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취임 전은 물론 취임 후 상당 기간 최순실씨에게 '연설과 홍보'에 관한 의견을 물었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좀 더 꼼꼼하게 챙겨 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도 안 돼 최씨가 연설·홍보만이 아닌 국정 거의 모든 분야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각 언론 보도로 무더기로 드러났다. 청와대 민정수석 인사 관련 서류, 북한 관련 정보가 최씨나 그 측근 사무실에서 나왔다. 정부 차관이 최씨 측근에게 수시로 이력서를 보내며 인사 청탁을 했다. TV조선이 확보한 동영상에서 최씨는 청와대 행정관과 함께 대통령 옷 제작을 지휘하고 있었다. 최씨가 국정 자문위 비슷한 모임을 여러 개 운용했다는 또 다른 측근의 폭로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최씨 국정 농단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흔들지 마라"고 하더니 이날 자신의 국기 문란에 대해 국민에 사과하는 자리에서까지 거짓말을 한 것이다. 심지어 최순실 의혹을 덮기 위해 개헌이라는 국가적 사안을 이용하기도 했다.
지금 시중에는 대통령 탄핵까지를 요구하는 격앙된 민심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제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덕성을 상실했고 권위는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무너졌다. 청와대 전 비서실장까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정부 부처에 대통령의 영(令)이 설 수 없다. 이것은 단순한 레임덕(임기 말 현상)이 아니다. 대통령 국정 운영 권능의 붕괴 사태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안보와 경제의 복합 위기에 빠져 있다. 이 와중에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박 대통령의 권위·권능이 무너졌다. 여기서 대통령이라는 직위(職位) 자체까지 공백이 될 경우 국가적 재난을 감당할 수 없다. 박 대통령과 야당 모두가 나라를 지키고 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숙고해야 한다.
이제 헌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모든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은 이 시간 이후로 국내 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고 그 분명한 행동으로 여당을 탈당해야 한다. 내년 대선에 대해서는 관심을 버리고 중립적 관리 역할로 남을 것임을 천명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지금 모습으로 대선에 개입한다는 것 자체가 허망한 일이다.
지금 우리 헌법 체계와 현실에서 군통수권자인 대통령 외에 안보 문제를 지휘할 구심점이 있을 수 없다. 박 대통령은 국내 정치에서 완전히 벗어나 남은 1년간 북핵 위기 대처에만 전념하는 것이 옳다. 박 대통령이 최소한의 국민적 지지를 유지하고 임기를 끝낼 수 있는 길은 이 것밖에 없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 비서관들은 당장 전원 사퇴해야 한다. 박 대통령의 몰락은 그 스스로 자초한 것이지만 용기 있는 참모가 몇 명만 있었어도 이렇게 처참하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잘못된 길로 가는 대통령 편에 서서 국민을 우롱한 사람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야당은 내각 총사퇴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안보·경제 위기에 처한 국가에서 정부 각료 전부가 사퇴하고 다시 청문회를 통해 내각을 구성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지금 내각의 무능을 따질 계제가 아니다. 박 대통령은 내각 전면 개편 대신 여야 모두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거국(擧國) 총리를 임명해 남은 1년간 경제와 내정(內政)을 맡겨야 한다. 남은 1년에 무슨 새로운 일을 벌일 수 없다. 나라를 거덜낼 수 있는 조선 산업 부실 사태와 공중 분해된 해운 산업 문제 등 구조조정 현안, 대형 부실이 예상되는 주요 업종 정책, 심상치 않은 부동산 대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거국 총리 임명 때 야당의 뜻을 물어 핵심 경제 대책에 야당의 협조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야당도 지금 정치적 이익을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과도한 정략은 역풍을 맞을 것이다.
박 대통령의 시국 인식이 어떤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제 회견에서 모습은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심각한 국가 마비 사태에 봉착할 수 있다. 누구보다 대통령이 먼저 자신을 버려야 한다. 지금 많은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부끄럽다고 말하고 있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박 대통령은 최씨 국정 농단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흔들지 마라"고 하더니 이날 자신의 국기 문란에 대해 국민에 사과하는 자리에서까지 거짓말을 한 것이다. 심지어 최순실 의혹을 덮기 위해 개헌이라는 국가적 사안을 이용하기도 했다.
지금 시중에는 대통령 탄핵까지를 요구하는 격앙된 민심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제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덕성을 상실했고 권위는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무너졌다. 청와대 전 비서실장까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정부 부처에 대통령의 영(令)이 설 수 없다. 이것은 단순한 레임덕(임기 말 현상)이 아니다. 대통령 국정 운영 권능의 붕괴 사태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안보와 경제의 복합 위기에 빠져 있다. 이 와중에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박 대통령의 권위·권능이 무너졌다. 여기서 대통령이라는 직위(職位) 자체까지 공백이 될 경우 국가적 재난을 감당할 수 없다. 박 대통령과 야당 모두가 나라를 지키고 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숙고해야 한다.
이제 헌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모든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은 이 시간 이후로 국내 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고 그 분명한 행동으로 여당을 탈당해야 한다. 내년 대선에 대해서는 관심을 버리고 중립적 관리 역할로 남을 것임을 천명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지금 모습으로 대선에 개입한다는 것 자체가 허망한 일이다.
지금 우리 헌법 체계와 현실에서 군통수권자인 대통령 외에 안보 문제를 지휘할 구심점이 있을 수 없다. 박 대통령은 국내 정치에서 완전히 벗어나 남은 1년간 북핵 위기 대처에만 전념하는 것이 옳다. 박 대통령이 최소한의 국민적 지지를 유지하고 임기를 끝낼 수 있는 길은 이 것밖에 없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 비서관들은 당장 전원 사퇴해야 한다. 박 대통령의 몰락은 그 스스로 자초한 것이지만 용기 있는 참모가 몇 명만 있었어도 이렇게 처참하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잘못된 길로 가는 대통령 편에 서서 국민을 우롱한 사람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야당은 내각 총사퇴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안보·경제 위기에 처한 국가에서 정부 각료 전부가 사퇴하고 다시 청문회를 통해 내각을 구성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지금 내각의 무능을 따질 계제가 아니다. 박 대통령은 내각 전면 개편 대신 여야 모두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거국(擧國) 총리를 임명해 남은 1년간 경제와 내정(內政)을 맡겨야 한다. 남은 1년에 무슨 새로운 일을 벌일 수 없다. 나라를 거덜낼 수 있는 조선 산업 부실 사태와 공중 분해된 해운 산업 문제 등 구조조정 현안, 대형 부실이 예상되는 주요 업종 정책, 심상치 않은 부동산 대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거국 총리 임명 때 야당의 뜻을 물어 핵심 경제 대책에 야당의 협조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야당도 지금 정치적 이익을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과도한 정략은 역풍을 맞을 것이다.
박 대통령의 시국 인식이 어떤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제 회견에서 모습은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심각한 국가 마비 사태에 봉착할 수 있다. 누구보다 대통령이 먼저 자신을 버려야 한다. 지금 많은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부끄럽다고 말하고 있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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