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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8일 월요일

눈곱·눈살·눈거풀, 틀린 말 1개는?

눈곱·눈살·눈거풀, 틀린 말 1개는?
최근 개인 사정으로 연예인 정형돈이 방송을 쉬고 있는데요. 연초 한 프로그램은 그를 대신해 소녀시대 써니가 진행을 맡았습니다. 써니는 방송에서 정형돈을 "(자신에게) 눈□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는데요. "떼면 또 생기고 또 생긴다"는 재치있는 이유를 덧붙였습니다. 

□가 붙은 저것은 매일같이 우리가 접하는 물질인데요. '눈곱'입니다. 발음만 생각하면 '꼽'으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곱'이란 지방이 엉겨 굳은 것, 고름 모양 물질을 뜻합니다. 눈에 끼는 이것도 곱이라고 부릅니다. 자주 쓰는 말은 아니지만 손발톱에 낀 때를 가리켜 손곱, 발곱이라고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에도 같은 말이 들어 있는데요. '꼽창(×)' 아닌 '곱창'이 그것입니다. 풀어 설명하면 곱이 낀 창자입니다.

눈곱처럼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말 중엔 '눈살'도 있습니다. 눈살은 두 '눈'썹 사이에 잡히는 '살'의 주름을 뜻하는데요. 주름살을 주름쌀(×)이라고 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눈곱·눈살·눈거풀, 틀린 말 1개는?
눈살은 등쌀이란 말 때문에 혼동되기도 하는데요. '몸시 귀찮게 구는 것'을 뜻하는 이 말은 살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등살이라고 하면 등에 있는 근육을 가리킵니다. 

인터넷에선 '요긴하게 잘 썼다'는 걸 "욕이나게 썼어요"라고 글쓴 것이 웃긴 사례로 돌고 있습니다. 소리 나는 대로만 쓰다 보면 이런 일이 생기기 쉬운데요. 눈과 관련된 말 중에 눈독, 눈길도 잘못 쓰는 경우가 간혹 보입니다. 눈독은 눈에 '독'기가 있다(욕심내 눈여겨 보는 기운)는 말이고, 눈길은 눈과 길이 더해진 말로 바라보는 방향 또는 관심을 뜻합니다. 

마무리 문제입니다. 역시 들리는 대로 그냥 쓰면 틀리기 쉽습니다. '~효과', '~힘'이라는 뜻을 만들어 주는 빈 칸에 들어갈 이 말은 무엇일까요.
<기사 출처 : 머니투데이>

2016년 2월 1일 월요일

“10년내 언어장벽 사라진다”···실시간 통역 이어폰 예고

언어의 장벽이 사라지면 인류는 바벨탑을 다시 쌓을 수 있을까. 

기술의 발달로 언어의 벽이 사라질 날이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왔다. 고생스럽게 공부해 통·번역 대학원에 입학한 이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국무부의 혁신 자문위원을 역임한 알렉 로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글에서 10년 내로 언어의 장벽이 무너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계 번역이 아직 정확성과 기능성, 전달력이라는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 성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매일 2억명이 넘는 사용자들이 컴퓨터를 이용해 10억건 이상의 번역을 하고 있다. 90개의 언어로 번역이 가능한 구글 번역의 경우 사용자가 참여해 기계 번역의 결과물을 수정하고 이를 기계에 학습시킬 수 있다. 기계는 이 과정을 거쳐 번역 능력을 향상시킨다.

기계의 번역 성능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 머지 않아 미세한 뉘앙스의 차이까지 분별할 것으로 보인다. 발음의 차이를 알아내거나 구어체 문장을 해석하는 능력도 향상될 것이다. 사용자로부터 데이터를 더 많이 모을수록, 컴퓨터의 계산력이 빨리질수록, 더 좋은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질수록 이 시기는 더 단축될 것이다. 



■실시간 통역 이어폰 출현 

기계 번역과 관련한 발전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측면에서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로스는 10년 내로 이어폰 크기의 실시간 통역기가 나와 대화 상대방이 외국어로 말하는 내용을 거의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모국어로 바꿔줄 수 있다고 봤다. 사용자가 말하는 내용은 같은 과정을 거쳐서 대화 상대방의 통역 이어폰으로 전달되거나 휴대전화나 스마트워치에 달린 스피커를 통해 들을 수 있게 된다.

