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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30일 월요일

번번이 졌던 한일수주전…터키 다리 혈투선 이겼다

기술력·네트워크·정부지원 `3박자` 맞물려, `영업팀장` 자처한 아베의 올인전략 물리쳐
3.7㎞ 세계최장 현수교…16년 운영권 확보



■ 대림·SK컨소시엄, 3.5조 우선협상자에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 공사 수주를 놓고 벌인 '한일 국가대항전'에서 한국이 이겼다. '이순신대교'와 터키 현지 네트워크로 무장한 한국 기업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일본 기업들을 꺾고 터키 다르다넬스 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터키 다르다넬스해협 현수교(가칭 '차나칼레 1915교') 수주전에서 대림산업·SK건설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이토추, IHI 등 일본 기업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터키 정부가 건국 100주년을 맞아 진행하는 차나칼레 현수교 사업은 3조5000억원 규모로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영업팀장'으로 나서며 수주에 총력전을 펼쳤지만 한국 건설사 연합팀에 무릎을 꿇었다.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는 다르다넬스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터키 서안 차나칼레주의 랍세키와 겔리볼루를 연결하는 3.7㎞ 길이의 현수교와 부속 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완공하면 일본 고베의 아카시대교(1991m)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가 된다. 오는 3월 공사가 시작돼 2023년 개통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민간투자방식(BOT) 인프라 사업으로 대림산업·SK건설 컨소시엄은 착공 후 16년2개월간 최소운영수익을 보장받으며 운영까지 맡게 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해외 저가 수주 경쟁에서 벗어나 투자·시공·운영까지 전 단계를 책임지는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이르면 다음달 낙찰 통지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한일전 승리는 대림산업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현수교 기술력, 최근 터키에서 집중적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시공한 SK건설의 성과와 네트워크, 정부의 측면지원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져 가능했다는 평가다. 

우선 과거 국내사들끼리 경쟁을 벌이며 저가 수주를 초래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국내 건설사들이 '드림팀'을 구성해 힘을 합친 점이 눈길을 끈다. 대림산업은 터키 정부가 이번 입찰을 위해 요구한 1300m 이상 현수교 건설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전남 여수와 광양을 연결하는 '이순신대교'(1545m)를 비롯해 소록대교, 팔영대교, 고군산대교 등 다양한 현수교를 건설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SK건설은 터키 내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는 실적을 쌓고, 그 과정에서 탄탄한 네트워크도 구축해왔다. 2013년 터키 보스포루스3교를 수주해 성공적으로 준공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총 길이가 5.4㎞에 달하는 유라시아터널도 당초 예정보다 3개월 빠르게 조기 개통했다. 유라시아터널은 세계 최초의 자동차 전용 복층 터널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던 프로젝트다. 어수선한 정국 속에서 한국 정부도 기업의 수주를 돕고자 백방으로 노력했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역시 우리 기업들이 참여한 컨소시엄에 관심서한(Support Letter)을 발급하며 금융 지원을 보탰다.

물론 일본 정부의 공세적 지원도 만만치 않았다. 일본은 아베 총리가 진두지휘할 정도였다. 2013년과 2015년 터키 방문에 이어 지난해 뉴욕 유엔총회 때 터키와 정상회담을 통해 인프라 사업 수주에 총력전을 펼쳤다. 입찰 마감 약 1주 전에는 이시이 게이이치 국토교통상을 터키 현지로 보내 수주 지원 활동을 벌였지만 끝내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한국은 터키 제2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전에서 일본에 역전패한 아쉬움을 만회하게 됐다. 
<기사 출처 : 매일경제>

2015년 12월 7일 월요일

다리 놓이길 거부하는 섬, 이런 이유였다

[겨울산] 출렁다리가 인상 깊은 금오도 비렁길 3코스

▲  비렁길 3코스인 매봉전망대를 오르는 데크목 사이로 펼쳐진 경관이 마치 제주 마라도를 연상케한다.
ⓒ 심명남

"금오도도 다른 섬처럼 다리가 놓여야 하지 않나요?" 
"안돼지라. 우린 그냥 섬으로 남는 걸 원하거든. 죽을 때까지..."

이곳 주민께 물었더니 다소 의외의 답변이 되돌아 왔다. 다른 섬은 다리가 안 놓여 안달인데 그 반대다. 그 이유를 들어봤더니 "섬에 다리가 놓이면 인심이 사나워지고 섬이 가진 낭만이 없어져버려 머물다 가야 할 섬이 뜨내기 섬이 된다"는 우려였다. 

주민들은 개발 논리인 빨리빨리와는 정반대로 느릿느릿을 추구한 셈이다. 금오도는 두 개의 다리가 놓여 육지가 된 돌산이 섬에서 제외된 후부터 여수에서 제일 큰 섬이 되었다. 

