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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17일 일요일

터키, 쿠데타軍·법조인 6천명 체포·해임…대대적 '피의 숙청'


에르도안 지지자들이 흔드는 터키 깃발(AFP=연합뉴스)
전국 판·검사 2천745명도 쿠데타 동조 혐의 해임·체포영장
에르도안, 배후지목 귈렌 신병인도 미국에 요청 
사형제 부활 거론…국제사회 '법치 통한 후속대응' 당부

터키 정부가 군부의 쿠데타를 빠르게 진압하며 3천명 가까운 쿠데타 세력을 체포했다. 또 쿠데타에 동조한 혐의로 전국의 판사와 검사 2천700여명을 해임하고 이들에 대한 체포에 나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 세력들이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사형제 부활까지 거론돼 대대적인 숙청 작업이 예상된다.

터키 쿠데타 가담자 체포[AP=연합뉴스]
국제사회는 쿠데타 후폭풍으로 또 다른 유혈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며 터키에 법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정권은 전날 밤 발생한 '6시간 쿠데타'에 참여한 군인 등 2천839명을 체포했다. 

여기에는 쿠데타의 주모자로 알려진 전직 공군 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와 육군 2군 사령관 아뎀 후두티 장군, 제3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장군 등도 포함됐다. 

터키 정부는 또 알파르슬란 알탄 헌법재판관도 붙잡았으며 쿠데타 시도와 관련해 터키 전역의 판사와 검사 약 2천745명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터키 검찰이 이들 법조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이미 상당수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터키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수사 당국이 현재 100명이 넘는 판사와 검사를 전국에서 잡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쿠데타 반대" 터키 시민들[AP=연합뉴스]
민영 도안 통신은 전체 수사는 수도 앙카라 검찰이 이끌고 있다며 터키 콘야에 44명, 가지안테프에 92명의 판검사가 밤새 구속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들 법조인이 에르도안 대통령이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에 동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신에게 총부리를 겨눈 쿠데타 세력을 엄히 다스리겠다고 밝힌 만큼 판사의 해임을 넘어서는 '숙청 피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쿠데타 발생 당시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새벽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연설을 통해 "(쿠데타 관련자들은) 반역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도 터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헌법재판소와 정당들이 사형제 부활이 합리적인지를 놓고 논의를 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며 터키에서 금지된 사형제의 부활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런 가운데 소셜미디어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세력이 쿠데타 시도에 가담한 군인들을 참수했다는 주장, 동영상, 사진이 유포되고 있다. 

'쿠데타 진압' 터키 시민들[EPA=연합뉴스]
다만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이런 주장, 영상물이 과거의 것으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터키 당국이 쿠데타 진압 후속 작업에 발 빠르게 나선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추방해 터키로 넘길 것을 미국에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터키는 그동안 미국이 요구한 테러리스트 추방 요구를 거절한 적이 없다"며 귈렌을 터키로 넘기라고 촉구했다. 

다만 한때 에르도안 대통령의 동지에서 정적으로 바뀌어 미국으로 망명한 귈렌은 "민주주의는 군사행동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자신이 쿠데타 배후라는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터키 당국은 또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가자 이웃 그리스로 도망가 망명 신청을 한 군인 8명에 대해서도 그리스에 송환을 요구했다. 

국제사회는 쿠데타에 가담한 세력에 대한 '피의 숙청' 가능성을 우려하며 터키 정부에 법치에 따른 대처를 주문했다. 

이스탄불 국제공항 정상화 수순[EPA=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터키의 모든 당사자가 법치에 따라 행동을 하고 추가 폭력이나 불안정을 야기할 어떤 행동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터키 내 모든 당사자가 민주주의와 법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역시 성명을 내고 터키에 군부 쿠데타로 발생한 유혈사태를 진정시키고 민주주의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전날 쿠데타가 발생하자 발 빠르게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섰던 국제사회가 유혈 피바람은 안된다며 에르도안 정권에 날린 '견제구'다. 

터키에선 쿠데타로 통제됐던 공항 등 주요 시설의 운영도 점차 정상화하고 있다. 