이미 일본의 스타트업 ‘Logbar’는 지난달 6일~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서 착용형 통역기 ‘iLi’를 출품했다. 기기의 동작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말을 한 뒤 버튼을 떼면 대화 상대방의 언어로 통역해주는데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쓸 수 있다. 현재는 영어와 일어, 중국어만 통역이 가능하지만 프랑스어와 태국어, 한국어도 곧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통역기의 크기나 실시간성에서는 개선이 필요하지만 이어폰 크기의 실시간 통역기가 나오는 시기가 10년보다 더 짧아질 가능성도 있다. 

CES에 참석한 한 여성이 일본의 스타트업 ‘Logbar’가 출품한 착용형 통역기 ‘ili’를 사용하고 있다. Photo byEthan Miller/Getty Images

■군사·정보기관이 언어 통·번역 연구 주도

통역기가 만들어내는 목소리도 현재의 아이폰의 ‘시리’(Siri)와 같은 음성비서들이 사용하는 기계음이 아니라 진짜 사람의 목소리에 가까워질 것이다. 음성의 주파수와 파장, 강도와 같은 목소리의 특징을 파악해내는 생체음향학의 발달로 대화 상대방의 목소리를 재조합해 목소리는 같지만 언어만 모국어로 바꿔서 말해주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현재의 기계 번역은 오직 동시에 두 개의 언어만 다루고 있지만 앞으로는 동시에 여러 명이 다른 언어로 대화를 해도 실시간 통역이 가능할 수 있다. 저녁 모임에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8명을 초대해도 서로의 말이 동시에 각자의 모국어로 바뀌어서 들리는 것이다. 

군사·정보 분야 기관들은 민간 영역과 함께 이 분야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시리는 미 국방부 연구기관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후원하는 인공지능 프로젝트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시리의 음성인식엔진은 ‘뉘앙스 커뮤니케이션’(Nuance Communications)이 개발했다. 이 회사는 미국 100대 기업이 사용하는 음성소프트웨어의 70%를 공급하고, 매년 음성과 관련한 생체정보측정 연구·개발에 3억달러(약 3600억원)를 사용한다.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이스라엘의 정보기관도 음성 생체정보 측정과 통·번역과 관련된 기초 연구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암호화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통신 분석이 어려워지면서 이 방향의 연구가 더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 정보기관들은 직업적 통역가들이 알고리즘으로 추출해내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하는 지역 방언과 억양,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연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정보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직할 경우 이 분야의 연구 성과가 민간 영역으로 옮겨가게 된다.



■언어의 벽이 무너진 이후의 세계

통·번역 기술이 발달하면 세상은 더욱 긴밀하게 통합될 것이다. 현 단계의 세계화는 일정 부분 영어가 국제어의 역할을 맡으면서 가능해졌다. 영어가 국제 교역의 공용어로 사용되면서 현재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인구보다 두 배나 많은 인구가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원어민 수준에서 영어를 구사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런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상위 계층의 사람들만이 주로 국제 교역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언어의 장벽이 사라진다면 보통 사람들,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도 글로벌 시장에 더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기술발달로 청각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의 소통의 벽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공학자들은 손가락에 달린 센서로 수화를 인식하고 이를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에 활자로 표현해주는 로봇 장갑을 개발했다. 이 활자는 음성으로 변환되서 청각 장애인들이 일반인과 소통을 할 수 있게 된다. 실시간 통역기술이 발달하면 700개 이상의 언어가 사용되는 인도네시아나 850개 이상의 언어가 있는 파푸아뉴기니와 같은 나라들로의 시장 진출도 더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사 출처 : 경향신문>

2015년 12월 12일 토요일

“웃기는 사람이네”…세계는 왜 ‘유머’에 빠졌을까


오바마 유머
현대인은 그야말로 ‘핵노잼’ 시대에 살고 있다. 핵폭탄 급으로 재미가 없는 상황 또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인 핵노잼은 경제위기, 테러, 가난, 질병 등 고난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세상을 대변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에서 즐거움과 재미, 유쾌함을 주는 유머 감각은 미덕으로 자리 잡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세계 정치무대에서 호감을 이끌어냈고, 한국에서는 개그맨이 분야를 막론하고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활동한다. ‘웃기는 사람이네’라는 말은 더 이상 조롱이나 비난이 아닌 칭찬과 부러움의 표시가 됐다.