황금 거북섬... 대동여지도에 '거마도'라 표기

▲  금오도 3코스 매봉전망대에서 연인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심명남

육지보다는 섬으로 남길 원하는 섬, 금오도. 섬의 생김새가 큰 자라같이 생겼다 하여 자라 오(鰲)자를 써 '금오도(金鰲島)'라 부른다. 이를 풀이하면 황금거북이 섬이란 뜻이다. 또 숲이 우거져 섬이 검게 보인다고 하여 '거무섬'이라고도 한다. 1861년 만들어진 <대동여지도>에는 금오도가 거마도(巨磨島)로 표기돼 있다. 

이 섬에 사람이 들어와 산 역사는 12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주변 섬에 비해 그리 오랜 역사는 없다. 하지만 늦게 튄 놈이 무섭다고 지금은 그 위세가 대단하다.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정신없다. 주말에는 여객선 두 대가 30분 간격으로 실어 날라도 모자랄 판이다. 때문에 선사 측은 대형 여객선을 건조 중이다.

지난 주말 1박 2일 금오도 비렁길을 다녀왔다. 갑자기 찾아온 겨울이지만 이곳은 포근하다. 역시 겨울은 남도다. 바다에 펼쳐진 겨울바다 풍경이 참 시원하다. 비렁길 5코스까지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는 이곳에서 짧은 주말을 즐기기엔 딱이다. 아침에 조금 일찍 서두르면 5코스 중 3코스까지는 무난히 돌고 다음날 안도 둘레길을 둘러본후 점심을 먹고나오면 알찬 여행이 될 듯싶다.

겨울산... 물맛 좋은 금오도 막걸리 한 잔

▲  작년에 생긴 출렁다리는 비렁길3코스의 명물이 되었다. 한 부부가 아슬아슬 출렁다리를 건너고 있다.
ⓒ 심명남

▲  직포마을에서 오른 첫번째 갈바람통 전망대는 토종고래 상괭이 출몰지역이다. 운좋은 날은 상괭이를 자주 볼 수 있다.
ⓒ 심명남

1코스는 함구미 마을에서 출발해 미역널방을 지나 두포마을에 도착한다. 두포에서 출발한 2코스인 굴등전망대를 오르면 직포마을에 다다른다. 이후 3코스다. 직포에서 학동삼거리가 종점. 일행 8명 중 한 명은 오전 9시에 출발해 1, 2코스를 오른 후 오후에 출발한 일행들과 합류했다. 차 2대를 타고 와서 4명씩 양쪽으로 나눠 타고 3코스를 올랐다. 이후 매봉전망대에서 만나 차 키를 서로 교환했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다. 

비렁길 3코스는 매봉전망대와 출렁다리가 인상적이다. 중간에 갈바람통 전망대에서는 운 좋은 날엔 토종 고래 상괭이떼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출렁다리는 작년 7월에 만들었다. 길이가 42.6m, 폭 2m다. 협곡에다 다리를 걸쳐놨다. 다리에서 아찔한 벼랑의 절경을 체험할 수 있다. 

발걸음을 옮기자 다리가 출렁거렸다. 중간쯤 지나자 투명유리 아래로 아득한 낭떠러지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않는다. 70m는 족히 넘어 보인다. 한 부부가 다리를 건너는데 빨리 오라고 손짓하는 남편과 무서워 못 가겠다는 아내. 결국 남편이 눈감은 아내의 손을 꼭 잡고 건네는 모습이 정겹다. 출렁다리를 지나 매봉산 전망대에 올랐다. 오르는 길이 데크목이라서 다리가 편하다.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 가슴이 탁 트인다. 

▲  비렁길 3코스를 오른후 일행들은 학동한접시 주막에서 물맛 좋은 금오도 막걸리를 한잔 걸쳤다.
ⓒ 심명남

"어차피 내려올 산을 왜 오르는겨?" 

답은 없다. 혹자는 산에 오르는 건 생각을 비우고 채우는 일과도 같은 것이라 말한다. 허나 내가 좋아서 오르는 게 산이다. 무엇보다 자연 앞에 겸손해지는 모습. 이곳 금오산의 가르침이다. 산을 내려온 우리 일행은 직포마을에 도착했다. 다른 일행과 바꿔치기한 키로 차를 타려는데 웬걸. 펑크가 나서 바퀴가 주저앉았다. 난감했다. 섬이다 보니 출동서비스도 부를 수 없다. 손수 스페어타이어를 바꿨다. 근데 트렁크 속 스페어도 바람이 별로 없어 황당했다.

"우째 이런 일이..."