쿠데타 세력이 한때 봉쇄한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다리의 통행이 재개됐고 아타튀르크 공항도 점차 정상적인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다만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국들은 터키가 완전히 안정을 찾기 전까지 여객기 운항을 전면 또는 일부 중단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6년 4월 24일 일요일

'없던 일' 만들려고 혼인무효 소송으로 가는 국제결혼

뉴스1 © News1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인과 결혼해 가정을 이루는 경우가 흔해지면서 국제결혼을 둘러싼 법적 분쟁도 빈번해졌다.

특히 국제결혼 초기 관계가 틀어지거나 당사자 중 한 사람이 사망한 경우 가족들이 재산문제를 정리하려 할 때 기존의 혼인관계를 처음부터 '없던 일'로 만들기 위해 혼인무효소송이 제기되지만 실제로 혼인무효가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드물다. 

◇"입국않고 연락끊었다고 혼인신고 당시부터 혼인의사 없었다 단정 어려워"

서울가정법원 가사항소1부(수석부장판사 허부열)는 숨진 A씨의 어머니가 아들과 혼인신고를 한 필리핀 국적의 여성 B씨를 상대로 낸 혼인무효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2009년 3월 국제결혼을 목적으로 필리핀으로 출국해 결혼중개업자를 통해 B씨를 소개받아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A씨는 B씨로부터 혼인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받아 같은 해 4월 국내에서 혼인신고를 마쳤다.

그런데 지난해 2월 A씨가 숨졌다. 그 사이 B씨는 국내에 한 번도 들어오지 않았다.

이에 A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결혼중개업자 소개로 필리핀에서 B씨를 만나 결혼식을 했지만 B씨가 결혼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아들과 B씨가 한 번도 부부관계를 갖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필리핀에서 보내온 혼인증명서를 가지고 국내에서 혼인신고를 했지만 B씨가 연락을 끊어버렸고 결혼중개업자도 잠적했다"며 "B씨에게는 진정한 혼인의사가 없었으므로 아들의 혼인은 무효"라면서 2015년 4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1심은 "A씨와 B씨가 필리핀에서 결혼식을 올렸지만 한 번도 부부관계를 갖지 못하고 B씨가 혼인생활을 위해 국내로 입국하지 않은 채 연락을 끊었다는 사정만으로는 B씨에게 혼인신고 당시부터 혼인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의 상속문제 등 신분관계를 정리할 필요성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혼인의 무효를 인정할 수 없다"며 "A씨 어머니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와 B씨의 혼인이 무효라는 주장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도 "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며 A씨 어머니의 항소를 기각했다.

◇혼인의사 없이 허위로 혼인신고서 작성·제출한 혐의로 유죄… 혼인무효 인정

법원은 허위로 혼인신고서를 써서 제출한 뒤 유죄가 인정되는 등 혼인신고 당시 혼인의사가 없었다고 판단되는 경우 혼인무효를 인정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항소1부(당시 수석부장판사 민유숙)는 지난해 12월 숨진 C씨의 딸이 중국 국적의 여성 D씨를 상대로 낸 혼인무효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C씨는 D씨와 2004년 10월 혼인신고를 하고 이듬해인 2005년 9월 숨졌다.

이후 9년이 지난 2014년 8월 C씨의 딸은 "아버지와 D씨가 진정으로 혼인할 의사가 없이 단지 D씨로 하여금 한국 국적을 얻게 하기 위해 혼인신고를 했다"며 "아버지와 D씨의 혼인은 무효"라면서 법원에 소송을 냈다.

1심은 "C씨의 딸을 비롯한 자녀들이 아버지와 D씨의 혼인신고 당시 아버지와 교류가 있었다고 볼만한 객관적 자료가 없다"며 "C씨와 D씨의 혼인관계에 관해 제대로 알고 있지 않았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D씨가 2003년 8월 입국했다가 2005년 3월 출국한 사실만 나타날 뿐"이라며 "C씨의 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혼인신고 당시 C씨와 D씨에게 진정한 혼인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C씨가 자신의 사촌동생과 내연관계에 있던 D씨에게 실질적으로 혼인할 의사없이 허위로 혼인신고서를 작성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한 혐의(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혼인이 유효하기 위해선 당사자 사이에 혼인 합의가 있어야 하고 혼인의 합의는 혼인신고를 할 당시에도 존재해야 한다"며 "인정사실에 의하면 C씨와 D씨 사이 혼인신고는 무효"라고 밝혔다.