유머 감각을 가진 사람이 인기도 높다는 관념은 그저 설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2012년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 연구진은 대학생 250명을 대상으로 어떤 성격의 배우자를 원하는지 조사한 결과, 여성 응답자는 ‘유머 감각’, ‘놀기 좋아함’, ‘장난기 많음’을 ‘친절하고 이해심 많은 성격’에 이어 2~4위에 올렸다. 재밌는 사람, 특히 재밌는 남자가 호감도도 높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사진=포토리아
국적과 인종을 떠나 많은 이들이 핵노잼 보다는 유머러스한 사람이 되길 원한다. 왜 세계는 이토록 유머에 푹 빠졌을까. 그토록 원하는 유머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인생이 엄숙하면 엄숙할수록 그만큼 유머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마치 무기없이 전투를 치르듯 살아가고, 매체들은 이 세계가 얼마나 절망에 빠져있는지 알려주는 기사를 쉴 새 없이 쏟아낸다. 좀처럼 웃을 일을 찾기 힘든 각박한 현실에서, 유머는 짧은 시간이나마 휴식을 제공한다.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명언인 ‘인생이 엄숙하면 엄숙할수록 유머가 필요하다’는 왜 현대인들이 재밌는 것과 재밌는 사람에 열광하는지를 알게 한다. 작금의 세계가 유머에 빠지고, 유머러스한 사람에게 환호를 보내는 이유는 그만큼 세상이 지나치게 어렵고 엄숙하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현대인과 유머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유머러스한 사람과 언어가 주는 웃음이 질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2014년 미국 로마 린다 대학 의과대학 연구팀이 60, 70대의 건강한 노인 2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따르면 코미디 비디오를 본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지고 기억력이 상승했다. 유머러스한 사람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핵노잼 시대에 유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유머 감각은 남성의 본능이다?

이처럼 삶의 휴식과도 같은 유머 감각이 남성에게는 본능에 가깝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2007년 영국 노리치대학병원의 샘 슈스터 교수가 직접 길거리에서 외발 자전거를 타며 남녀 400여명의 반응을 살핀 결과, 여성들은 대부분 슈스터 교수를 칭찬하거나 격려했지만, 남성의 75%는 도리어 거친 농담을 건네거나 조롱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슈스터 교수는 “남성들의 농담에는 일종의 공격성이 숨겨져 있다. 이러한 공격성은 남성 호르몬의 분비량과도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남성은 외발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눈에 띄는 행동을 하는 다른 남성을 보면 주변 여성들의 관심이 쏠릴 것을 두려워하며 그를 경쟁자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남성은 경쟁자로 낙인찍은 다른 남성 앞에서 유머감각의 탈을 쓴 공격성이 높아지고, 이러한 현상은 짝짓기 경쟁에 막 발을 내딛은 젊은 남성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유독 남성에게서 강한 유머 욕심이 발현되는 까닭은 본능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핵노잼’ 원인? “친구를 탓해라”

재밌고 웃기는 사람(특히 남성)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면서 유머 욕심을 내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모든 사람의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유머 DNA’의 부재 외에도 최근에는 가장 가까운 친구를 의심해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포토리아
영국 스트래스클라이드대학교 연구진이 11~13세 남녀 청소년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들에게 자신과 가장 가까운 친구는 누구인지, 또 각자의 유머감각은 어떠한지 등을 나타내는 질문지에 답하게 했다. 6개월이 지난 뒤 다시 실험참가자들의 유머감각과 관련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처음에는 서로를 ‘베스트 프렌드’라고 칭한 친구 사이에서 유머 코드의 공통점은 찾을 수 없었지만 6개월이 지난 뒤 두 사람의 유머 코드가 유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친한 친구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공격적인 유머를 좋아할 경우, 또 다른 한 친구도 전과 달리 공격적인 유머에 관심을 가지고 즐겨 한다는 것이다. 즉 A라는 사람이 즐겨하는(또는 좋아하는) 유머가 타인의 웃음을 유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A의 친한 친구가 재미없는 유머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미래에는 친구의 재미없는 유머에 전염될 바에 차라리 로봇에게 유머를 배우겠다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른다.

