마음 편히 당직을 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임현교(가명·30)씨는 설 연휴에 친구와 동유럽으로 여행을 떠난다.

가족에게는 서른살을 맞은 새해에 기분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갈수록 강도가 세지는 취업과 결혼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 속마음이다.

결혼한 직장인들도 미혼자나 취업준비생들처럼 명절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는 김은수(가명·32·여)씨 역시 연휴에 근무해야 한다며 시댁이 있는 부산에 내려가지 않는다. 

그는 "내려가봤자 쉬지도 못하는데 근무가 차라리 낫다"며 "주말에도 교대로 일해야 하는 회사라는 걸 시댁에서도 알고 있으니, 다음 명절 때도 근무를 자원할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명절이 돌아왔지만, 이처럼 고향가기를 꺼리며 '꼼수'를 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꽉 막힌 경부고속도로
구인구직 사이트 '벼룩시장구인구직'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624명을 대상으로 명절 스트레스의 주 원인이 무엇인지 물은 결과 16.7%가 '가족·친지와 함께 보내야 하는 시간의 부담감'을 꼽았다.

응답자의 14.1%는 '부모님·친지에게 들어야 하는 잔소리와 친척 간 비교'를 지목했다. 

직장인 10명 가운데 3명은 가족이나 친지를 명절 스트레스의 진원지로 여기는 셈이다. 안 그래도 힘든데 눈치없이 아픈 곳을 건드리면, 즐거워야 할 명절이 오히려 가시방석에 앉은 듯 괴로운 시간이 된다는 것이다. 

명절 잔소리가 꽤 심한 스트레스라는 사실이 알려져 부모가 자녀를 배려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2년 전 서울의 한 사립대를 졸업한 취업준비생 이상현(가명·28)씨는 고향이 광주지만 부모님께 이번에는 내려가지 않겠다고 말해 승낙을 얻었다. 

이씨는 "부모님께서는 되레 평소에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다"며 "아직 원하는 '스펙'을 만들지 못해 고향 가는 게 부담스러운 만큼, 연휴 기간 열심히 공부해 영어 점수를 높일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육아에 지친 조정희(35·여)씨는 거꾸로 시부모에게 아이를 맡기고 모처럼 스키장으로 떠난다. 

조씨는 "시부모님께서 고맙게도 아이를 맡아주시겠다고 했다"며 "몇 년 동안 못 탄 스노보드를 타며 마음 편히 놀다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6년 1월 14일 목요일

한반도 양력 도입 120년 지나도 음력과 '질긴 동거'


서울 인사동을 오가는 행인들. 우리나라에서 양력이 사용된 지 120년이 됐지만 여전히 음력이 병행 사용되고 있다.
명성황후 시해 후 을미개혁으로 태양력 사용 

이중과세 논란 속 음력 풍습과 오랜 '공존'

나는 양력(陽曆)입니다. 지구가 태양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1년으로 정한 역법이죠. 한국에서 태어난 지 벌써 120살이 됐네요.

나의 기원은 이집트로 추정됩니다. 이집트에서 BC 18세기쯤 1년 365일의 저를 만들었답니다. 이 땅에서는 조선 말기 고종 때인 1896년 1월 1일부터 사용됐어요.

◇ "고종 임금 때 일입니다"

고종은 그날 태양력을 도입했다는 의미로 연호를 건양(建陽)으로 정했죠. 한 해 전 일어난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구성된 김홍집 내각이 추진한 을미개혁의 일환이었어요. 전국에 단발령이 내려진 것도 양력 첫 날인 그날이었죠.

이 땅에 날짜를 알려준 음력(陰曆)으로는 그날이 1895년 11월 17일이었죠. 조정이 양력을 도입하는 바람에 음력 개념인 을미년(乙未年)은 40여 일을 남겨두고 갑자기 사라졌고, 병신년(丙申年)도 영영 오지 않는 줄 알았죠.

음력은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시간을 기준으로 만든 역법이랍니다.

조선 백성은 음력을 포기하려 하지 않았죠. 내가 활용된 지 120년이 지나 얼마 안 있으면 병신년이 또 돌아오네요.

보름달을 지나는 경비행기. 음력은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시간을 기준으로 만든 역법이다.
◇ "이중과세 논란이 컸죠"

일제는 나를 받아들이도록 압박을 가하면서 설에 쉬지도 못하게 했죠.

설에 관청이나 학교의 조퇴를 금지하고 세배를 다니는 흰옷 차림의 사람에게 검은색 물을 채운 물총을 쏘아 얼룩지게 하며 괴롭히기도 했어요.

해방 후에는 정부가 양력을 퍼뜨리려 노력했답니다. 양력 1월 1일을 공식 설로 정하고서 이틀을 더해 사흘을 공휴일로 지정한 것이죠. 

대다수 국민은 여전히 음력만 챙겼어요. 내가 한국 땅에 들어온 지 90년이 지난 1986년까지도 국민의 83.5%가 음력설을 쇠었다고 하네요.

결국 정부는 1989년 음력설에 '설'이라는 이름을 되돌려줬고, 1990년부터는 음력설 전후 하루씩을 공휴일로 지정해 사흘을 쉴 수 있도록 했죠. 

그해까지 양력설도 사흘을 쉬었기에 1990년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양력설과 음력설 모두 사흘씩 쉰 해가 됐답니다.

양력설은 휴일이 1991년 이틀로 줄었다가 1999년부터는 지금과 같은 당일 하루로 다시 깎였어요.

지금도 평시에는 나를 사용하면서도 동지나 입춘 등 절기를 보낼 때나 설, 추석 등 명절 때는 꼬박꼬박 음력을 활용한답니다.

양력설인 1월 1일은 1년의 시작이라는 공식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반면 음력설은 우리 민족이 전통 풍속으로 지켜온 명절이라고 보기 때문이죠.

요즘은 스마트폰에 밀려 종이 달력도 위기를 맞았다. <<연합뉴스TV 캡쳐>>
물론 양력설을 받아들인 일부 사람은 음력설은 그냥 공휴일로 보고 양력설을 쇠기도 한답니다.

두 번 설을 쇠기에 적잖은 경제적, 시간적 손실이 발생해 '이중과세(二重過歲)' 문제가 생긴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 "음력과 계속 함께해야겠죠"

최근에는 음력을 기준으로 추석을 쇠면 2000∼2029년 추석의 70%가 여름이라 농산물의 출하 시기가 앞당겨지고 가격도 비싸지는 등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니 양력을 기준으로 추석 일을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어요.

물론 추석이 음력 8월 15일인 것은 전통이고 날짜를 바꾸는 것은 역사적 의미에 맞지 않는다는 반박의 설득력이 훨씬 크답니다.

설이나 추석 말고도 생일을 셀 때 나이 많은 분들은 아직도 음력으로 날을 챙기시죠. 역술가가 사주를 볼 때도 음력이 기준이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나와 음력은 계속 함께 나이를 먹어가며 120년을 보냈습니다.

2016년이자 병신년인 올해도 우리 둘의 인연은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병신년의 시작은 대개 음력설(2월 8일)로 보는데 일부에서는 입춘(2월 4일)을 시작일로 보기도 한답니다. 아무튼, 분명한 건 아직은 음력으론 을미년이죠.

<※이 기사는 올해 양력 도입 120년을 맞아 국립민속박물관이 발간한 세시풍속 사전 등을 참고해서 유래와 역사 등을 일인칭 이야기 전개 형식으로 소개한 기사입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