가정법원 판사 출신인 새올법률사무소 이현곤 대표변호사는 "국제결혼이 이루어지고 나서 초기에 깨지거나 당사자 가운데 한 사람이 사망한 경우 가족들이 재산문제를 정리하려 할 때 애초에 혼인관계를 없던 것으로 하기 위해 혼인무효소송이 제기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변호사는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었다는 점이 입증돼야 혼인무효가 인정되는데 혼인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혼인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국제결혼도 혼인무효가 인정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뉴스1>

2016년 3월 5일 토요일

대학신입생 OT 술자리 게임 …게임인가 범죄인가?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직접적 신체접촉 없어도 성적 수치심 유발 시 처벌가능
게임기획·분위기 조성 선배는 교사범이나 간접정범


최근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하 OT)의 술자리에서 벌어진 성추행에 가까운 게임과 벌칙 등이 알려지면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건국대 OT에서는 성행위와 관련된 단어를 몸으로 표현하는 게임을 하고 여학생들을 방에 몰아넣고 남학생의 무릎에 앉아 술을 마시게 하거나 서로 껴안게 하는 벌칙을 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공론화하자 다른 대학의 학내 선후배 술자리에서 불쾌감을 느낀 학생들의 게임과 벌칙들에 대한 문제제기도 SNS 등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이쯤되면 OT와 술자리에서 흥을 돋기 위해 하는 게임과 벌칙이 성추행과 별반 다를바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술자리게임 천태만상…여학생 쇄골에 술 부어 마시기도

술자리에서 흥을 돋기 위해 게임을 하는 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80년대 학번들이 OT와 MT에서 즐겼던 '디비디비딥'이나 '인디안밥', 90년대 학번들이 즐겨했던 '007게임'과 '눈치게임', 2000년대 학번들이 즐겨했던 아이스크림전문점 이름을 딴 게임과 '369게임' 등 어느 세대나 술자리 게임을 즐겼다. 

하지만 2016년 오늘의 대학 술자리 게임은 지난 세대 대학생들이 게임을 하고 벌칙으로 술을 마시게 했던 것과는 다른 맥락이다. 남녀 간의 신체접촉을 벌칙으로 하거나 아예 게임 자체가 신체접촉을 통해 이루어지는 게임을 주로 즐긴다. 이전 세대의 게임벌칙이 술을 마시는 것이었다면 지금 세대 대학생들의 벌칙은 술에 '스킨십'을 더한다. 

SNS에 술자리 게임벌칙에 대해 하소연을 올렸던 한 학생은 '3단계' '4단계'라는 벌칙에 수치심을 느꼈다고 전했다. 3단계는 남학생의 무릎에 여학생이 앉아 술을 먹여주는 것을 뜻하고 4단계는 여학생이 남학생에게 업히거나 마주보고 선채로 안아서 술을 먹여주는 것을 말한다. 

결국 스킨십 수위가 높아지면서 여학생의 쇄골에 술을 붓고 그 술을 남학생이 마시는 등 '게임과 벌칙'이라고 웃어넘기기 어려운 갖가지 행위들이 술자리에서 벌어진다. 

대학별 익명게시판 역할을 하는 페이스북 ‘대나무숲’에 지난 2월29일 연세대의 한 입학생이 신입생 OT에서 학생들 간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게임을 했다는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린 신입생은 "술자리에서 한 사람씩 순서대로 세 글자씩 이어서 19금 이야기를 만드는 게임을 했는데 처음 들어보는 게임이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연세대 선후배 술자리 모임에서 선배가 후배들에게 상대방의 가슴과 다리 등을 만지게 하고 포옹과 입맞춤 등을 시켰다는 내용도 있다. 