◆가벼운 유머가 가진 진지한 의미

2006년 붕괴된 지하갱 속에서 14일 간 갇혀 있다가 구조된 호주 광부 토드 러셀은 2010년 칠레 광산에 매몰됐던 광부 33인에게 “유머 감각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러셀은 “(매몰 당시) 육체적인 것보다 정신적 고통이 훨씬 힘들었다”면서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행동 중 하나가 서로 농담을 주고받는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헬조선’, ‘난세’ 등의 표현이 난무하는 요즘, 유머가 주는 의미는 자뭇 진지하다. 때때로 유머는 극한 상황에서 삶의 희망을 놓지 않게 해주는 동아줄의
<기사 출처 : 서울신문 나우뉴스>

2015년 12월 10일 목요일

설계사도 이해 못할 보험약관 언제까지?

이해도 ‘우수’ 손보 1곳도 없어
전문용어·일본식 표현 많은 탓
업계 자율 이유로 손질도 미적


“대장점막내암이란 종양이 대장 점막층(mucosa)의 상피세포층(epithelium)을 넘어 기저막(basement membrane)을 뚫고 점막고유층(lamina propria)을 침윤하였으나 점막하층(muscularis mucosa)까지 침윤하지 않고 여전히 점막층에 존재하는 질병을 말하며, 대장은 맹장, 충수, 결장, 직장을 말합니다.”

의학용어사전이 아니다. 손해보험 약관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소비자는 물론 설계사들도 울고 간다는 ‘어려운 보험약관’이 여전히 고쳐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보험개발원이 실시한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결과’를 보면, 여행자보험과 운전자보험을 위주로 평가한 손해보험의 평균 점수는 58.9점으로 ‘미흡(60점미만)’등급에 머물렀다. 17개 손해보험사 가운데 우수등급(80점 이상)을 받은 보험사는 단 한 곳도 없었고 미흡등급을 받은 곳은 10개나 됐다.

보험개발원 쪽은 “예를 들어 LTC·CI·감액완납·삭감기간 등 어려운 용어에 대한 해설이 없거나, 사기에 의해 계약이 취소됐을 때 향후 처리에 대한 내용이 없는 등 필요한 설명이 누락된 경우까지 감점요인이 다수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2년부터 1년에 2번씩 이뤄지는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는 24개 생명보험사와 17개 손해보험사의 대표상품(지난해 신규계약 건수가 가장 많은 상품)을 선정, 평가위원과 일반인이 명확성·평이성·간결성·소비자 친숙도 항목에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암호문에 가까운 보험 약관이 널리 쓰이는 이유는 뭘까?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한국 보험업이 일본에서 수입되면서 약관까지도 그대로 베껴와 일본식 한자어가 많다”며 “약관 자체가 계약서의 일종이라 법률용어가 많고, 사망과 질병 등을 다루다보니 의학용어도 많아 더 어렵게 느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매년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 결과를 통보하지만, 보험사들의 개선 의지는 소극적이다. 보험개발원 이영우 약관업무팀장은 “어려운 용어는 해설을 달아 설명하도록 권하지만 200~300쪽으로 방대한 약관 분량이 더 늘어난다는 이유로 잘 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보험계약 내용을 이해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애매한 표현이나 규정 탓에 분쟁까지 빈발하자 ‘쉬운 약관’을 법률로 강제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나 이마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5월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이 ‘보험 약관 이해도 평가’에서 ‘미흡’ 판정을 받으면 금융위원회가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지만 금융위와 업계의 반대에 부딪혀 국회에 계류 중이다. 민병두 의원은 “금융위는 행정력 낭비와 업계 자율성 보장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보험업계 역시 약관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강제조처를 하는 것은 부당한 행정력 행사라며 반대해 법률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한겨레> 

2015년 12월 8일 화요일

[우리말 톺아보기] “사겨라” “바꼈어요”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이 나란히 토크쇼에 출연했다. “이 참에 둘이 아예 사귀는 게 어때요?” 사회자가 이 말을 하자마자 화면에는 ‘사겨라’라는 자막이 나타났다. ‘사귀어라’의 준말이 ‘사겨라’ 맞나?