학동에 도착하니 등산객들은 하산주에 막걸리 한 잔을 걸친다. 막걸리 한사발에 시름을 달래는 이들이 많다. 흥겨운 음악소리를 틀어놓은 일손 바쁜 아낙네가 운영하는 주막이름이 '학동한접시'다. 방풍나물에 멍게 한 접시를 시켰다. 물맛 좋은 금오도 막걸리 한사발을 쭈~욱 들이켰다. 막걸리 맛이 달짝지근하다. 꼭 비렁길 오른 느낌이다. 산에 오르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  금오도 비렁길을 내려와 안도둘레길을 오르기 위해 안도대교를 가던중 일몰을 맞았다.
ⓒ 심명남
<기사 출처 : 오마이뉴스>

2015년 11월 25일 수요일

한국 기술로 건설된 미국 다리 '200년도 끄떡없어'

건설기술연구원의 초고성능콘크리트(UHPC) 기술로 제작
이호신 아이오와대 교수, UHPC 기술 전파에 산파 노릇
미국 아이오와 주 뷰캐넌 카운티의 페어뱅크 인근에 지난 10일(현지시간),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초고성능콘크리트(UHPC) 기술로 제작된 다리가 들어섰다.
지역 정치인과 아이오와대, 아이오와 주립대 고위 인사, 뷰캐넌 카운티 고위 인사들이 '호크 아이 UHPC 다리'로 이름 붙은 다리의 개통 행사에 참석해 큰 관심을 나타냈다.
다리는 길이 15.8m, 폭 9.8m로 길지 않지만, 미국에서 한국의 UHPC 기술로 건설된 최초의 교각이라는 점에서 언론의 시선을 끌었다.
호크아이 UHPC 다리(AP=연합뉴스 DB)
호크아이 UHPC 다리(AP=연합뉴스 DB)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이 2012년 개발을 완료한 UHPC는 타이어 제작 때 나오는 부산물인 가느다란 강섬유와 아주 가는 모래로 이뤄진 신소재로, 초고강도와 고내구성을 자랑한다.
UHPC는 시멘트와 자갈을 배합해 만드는 기존 콘크리트보다 강도가 8배나 높은 물질로, 미국에서는 2000년부터 상업적으로 이용됐다.
기술 전수에 나선 김병석 KICT 공학자는 지역 신문인 WCF 쿠리어와의 인터뷰에서 "UHPC 기술로 제작된 이 다리는 약 200년 동안 견딜 수 있고 유지비도 거의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반 콘크리트 배합물로 만들었을 때 내구연한이 약 50년에 불과하고 15∼20년마다 보수를 해야 하는 것에 비춰보면 훨씬 경제적이다.
브렌트 퍼레스 아이오와 주립대 교각 공학센터장도 "UHPC는 으뜸가는 재질"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국의 기술로 제작된 미국의 첫 다리 소식을 다룬 KWWL 방송
한국의 기술로 제작된 미국의 첫 다리 소식을 다룬 KWWL 방송
한국의 UHPC 기술이 미국 시장에 선을 보이는데 이호신(57·미국명 데이비드 리) 아이오와대학 토목환경공학과 교수가 산파 노릇을 했다.
서울대 토목공학과 출신인 이 교수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과 오스틴 텍사스 대학에서 차례로 석·박사를 따고 1999년부터 아이오와대 강단에 섰다.
2011년에는 제40대 재미과학기술자협회(KSEA) 회장을 역임한 중견 학자다.
현재 출장차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이 교수는 2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5월 초께 KICT가 뷰캐넌 카운티 다리를 제작하는데 UHPC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고 해 제작에 참가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미국 지방자치단체가 제시하는 기술과 소재의 표준에 맞는지를 검증하고자 UHPC 기술로 실험에 임했고, 표준에 적합하다는 결과를 뷰캐넌 카운티에 전달했다.
한국의 기업이나 연구 기관이 직접 미국 시장에 뛰어들기 어려운 만큼 이 교수가 지자체와의 연결 고리 노릇을 한 셈이다.
이 교수 연구팀의 검증을 거쳐 뷰캐넌 카운티는 건설업자에게 맡기지 않고 자체 설비와 인력을 동원해 6개월 만에 호크 아이 UHPC 다리를 완공했다.
이 교수는 "UHPC의 가격이 비싸 미국에서도 아직은 보편화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건설 현장에서 사용할 신소재로 파악한 연방 기관이 연구소에서 현재 실험 중"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KWWL 방송과 인터뷰한 이호신 교수
미국 KWWL 방송과 인터뷰한 이호신 교수
보통 콘크리트보다 UHPC의 값은 비싸지만, 미국 연방도로관리청은 유지·보수비 절감, 낮은 물스밈성, 내구성, 균열 방지 등의 효과가 탁월하다고 홍보했다.
이 교수는 "아이오와를 비롯한 중서부 지방의 지자체는 신소재를 활용한 새로운 건설 기법에 열린 태도를 보인다"면서 "재미 과학자로서 우리의 기술을 미국에 소개하는 '창조경제'에 앞장서 보람을 느끼고 앞으로도 관련 기술을 미국에 알리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