게임에서 벌칙을 받는 일방인 남학생이나 여학생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도 있지만 선배들과의 관계나 분위기를 망치기 두려워 불쾌함을 참기도 하고 당시에는 분위기에 휩쓸려 동참하지만 뒤늦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도 다반사다. 

◇ 법으로 처벌하는 '추행'과 다르지 않아 ... 형벌로 처벌 가능

술자리에서 벌어지는 게임과 벌칙은 형벌로 처벌하는 '추행'과 다르지 않다. 다수의 법조계 관계자들은 "상황에 따라 술자리 게임과 벌칙이 강제추행에 해당돼 처벌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진 법무법인 세음 변호사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다면 신체적 접촉 자체를 강제추행으로 본다"고 말했다. 

익명의 검찰 관계자는 "추행이라는 게 반드시 신체접촉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고 신체접촉과 동일한 정도의 성적 수치심을 준다면 반드시 몸의 접촉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직접적 신체접촉을 하지 않았더라도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한 것을 강제추행으로 처벌한 법원의 판례도 있다. 

즉 게임과 벌칙이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 신체접촉을 하게 하거나 신체접촉을 하지 않고 다른사람의 행동을 보거나 말을 듣고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처벌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새내기 대부분이 아직 만19세가 되지 않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새내기들에 대한 추행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법(이하 청소년성보호법) 7조 5항에 따라 위계, 위력에 따른 청소년 추행으로 처벌할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구체적 상황을 판단했을 때 게임이나 벌칙이 성추행이나 성희롱에 해당된다면 OT나 MT에서 게임을 사전에 기획한 이른바 '선배학생'들은 범행을 사전에 공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후배들에게 벌칙을 수행하도록 한 선배들은 성희롱과 성추행의 '교사범'이나 '간접정범'으로 처벌된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위계·위력으로 청소년을 추행하면 6월~2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교사범이나 간접정범도 직접 범죄를 저지른 사람과 같은 형을 받기 때문에 게임과 벌칙을 사전 기획하고 다수인원으로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 참여하게 한 '선배학생'들도 6월~2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고 게임이라는 이름 아래 '재미'를 찾다가 평생 성범죄자의 낙인이 찍힌 채 살아갈 수도 있다.
<기사 출처 : 뉴스1>

2016년 2월 29일 월요일

"살인범·강간범이 훈장을"…정부 포상관리에 '허점'


<<연합뉴스TV제공>>
감사원, 행자부·인사처 대상 기관운영 감사 결과 

서훈 취소 대상자 40명, 훈·포장 그대로 유지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살인범이나 성폭행 범죄자도 훈·포장을 보유하고 있는 등 서훈 대상자에 대한 관리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9일 행정자치부와 인사혁신처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관운영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행정자치부의 훈장·포장 등 포상 관리는 그야말로 '구멍투성이'였다. 

감사원이 산업훈장·포장, 새마을 훈장·포장 등 8개 종류의 훈·포장을 받은 민간인 2만6천162명을 표본으로 범죄경력을 조회한 결과 형사처벌을 받아 서훈 취소 대상자인데도 서훈을 유지하고 있는 훈·포장 수상자는 40명, 훈·포장 수는 49건에 달했다.

상훈법 등에 따르면 서훈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지거나 국가안전에 관한 죄를 범한 경우, 사형·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을 받는 경우에는 서훈을 취소하고 훈·포장 등을 환수해야 한다.

그렇지만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A씨는 지난 2004년 8월 성폭행과 살인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았는데 여전히 훈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 2차례에 걸쳐 주거침입, 강간 등의 범죄를 저질러 각각 징역 4년을 선고받은 B씨에 대해서도 산업포장 취소 처분이 내려지지 않았다.

사기 등의 혐의로 징역 15년을,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은 C씨의 경우에는 체육훈장맹호장, 체육훈장청룡장 등 2개의 훈장을 유지하고 있었다.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D씨 역시 산업포장과 금탑산업 훈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살인·강도 등의 혐의로 국가유공자 등록은 취소됐는데, 서훈은 유지하고 있는 군인 등의 공직자도 3명이나 됐다.