‘사겨’뿐만 아니라 ‘바뀌어’의 준말을 ‘바껴’로 쓴 것도 여러 번 본 것 같다. 포털 검색창에 ‘바꼈어요’를 입력하니 ‘번호 바꼈어요’ ‘밤낮이 바꼈어요’가 연관 검색어로 자동 추천된다.

‘사귀다, 바뀌다’의 어간이 어미 ‘어’와 결합한 ‘사귀어, 바뀌어’의 음절이 줄어드는 현상이 우리말에 있다. 즉 우리는 때때로 ‘사귀어, 바뀌어’처럼 3음절이 아니라 2음절로 발음한다. 그런데 이것을 한글 문자로는 나타낼 방법이 없다. 만약 ‘ㅜ’에 ‘ㅕ’가 합쳐진 글자가 있다면 그 소리를 표현할 수 있겠지만 그런 글자는 지금은 물론 옛 문헌에서도 사용된 적이 없다. 소리로는 존재하지만 적을 방법이 없어서 표기할 때는 항상 ‘사귀어, 바뀌어’처럼 줄어들기 전의 형태로만 써야 한다. ‘뛰다, 쉬다, 나뉘다’ 등 어간이 모음 ‘ㅟ’로 끝나는 용언은 모두 마찬가지다.

‘사겨, 바껴’ 등은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가져다 쓰는 표기형일 테지만 맞지 않다. 국어 문법에서 허용되지 않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모음 ‘ㅕ’는 ‘ㅣ’와 ‘어’가 합쳐져서 줄어든 소리를 나타내지 ‘ㅟ’와 ‘어’ 소리의 결합을 나타내지 못한다. ‘신을 신기다’의 ‘신기어’가 ‘신겨’가 되거나 ‘끼어들다’가 줄어서 ‘껴들다’가 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또 ‘사귀어’의 준말이 ‘사겨’로 발음되지도 않으므로 그런 표기는 실제 소리를 온전히 반영하지도 못한다. 입말로는 가능한 소리가 글로는 표현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으므로 불편하더라도 ‘사귀어, 바뀌어’ 등으로 써야 한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기사 출처 : 한국일보>

2015년 11월 19일 목요일

아무리 숨겨도... 거짓 알려주는 4가지


입 가리는 제스처 등 

뭔가를 속이거나 숨기려 하는 사람들은 행동거지가 다르다. 세일즈맨이든 소개팅에서 만난 상대나 새로운 동료든 그 사람이 거짓된 행동을 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몇 가지를 주의해서 살펴보면 된다. 미국 폭스뉴스가 행태심리학자 마르크 살렘의 의견을 토대로 이에 대해 소개했다. 

일관성 없는 행동=“보통 때는 조용하던 사람이 갑자기 활기를 띠기 시작하거나 혹은 활기차던 사람이 갑자기 조용해지거나 하는 것은 위험신호”라고 살렘은 말한다. 또한 빠른 속도로 부드럽게 말하던 사람이 갑자기 말을 신중하게 고르거나 혹은 딱 부러지게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평소의 태도가 바뀐다는 것은 상대가 속임수를 쓰려한다는 위험신호”라고 그는 덧붙였다. 

눈을 빤히 쳐다본다=사람들은 생각을 할 때 상대방의 눈에서 눈길을 떼는 것이 정상이다. 만일 누가 당신을 빤히 쳐다본다면 그 사람은 당신 말을 듣지 않고 있는 것이거나 당신의 신뢰를 얻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중이다. 어느 쪽이든 위선의 신호다. 

입을 가린다=기침을 하거나 목을 자주 가다듬는 것을 포함해 입을 가리는 모든 제스처는 그 사람이 무언가를 숨기려 하는 중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어깨를 늘어뜨리고 등을 구부린 자세도 마찬가지다. 당사자가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순간적 미소=진짜 미소를 지으면 얼굴 전체에 변화가 일어난다. 눈은 빛나고 뺨과 눈썹이 입 꼬리와 함께 위로 올라간다. 이런 미소는 사라지는 데 몇 초 걸린다. 가짜 웃음은 한 순간에 나타나고 순식간에 사라진다.
<기사 출처 : 코메디닷컴>

2015년 11월 3일 화요일

“고마워”는 마법의 말…결혼생활 행복감 ↑, 이혼율 ↓ - 美연구



누구가 쉽게 할 수 있는 말. “고마워”(Thank you). 상대방이 진심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흔히 쓰이고 있는 이 말은 의외로 부부 사이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지 않는 듯하다.

