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인도령 카슈미르 주도 스리나가르에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가운데 치안 당국이 거리 곳곳을 경계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 주)에서 분리주의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닷새째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양측에서 34명이 사망하고 1천400명 이상 다쳤다고 인도 IANS 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아 숨진 시위대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젤룸시에서 시위대가 경찰차를 강물에 떠밀어 차에 탄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경찰관 100여 명이 시위대의 폭력에 다쳤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인도로부터 카슈미르 분리를 주장하는 반군 무장단체 히즈불 무자히딘의 지휘관 부르한 무자파라 와니(22)가 지난 8일 치안 당국의 공격을 받아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촉발됐다.
13일 인도령 카슈미르 스리나가르에서 최대 분리주의 단체 지도자인 시에드 알리 샤 길라니(맨 앞)가 통행금지령을 어기고 행진하려다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AFP=연합뉴스)
9일 와니의 장례식을 계기로 시작된 시위는 주도 스리나가르를 비롯한 카슈미르 밸리 대부분 지역에 5일째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음에도 끝나지 않고 있다.
북카슈미르 쿠프와라 지역 크랄포라 마을에서는 12일 시위대가 경찰서를 습격하고 경찰이 탄 차에 불을 질렀다.
이에 경찰이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해 이곳에서만 이날 하루 동안에 시위자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같은 날 남카슈미르 풀와마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경찰관의 집을 공격해 경찰관의 아내와 딸이 폭행당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13일 인도령 카슈미르 스리나가르 외곽의 이슬람교도 거주 마을에서 주민들이 '인도로부터 자유'를 주장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AP=연합뉴스)
쿨그람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서 무기고를 공격해 총기 70정을 탈취했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가 보도했다.
카슈미르 최대 분리주의 단체 '후리야트 콘퍼런스' 의장인 시에드 알리 샤 길라니는 13일 통행금지령에 반대하는 행진을 벌이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12일 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긴급 고위급회의를 소집해 카슈미르 상황을 보고받은 뒤 "상황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주민들은 평화를 유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모디 총리는 또 숨진 반군 지휘관 와니가 수십건의 범죄 혐의로 수배된 인물이라며 그를 "영웅"처럼 묘사하는 언론 보도에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사상자 발생 소식에 유감을 표명하며 "모든 당사자가 폭력 사태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의 자제심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인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인구가 다수인 잠무-카슈미르 주는 1989년부터 이 지역의 독립이나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으로 편입을 주장하는 10여개 분리주의 반군이 활동해 인도 정부 측과 교전하면서 지금까지 6만8천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