감사원은 행정자치부를 상대로 정기적으로 서훈자의 범죄경력을 조회하는 한편 49건의 서훈을 취소하라고 통보했다.

이와함께 인사혁신처(구 안전행정부)가 공직 개방을 위해 실시하는 '민간경력자 채용'에도 문제가 노출됐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2013∼2014년 민간기업 등지에서 관리자로 재직한 경력이 있는 사람 12명을 5급 공무원으로 일괄채용했다.

인사혁신처는 이 과정에서 차장이나 과장 등을 일률적으로 '관리자'로 인정했고, 그러다보니 실제로는 팀원으로 재직한 경력자 2명이 우정사업 자산운용분야 사무관 등 5급 민간경력자로 임용됐다.

또 감사원이 개방형직위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15년 9월 현재 국무조정실 등 8개 부처는 개방형직위 최소지정 비율 10%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고, 국민권익위원회 등 5개 부처는 7개 직위에서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소속 공무원을 승진·전보 조치했다.

공모 지연으로 공석이 발생한 직위도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7개 부처에 7개 직위에 달했다.

이밖에 감사원은 중앙·지방행정기관 공무원 577명에게 가족수당과 자녀학비보조수당 6억9천여만원이 중복 지급된 사실도 적발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6년 2월 11일 목요일

행정 민원 14일 이내 처리 의무화

- 민원사무 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령안 국무회의 통과

앞으로 행정기관에 접수된 고충 민원은 14일 이내에 처리될 전망이다.

행정자치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민원사무 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령안이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12일부터 전면 시행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고충민원 조사기간의 상한이 없어 민원을 제기해도 처리기간을 예측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 조사기간을 14일로 정해 예측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다만 필요할 경우 7일 정도 연장이 가능하다. 만약 민원인이 동일한 내용의 고충 민원을 다시 제출한 경우에는 감사부서 등이 조사하도록 의무화했다.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손쉽게 민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민원인이 말한 내용을 민원담당자가 대신 문서로 작성해 민원 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신중한 처리가 필요한 다수인 관련 민원은 종전과 달리 민원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후 종결처리하도록 규정했다.

민원인이 다수기관 관련 민원을 통합신청한 경우 접수기관에서 이를 통합처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정부 3.0 생애주기별 맞춤 서비스 확대를 위해 처리근거를 명확히 한 것이다.

아울러 민원처리법 개정으로 일반 행정기관 외에 헌법기관의 행정사무를 처리하는 기구도 이 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다만 개정된 시행령에 따르면 민원담당자 교육, 민원 처리상황의 확인·점검 등 집행적 성격의 규정에 대해서는 헌법기관의 독립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기사 출처 : 이데일리>

2016년 2월 6일 토요일

거짓 교통사고로 7주 결석·F 학점 받자 학과장 고발

교통사고를 꾸며내 장기결석하고 F 학점을 받자 학과장을 고발하는 등 막무가내 행태를 보인 대학생을 퇴학시킨 학교의 조치는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7부는 영어교육업체를 운영하는 A씨가 한 4년제 대학교를 상대로 "퇴학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3년 이 대학교 지방캠퍼스 영문과 3학년으로 편입한 A씨는 그해 2학기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했다'며 한 수업과목을 3주차부터 9주차까지 내리 결석했습니다.

A씨는 그러면서 가짜 병원 진단서를 제출했습니다.

사실을 알게 된 담당 강사가 A씨에게 '출석 일수 미달과 허위 진단서 제출'을 이유로 F 학점을 주자 A씨는 학교 측에 빗발치듯 항의했습니다.

또 학과장이 교비를 횡령했다고 주장하면서 학과장 등 교직원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지만 이들은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습니다.

학교 측은 지난 2014년 사문서 위조와 행사, 교수 등 협박, 학과장 명예훼손과 무고, 학사 운영실 업무방해 등을 이유로 A씨에게 퇴학처분을 내렸고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습니다.