물론 누군가에게 이 말은 낯간지러울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잘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해서 무엇하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부부 사이에서도 배우자에게 하는 “고마워”라는 한 마디가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유지해주는 비밀이었다는 것이 최근 연구로 밝혀졌다.

미국 조지아대 연구진이 기혼자 468명을 대상으로, 가계 및 자산에 관한 행복도, 부부간의 의사소통, 배우자에 관한 고마운 정도 등을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배우자에게 더 자주 “고마워”라고 말한 부부는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이혼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부가 결혼생활을 얼마나 행복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 비결은 바로 고마움에 있다는 것.

연구를 이끈 앨런 바턴 조지아대 가족연구센터 박사후연구원은 “이번 연구결과는 고마워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부부 관계가 악화됐다고 하더라도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마워”라는 표현은 부부간의 다툼을 유발하는 계기를 줄이고 서로에 대한 헌신과 서약의 감정을 높이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연구에 동참한 테드 푸트리스 조지아대 부교수는 “배우자가 요구하거나 피하는 의사소통 방식에서도 ‘고마워’는 효력이 있다”며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바턴 연구원은 “삶에서 부부 사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고통과 어려움에 대해서도 서로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계속해 긍정적인 감정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마움의 표현이야말로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시켜 부부간의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여유가 없을때야 말로 배우자에게 “고마워”라는 감사의 마음을 나타내는 것이 결혼 생활을 행복하게 유지해 나가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대인관계 저널‘(Journal of Personal Relationships) 최신호에 실렸다.
<기사 출처 : 서울신문>

2015년 10월 28일 수요일

카탈루냐 "내달 독립선언"…스페인 정부 "절대불허" 충돌


카탈루냐 분리독립 지지 시위자들 (AP=연합뉴스)
총선거 두달 앞두고 분리독립 움직임 선거 쟁점화

스페인 남동부 카탈루냐 주의 지방의회를 장악한 분리독립 지지 정당들이 내달 9일 독립을 선포하고 1년 반 뒤 독립을 완료하겠다며 본격적인 독립 추진에 나섰다.

그러나 스페인 중앙정부는 "모든 정치적, 법적 수단을 강구해 막을 것"이라고 강경 대처를 천명해 양측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정당인 '찬성을 위해 함께'(Junts pel Si) 등은 내달 9일 주 의회에서 독립 선언 결의안을 채택하고 향후 18개월 내 독립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분리독립 계획을 2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들은 계획서에서 "공화국 형태의 독립 카탈루냐 국가를 창설하는 절차의 시작을 엄숙히 선포한다"고 밝혔다.

'찬성을 위해 함께'와 좌파계열인 '민중연합후보당'(CUP) 등 분리독립 지지 세력은 지난달 주 의회 선거에서 각각 62석과 10석을 얻어 정원 135석인 의회의 과반을 확보했다.

1714년 스페인에 병합된 카탈루냐는 인구 750만 명으로 스페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꼽힌다. 

문화와 역사가 다르고 언어도 스페인과 차이가 난다는 인식이 강해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발표에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곧바로 이례적인 대국민 TV생중계 연설을 갖고 정면 대응에 나섰다.

라호이 총리는 "카탈루냐의 움직임은 도발이자 무효"라고 규정하고 "스페인의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정치적, 법적 수단을 사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분리독립을 막으려 어떤 수단을 쓸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은 채 "내가 총리로 있는 한 스페인은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의 국가로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중앙정부의 결정에 따르지 않는 공직자와 당국을 제재할 수 있도록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강화했다.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움직임은 오는 12월20일 총선거를 앞두고 선거 쟁점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강경히 반대하는 중도우파 신생 정당인 '시우다다노스'에 인기를 빼앗기고 있어 라호이 총리는 압박을 받고 있다.

