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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일 화요일

‘종교 소득’이 ‘종교인 소득’으로 바뀐 까닭

국회 조세소위, 심사과정서 수정
개신교계 반발 의식한 국회 고육지책

원천징수 의무 면제, 근로ㆍ자녀장려금 지원 대책도

종교인 과세 법제화가 ‘삼수’끝에 지난달 30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큰 틀에선 당초 정부가 내놓은 종교인 과세 법안(원안)과 큰 차이가 없지만 시행시기가 2016년 초에서 2018년 초로 미뤄지는 등 일부 변화도 있습니다.

그 중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국회가 ‘종교 소득’이란 표현을 ‘종교인(人) 소득’으로 바꾼 것인데요. 당초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원안에서 종교인 과세 대상 소득을 소득세법 상 기타소득 가운데 ‘종교 소득’으로 명명했지만, 국회 조세소위원회가 심의 과정에서 이를 ‘종교인 소득’으로 한 글자 더해 고쳤습니다. 

이유인 즉, ‘종교활동이나 종교 단체에 대한 과세가 아닌, 종교인 개인의 소득에 대한 과세라는 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물론 종교 소득이 종교인 소득으로 이름이 바뀐다고 해서 세금 액수가 달라지는 건 아닙니다. 그럼에도 국회가 이름에 손을 댄 건 ‘종교인 소득 과세가 종교계에 대한 대대적인 과세권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일부 개신교계를 달래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국회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근로자나 사업자의 소득이 ‘근로자 소득’이나 ‘사업자 소득’이 아닌 ‘근로 소득’, ‘사업 소득’이지만 지금까지 별 탈이 없었던 전례에 비춰 지나친 걱정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요.

국회의 배려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국회는 종교인 과세 관련 세무조사의 범위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과세당국이 종교인 소득에 대한 세무조사 시 종교 단체의 회계장부 등을 열람 때는 오직 종교인 소득과 관련한 부분만 보거나 제출받을 수 있도록 법에 명시하기로 했는데요. 종교계 일각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헌금이나 사업비 관련 장부는 들춰보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겁니다.

국회는 또 종교인들이 근로소득자나 사업소득자만 받을 수 있는 근로장려세제(EITC)나 자녀장려세제(CTC)의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며, 종교인이 원할 경우 소득을 종교인 소득 대신 근로소득으로 신고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적잖은 종교인의 생활 여건이 열악하다는 점에서 타당한 조치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고액연봉자 부럽잖은 소득을 올리는 일부 부자 종교인의 ‘세(稅)테크’에도 도움을 줄 걸로 보입니다. 자녀 학비나 의료비 등 근로소득상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지출이 많은 종교인은 근로소득과 종교인소득 중 계산기를 두드려 세금이 더 적은 세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아울러 국회는 종교인이 종교인 소득 대신 근로소득을 골랐을 때에도 원천징수가 아닌 자진신고 방식을 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근로소득은 원천징수가 일반적인 원칙입니다. 

그러다 보니 벌써부터 종교인에 대한 혜택이 지나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근로소득자와 역차별 논란도 불거지고 있는데요. 한국납세자연맹은 연봉 8,000만원을 받는 종교인은 소득세를 125만원을 내면 되지만 같은 소득의 근로소득자는 6배 정도 많은 717만원을 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개운찮은 뒷맛을 남기긴 했지만 국회 조세소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모처럼 용기를 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이 종교인 표심을 우려해 2012년, 2013년처럼 종교인 과세 법안을 조세소위 단계에서 뭉갤 것이란 전망이 당초엔 지배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박수를 보내기엔 아직 이릅니다. 종교인 과세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최종 확정될지가 아직 불투명하고, 본회의를 통과한다 해도 2018년 전까지는 법이 후퇴할 공산도 있습니다. 국회 조세소위 의원들이 ‘종교 소득’을 ‘종교인 소득’으로 바꾼 세심함을 한번 더 발휘해 법안의 본회의 통과와 시행을 끝까지 꼼꼼히 챙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사 출처 : 한국일보>

2015년 11월 25일 수요일

국세 고액체납 2천226명 공개…'방산비리' 박기성씨 276억 1위

국세청, 고액·상습체납자 명단 발표
국세청, 고액·상습체납자 명단 발표(세종=연합뉴스) 심달훈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5일 오전 세종시 국세청에서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발표하면서 재산추적조사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사례에는 밀린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체납자들의 온갖 '꼼수'가 드러난다. <<국세청제공>>
국세청, 재산은닉 137명 형사고발…2조3천억 현금징수 성과
체납자 은닉재산 신고하면 최고 20억 포상
국세청은 25일 거액의 국세를 체납한 개인 1천526명과 법인 700곳 등 2천226명(곳)을 홈페이지(www.nts.go.kr)와 전국 세무서 게시판을 통해 공개했다.
이번 공개 대상은 체납 발생일로부터 1년이 넘은 국세가 5억원 이상인 경우로, 총 체납액은 3조7천832억원에 달한다.
1인(업체)당 평균 17억원이다.
공개된 정보로는 체납자의 성명과 상호, 나이, 직업, 체납액의 세목과 납부기한, 체납 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종전에 공개된 체납자는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개인 중에는 방위산업체 블루니어 전 대표인 박기성(54)씨가 법인세 등 276억원을 체납해 1위에 올랐다.
공군 하사관 출신인 박 전 대표는 실제 수입하거나 구입하지 않은 부품으로 공군 주력 전투기를 정비한 것처럼 꾸며 2006∼2011년 총 243억원의 정비 예산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6년에 벌금 30억원을 선고받았다.
조세포탈 혐의로도 기소된 박 전 대표는 이달 초 징역 2년6월에 벌금 47억원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신성엽(49)씨와 전 대동인삼 영농조합법인 대표 김용태(48)씨는 부가가치세 등을 각각 225억원, 219억원 체납해 개인 2∼3위에 올랐다.
법인 가운데는 씨앤에이취케미칼(대표 박수목)이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3가지 세목에서 490억원을 체납해 1위에 올랐다.
에스에스씨피㈜(대표 오정현·체납액 403억원), ㈜피에이(대표 박국태·체납액 343억원)가 뒤를 이었다.
한편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사업을 맡았던 ㈜파이시티와 ㈜파이랜드는 총 313억원을 체납해 이번에 공개대상에 들었다.
파이시티는 종합부동산세 등 182억원, 파이랜드는 131억원을 각각 체납했다.
파이시티는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9만6천㎡ 부지에 3조원을 들여 오피스빌딩, 쇼핑몰, 물류시설 등 복합유통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기획됐지만 이명박정부 실세가 연루된 사업 인허가 청탁비리가 드러나는 등 여러 스캔들에 휩싸인 끝에 결국 좌초했다.
올해 신규 공개대상자 2천226명은 지난해(2천398명)보다 172명 줄어든 것이다.
총 체납액(3조7천832억원)도 1년 전보다 4천억 원가량 감소했다.
공개 대상 가운데 체납액의 30% 이상을 이미 내거나 불복청구 절차를 진행 중인 경우는 제외됐다.
국세청은 지난 9월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 '현장수색 집중기간'을 운영하는가 하면 고의적으로 재산을 숨기는 체납자 137명을 형사고발했다.
그 결과 1억원 이상 체납자로부터 올 3분기까지 총 2조3천억원을 현금으로 징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세청은 체납자 적발을 위해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나 콜센터(☎126), 각 세무서에서 신고하면 최대 20억원을 받을 수 있다.
심달훈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공개된 체납자 명단을 참고로 국민이 은닉재산의 소재를 적극적으로 신고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