법정에서 A씨는 "당시 나는 이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어 출석을 안 해도 학점을 받을 수 있는 취업계 대상 학생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이 거짓 이유를 만들어 장기결석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취업계 관행은 4학년 재학생에만 해당할 뿐 아니라 개인 사업체 운영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학교 명예를 손상하고 학생 신분에 벗어난 행위를 한 A씨에게 퇴학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A씨는 "퇴학으로 대학원 진학을 못하게 됐고, 학교 측과 다투며 시간을 소비해 대학생으로서의 생활을 제대로 못했다"며 학교 측에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2천만원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기사 출처 : SBS뉴스>

法 "주차 차량에 페인트 묻힌 건설업자, 수리비 책임져야"

- 방수 공사 도중 실수로 바람에 흩날린 페인트
- 페인트 묻은 차량주, 보험료 약 3700만원 청구
- 法 "건설업자가 수리비 중 60% 물어줘야"

건설업자가 실수로 차량에 방수 페인트를 묻혔다면 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단독 송승우 판사는 KB손해보험(002550)이 정모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정씨가 보험회사에 1254만원을 지급하라”는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구상금은 제삼자가 사건 당사자를 대신해 손해배상금을 물어주었을 때 당사자에게 받아야하는 금액을 뜻한다.

정씨는 2013년 10월쯤 강릉시 인근 골프연습장 방수공사를 하도급 받아서 시공했다. 그는 그해 12월 신축 건물에 칠하던 방수 페인트를 실수로 바람에 날렸다. 이 페인트는 건물 인근에 주차된 차량에 묻었다. 

이 차량 운전자는 표면에 묻은 페인트를 샌드페이퍼로 문질러서 제거했다. 그는 차량 수리를 맡긴 동안 임대 차량을 빌린 비용을 모두 KB손해보험에 청구했다. 그는 차량 수리비와 임대료 등으로 총 3691만원을 받았다. 

KB손해보험은 고객 차량에 페인트를 묻힌 정씨에게 보험금 3691만원을 물어내라고 소송을 냈다. 정씨는 “공사장 부근에 차량을 주차한 운전자에게도 과실이 있다”라며 “원청 건설사도 공사장 근처에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안전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씨가 가림막 등을 설치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며 보험회사 손을 들어줬다. 송 판사는 “임씨가 순수 수리기간인 5일을 제외한 나머지 한 달 간 빌린 차량 임대료를 다 갚을 필요는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차량 운전자가 일찍 차량을 수리했다면 수리 비용을 줄일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해 정씨 책임을 60%로 산정했다.
<기사 출처 : 이데일리>

여성 환자 울리는 나쁜 손… 성범죄 의사들 믿는 구석 있다?