카탈루냐 주 의회의 회기 시작과 동시에 스페인 경찰은 카탈루냐 분리운동을 오랫동안 이끈 조르디 푸욜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해 탈세와 자금세탁 협의로 압수수색을 해 분리주의자에 대한 보복이 아니냐는 추측이 퍼지고 있다.

한편 스페인 법원은 이날 북서부 바스크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바스크 조국과 자유'(ETA)의 테러 관련 피의자 5명을 기소하고 재판을 시작했다.

이들은 2006년 12월30일 마드리드 공항 주차장에서 차량 폭발물이 터져 에콰도르인 두 명이 숨진 사건 등과 관련해 혐의를 받고 있다.

ETA는 지난 2011년 무력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스페인·프랑스 정부가 요구하는 해산 및 무기 반납을 하지 않다가 지난해부터 스페인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단체들의 검증 아래 자체적인 무장해제 절차를 밟고 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5년 9월 25일 금요일

인도의 대표 수출품 ‘최고경영자’ 그들에겐 주가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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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는 특이한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인도의 주요 수출품: 최고경영자들(CEOs)’.

 전 세계 다국적 기업의 수장 자리를 속속 꿰차는 인도 출신 CEO를 조명하는 특집 기사였다. 당시 인도 출신 다국적 기업의 CEO는 아자이 방가(마스터카드), 인드라 누이(펩시), 비크람 판디트(씨티그룹) 등이었다. 4년 넘는 시간이 흐른 요즘에는 인도 출신 CEO 명단이 더 길어졌다. 인도 최고 수출품의 양이 더 늘고 있다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메이드 인 인디아(Madein IndiaCEO’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는 말도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정보기술(IT) 기업이다. 지난달 구글은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밝히며 새로운 CEO를 임명했다. 브라우저 ‘크롬’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구글 내에서 ‘해결사’로 통하는 순다르 피차이(43) 선임 부사장이 ‘구글호’를 이끌 선장에 발탁됐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스티브 발머의 후임으로 사티아 나델라(48) 수석 부사장을 CEO로 낙점했다. 핀란드의 대표 기업이었다가 MS에 인수된 노키아의 수장도 인도 출신의 라지브 수리(47)다.

 미국 경제매체 쿼츠는 “인도 출신 CEO가 이끄는 구글과 MS, 노키아 세 기업의 지난해 매출 총합(1596억 달러)은 전 세계 140개국의 국내총생산(GDP)보다 많고, 헝가리의 GDP(1370억 달러)에 버금간다”고 보도했다. 산타누 나라옌(52) 어도비시스템스 CEO, 산자이 쿠마르(52) 글로벌 파운드리스 CEO 등도 인도 출신이다.

 인도계 CEO를 영입한 기업은 IT업계만이 아니다. 세계 굴지의 기업에 인도 출신 CEO가 포진하고 있다. 세계 2위 식음료 업체로 11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펩시의 CEO 인드라 누이(60)는 2006년 펩시 최초의 여성 CEO로 임명된 뒤 장기 집권 중이다. 누이는 처음 임명될 때 인도에서 불거진 ‘농약 콜라’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발탁됐다는 뒷말이 나왔다. 하지만 그는 회사 최고 재무담당자로 식품회사 인수합병(M&A)을 진두지휘했던 역량을 발휘하며 거함 펩시를 순조롭게 이끌고 있다. 누이는 포춘이 선정한 ‘2015년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2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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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종합생활용품 업체 레킷벤키저의 라케시 카푸어(57) CEO와 조니워커와 기네스 등을 생산하는 영국의 주류 회사 디아지오의 이반 메네제스(56) CEO도 인도 출신이다. 이반 메네제스의 형은 씨티그룹 수석 부회장을 역임한 빅터 메네제스(66)다. 아자이 방가(55) 마스터카드 CEO의 형은 유니레버 사장을 지낸 빈디 방가(61)다. 레디프 비즈니스는 “S&P500 기업CEO의 국적을 따져보면 인도 출신이 미국인 다음으로 많다”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기업의 15%가량은 인도 사람이 세운 회사일 정도”라고 보도했다.

 다국적 기업을 사로잡은 인도인 CEO의 매력은 무엇일까.