의사 탈선 잇따르자 "자격 박탈해야" 각계 목소리 높아
파렴치 범죄 잇따라…
이름 숨기고 나이 줄이고, 결혼 미끼로 여성 농락
성관계 사진 몰래 찍어 수천만원 뜯어내기도
의사들의 탈선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의사는 성추행 범죄를 반복해 저질러 과연 이들에게 환자의 몸을 맡길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지금까지 사법 당국은 의사를 존경받는 직업인으로 대접해 왔지만 탈선 의료인들은 오히려 이 점을 이용하고 있다. 국회와 시민단체, 법조계에선 성범죄자의 의사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름·나이 속인 재범자
최근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서울 강동구에서 정형외과를 운영하는 정모(44)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정씨는 지난해 5월 이름과 나이, 혼인 경력 등을 위조한 서류를 결혼정보업체 E사에 내고 여성 회원 4명을 만난 혐의를 받고 있다. 1972년생을 1983년생으로 나이를 열한 살 줄였고 이혼 경력이 있음에도 총각 행세를 했다. 정씨는 이른바 '좋은 조건'을 가진 남성에게는 회비를 거의 받지 않는 점에 착안해 E사뿐 아니라 다른 결혼정보업체에도 회원으로 가입했다. 그는 언론사 기자였던 여성 회원에게 "다음에 만날 땐 술을 마시자" "차를 갖고 오지 마라"고 하는 등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만나는 남자답지 않게 적극적으로 구애 공세를 했다고 한다. 외모와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여기자의 '취재' 끝에 그의 가짜 행세는 들통났다. 그의 범행은 여성 회원에게 회비 580만원을 환불하게 된 결혼정보업체에 580만원의 피해를 준 혐의에서 마무리됐다.
그런데 검찰은 정씨가 과거에도 다른 사람 행세를 하며 죄를 지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정씨는 2004년 이름과 나이를 속이고 만난 3명의 여성과 성관계 맺는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 등으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정씨는 그만 만나자고 하는 20대 여성의 아버지에게 딸의 전라(全裸) 사진과 함께 "딸의 인생을 파멸시킬 만한 어떤 자료를 가지고 있다", "따님의 밝은 미래를 기원합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내 5000만원을 뜯어냈다. 준강간에 공갈·협박 혐의까지 더해졌던 그는 피해 여성이 합의해주고 고소를 취소하면서 집행유예로 풀려날 수 있었다. 당시 판결문엔 정씨가 같은 날 오후와 밤, 두 명의 여성을 차례로 자신의 오피스텔로 불러 성관계를 맺고 몰래 그 장면을 녹화했던 범죄 사실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정상적인 패턴이 아니다. 이런 사람에게 여성 환자를 맡겨도 되는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그는 당시 1심 형(刑)이 무겁다고 항소했으나, 서울고법은 "죄질이 불량하다"면서 항소를 기각했다. 정씨는 다음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지 않는 한 의사로서 진료를 계속할 수 있다.
최근 불구속 기소된 서울의 한 유명 성형외과 원장인 양모(64)씨는 성추행 재범자다. 그는 작년 7월 수술 상담을 받으러 온 장모(22)씨에게 "수술비가 1500만원인데 600만원으로 해주면 너는 나한테 뭘 해줄 거냐"면서 갑자기 장씨의 허벅지를 손바닥으로 두 번 치고, "수술비 깎아줄 테니 밖에서 다섯 번만 만나자"며 무릎 윗부분을 쓰다듬은 혐의를 받고 있다. 수술비 할인 대가로 교제를 요구했던 것이다.
양씨는 2006년엔 여성 2명을 상대로 더 심한 추행을 저지른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김모씨 등 피해 여성 2명이 양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사건 판결문엔 양씨가 상담을 핑계로 여성 환자를 막 대하는 모습이 나와 있다. 양씨는 코와 이마 상담을 하러 온 김씨에게 "가슴은 어떠냐"고 물었다. 김씨가 "가슴 수술 생각은 없다"고 하자, 양씨는 "그래도 한번 봐야겠으니 옷을 올려보라"고 요구하면서 윗옷 안으로 손을 넣어 몸을 만졌다. 이어 양씨는 치마를 걷어보라고 요구하고 피해자 신체 일부를 더듬었다.
양씨는 다른 여성을 상대로도 유사한 수법을 사용했다. 상담 도중 여성의 티셔츠와 속옷을 걷어 올리게 한 뒤 "에이, 이게 뭐냐, 살이 너무 없다"며 몸을 만졌고, 여성의 속옷을 들춰보고 노골적인 말과 함께 신체 부위를 더듬었다. 양씨는 안면 윤곽 분야 성형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엔 수십만 명이 이용하는 H의료재단 건강검진센터 소속 의사가 수면내시경 검진자를 상습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언론에 폭로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H재단 검진센터 간호사들은 3년 전 내시경 검사를 담당했던 의사 양모(58)씨의 성추행 내용을 문건에 담아 H재단에 대책을 요구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문건엔 양씨가 내시경 검사가 끝났음에도 진찰을 계속하는 척하며 신체 부위를 더듬거나 검진자 가슴에 젤을 바르고 만지는 등 가수면 상태에 빠진 여성 검진자들을 성추행한 내용이 들어 있다. 그는 검진자의 특정 신체 부위를 가리키며 "예쁘다"고 말하는 등 간호사들까지 성희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사들의 문제 제기로 검진센터를 그만둔 그는 다른 병원으로 옮겨 그곳에서도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다고 한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이명숙)도 H재단 양씨를 강제추행과 모욕죄 등 혐의로 고발했다. 여성변호사회는 "H재단 측이 이런 범죄 사실을 알고도 양씨가 내시경 진료로 고수익을 안겨준다는 이유로 해고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피해 간호사들의 민원서류 등을 없애도록 했다"면서 재단 이사장과 임원도 함께 고발했다.