 먼저 유창한 영어 구사 능력과 높은 교육 수준, 명석한 두뇌를 꼽을 수 있다. 인도에서 영어는 상용어다. 인도인은 영어로 생각하고 말하는 데 능하다. 해외 진출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인 언어 장벽이 없는 셈이다. 물론 말만 된다고 세계 무대에서 다 통하는 건 아니다. 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도 구글이나 MS 등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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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학적 전문성에 더해 경영 마인드를 갖춘 것도 CEO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CNN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인도 최고의 공대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경영대학원을 마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인도 출신 CEO의 행보를 보여주는 거울 같다”고 보도했다.

인도 남부 첸나이에서 태어난 피차이는 부품 공장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속기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방 두 개짜리 아파트에 사는 평범한 집안에서 자랐다. 인도 최고의 공대인 인도공과대(IIT)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나델라 MS CEO도 비슷한 길을 밟았다. 인도의 마니팔공대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시카고 부스 비즈니스스쿨에서 MBA를 땄다.

 인도 출신 엘리트의 맨파워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미국 내 다른 나라 국적 소지자의 교육 수준과 소득수준을 분석한 결과 인도인의 42%가 대학원 이상의 학력을 소지했다. 평균 가계소득도 연간 10만 달러(약 1억1920만원)로 일반 미국 백인 가정의 배 정도였다.

 무엇보다 인도계 CEO에게서 두드러진 자질은 그들의 DNA 속에 깊이 자리 잡은 ‘주가드(jugaad)’다. ‘즉흥적 창의력’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주가드는 예기치 못한 위기상황에 신속하게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타임지는 “인도의 열악한 기업 환경과 미흡한 인프라, 제한된 자원으로 인해 인도에서 일하려면 잇따라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플랜B와 플랜C 등 다양한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인도의 열악한 상황이 엘리트를 키우는 숙주가 됐다는 의미다. 인도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최악의 상황을 접하다 보니 어려운 상태에서도 해결책을 찾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마스터카드 CEO인 아자이 방가가 1980년대 초 인도 네슬레에서 일할 때의 일이다. 섭씨 38도가 넘는 기온에 냉장 설비와 전력 공급망을 갖추지 못한 지역에서 킷캣(Kit Kats) 초콜릿을 팔기 위해 방가는 자체적으로 냉장 카트, 수송차량, 창고 등을 만들어 초콜릿의 품질을 유지했다. 이 일은 인도인 특유의 주가드가 발휘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다문화·다종교·다언어 사회에서 자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의사소통하는 데 익숙하고, 타인과 타 문화에 대한 포용력이 높은 것도 인도 출신 CEO의 장점으로 꼽힌다. 나델라 MS CEO가 지난해 취임 3개월 만에 회사 행사에서 애플 제품을 쓰지 않는 금기를 깨뜨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라이벌 회사의 제품을 적으로 여기는 대신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는 “인도 출신 경영자는 조직원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감정적인 연대를 중시한다”는 스위스 상트갈렌대의 조사와도 맥을 같이한다. 조사 결과를 뒷받침하듯 인디라 누이 펩시 CEO는 “직원 개개인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에게 회사 밖의 삶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4567명의 직원 중 하나가 아닌 온전한 삶의 주체로서 개개인을 존중한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한 조직에 오랫동안 몸담으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간 것도 인도 출신CEO의 덕목이다. 라지브 라오 칼럼니스트는 지디넷에 기고한 글에서 “인도계 IT기업 CEO의 대부분은 각 기업의 제품 총괄을 맡았거나 제품 사업부의 수장으로서 조직 서열을 높여갔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인도 출신CEO는 자신의 분야에서 인내하며 다양한 각도에서 조직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하면서 꿈을 이루기 위한 인내심을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누이 펩시CEO는 94년에 입사했고, 이반 메네제스 디아지오 CEO도 97년 회사에 첫발을 들였다. 나델라도 MS의 수장이 될 때까지 22년의 세월을 보냈다.

 인도 출신 CEO의 한계를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인도계 CEO가 창업자보다는 전문경영인 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만큼 혁신가의 면모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당분간은 ‘인도계 CEO’의 매력이 한계를 앞설 듯하다. ‘인디아 CEO’의 전성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기사 출처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