진료와 검사 등을 명목으로 한 의사들의 성(性)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얼마 전엔 한 30대 여성이 가슴 수술 받는 과정에서 의사가 하의를 벗기고 성추행을 했다며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고, 한 정형외과 원장은 수면 진정제를 투여해 반수면 상태에 빠진 10여 명의 여자 환자를 더듬는 변태 행각을 벌이다 구속됐다. 이 의사는 수면 진정제를 맞으면 신경 감각은 살아 있으나 반수면 상태에 빠져 환자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점을 악용해 성추행을 일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범죄자 의사 자격 박탈" 목소리
의사 탈선이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자격 박탈 등 강력한 처벌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행 의료법은 ▲정신보건법에 의한 정신질환자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 ▲금치산자·한정치산자 ▲의료법 위반 등으로 형이 확정된 이후 형 집행이 종료되지 않은 자 등 4가지를 의료인 결격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금고 이상의 형을 받지 않는다면 의사로 계속 활동할 수 있으며, 집행유예 기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개업을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의사들은 범죄를 저질러도 의사 자격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벌금형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앞서 성형외과 원장 양씨도 여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고도 아무렇지 않게 계속 의료 활동을 해왔다. 법원은 작년 말 여자 친구를 가두고 2시간 동안 폭행했던 의학전문대학원 남학생에게 벌금 1200만원을 선고하며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의학전문대학원 제적 위험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의사들의 범죄에 관대한 측면도 있었다.
국회에선 성범죄 의사를 영구 퇴출하는 법안이 여러 개 제출됐지만 모두 통과되지 않았다. 19대 국회에선 새누리당 이우현 의원이 성범죄자의 의사면허 재교부를 제한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같은 당 안효대 의원은 성폭력범죄특례법 위반 의사에게 불이익을 주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작년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원혜영 의원이 의료인 결격 사유에 성범죄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를 추가하는 법안을 제출해 주목받았으나 의료계 등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원 의원은 당시 "의료인이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의료 행위를 할 수 있어, 의사의 책임을 확보하고 환자와 의사 간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환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를 막기 위해선 벌금형만 선고받아도 의료계에서 영구 퇴출시키는 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의사들은 원 의원이 풀무원농장 창립자인 원경선씨의 아들이라는 점을 겨냥해 풀무원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 측은 "현행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고 있는데 벌금형만으로 의료인 자격을 박탈시키는 것은 과잉 처벌에 해당돼 의료인이 환자를 불신하는 등 진료실 내에서 상호 믿음이라는 균형이 깨지게 된다"고 주장했었다. 성범죄자의 의사 자격을 제한하려 했던 세 법안은 보건복지부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모두 폐기됐다.

하지만 올해부터 공무원들의 경우 부하 직원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가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공직에서 퇴출당하는 법안이 시행되면서 성범죄 의사들의 자격 제한 법안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공무원들은 작년까지 성범죄의 경우 의사들처럼 '금고형'이 퇴출 요건이었으나, 새 법안은 벌금 300만원 이상으로 퇴출 범위를 크게 확대했다. 시민단체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환자는 성추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의료인 입장에선 정당한 의료 행위라며 억울해할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성추행 우려가 있는 신체 부위를 진료할 때 의무적으로 환자에게 사전 고지를 하거나 제3자를 배석시키면 된다"면서 작년 10월부터 '진료 빙자 성추행 방지법' 서명운동을 벌였다. 한국여성변호사회 노영희 변호사는 "징계가 엄격한 법조계와 달리 의사들은 큰 사건을 제외하면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자격 정지 기간에도 몰래 의료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직업 특성상 발생 가능성이 큰 의사의 성범죄에 대해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의사들이 환자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으려면 비리에 대한 자정(自淨) 의지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