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승객-기사간 실랑이 발생하는 앞문하차·뒷문승차
"아저씨 왜 뒷문으로 안 태워주세요? 불편하게"
출근 시간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버스 안에서 한 중년 여성이 버스기사에게 따지듯이 말했다. 이윽고 기사와 승객간의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승객은 "버스 타려고 보니 뒷문 주변은 공간이 여유로운데 앞문은 그렇지 않았다. 뒷문 열어주는 게 그렇게 어렵나" 라고 강한 어조로 주장하였고 이에 버스기사는 "앞문에 탈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은 게 아니라면 웬만하면 뒷문을 안 열어주고 있다. 그리고 원래 앞문승차 뒷문하차가 원칙이다" 라고 되받아쳤다.
이들의 실랑이는 꽤 오래 지속되었고 결국 이 논쟁은 서로 얼굴을 붉힌 채로 끝나 버스 안의 분위기는 아침부터 싸해졌다.
그렇다면 '앞문승차와 뒷문하차'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서울시 대중교통과의 말에 따르면 '앞문승차 뒷문하차' 원칙이 여객운수자동차법이나 운수업 약관 등을 통해 법적으로 강제되는 사항은 아니지만 질서유지와 안전한 승하차를 위한 일종의 에티켓으로 만들어진 원칙이라고 한다.
실제로 서울시에서 발표한 '시내버스 이용승객 8대 에티켓'에는 뒷문승차를 하지 말자는 문구가 적혀있었고 버스 안내방송으로도 '우리 모두 앞문승차와 뒷문하차를 생활화합시다.', '뒷문으로 승차하면 위험하고 혼잡합니다. 꼭 앞문으로 승차해주세요' 라는 말이 수시로 방송되었다.
어떤 버스는 아예 문 앞에 '앞문하차 금지', '뒷문승차 금지' 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대구광역시 버스의 경우 비록 시스템상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하차시 앞문에 있는 교통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댈 경우 하차처리가 되지 않고 요금이 재부과 되기 때문에 사실상 앞문하차가 불가능하게 돼있다.
물론 예외적으로 앞문하차가 필수인 곳도 있다. 목적지에서 내릴 때 요금을 정산하는 일부 농어촌버스의 경우 정확한 요금계산을 위해 버스기사의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앞문 하차가 원칙이다. 인천공항과 청라국제도시를 오가는 인천 202번 버스도 영종대교를 건널 때 한정으로 앞문에서 하차처리를 해야 된다.
그러나 이러한 예외사항을 제외한다면 앞문하차나 뒷문승차를 장려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앞문승차 뒷문하차'를 지키지 않을 경우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안전사고 발생 위험 커... 새치기로 보일 수도
우선 질서가 깨져 혼잡해지고 올바르게 승하차하는 승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제시할 수 있다. 앞문하차나 뒷문승차를 하게 될 경우 타고 내리는 방향이 서로 충돌되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자칫하면 다른 승객과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뒷문승차의 경우 안전상 문제도 추가로 야기할 수 있는데 앞문에 비해 뒷문은 외부에서 버스 안으로 들어오는 승객을 버스기사가 빨리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버스기사가 뒷문으로 승객이 탈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문을 닫아 손이 출입문에 끼이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큰데 2012년 4월 한 방송에서는 뒷문으로 승차하는 순간 문이 닫혀버리는 아찔한 상황과 뒷문 승차를 하다가 손에 문이 끼이고 이를 인지하지 못한 버스기사가 그대로 출발하면서 문에 손이 낀 채 2m 가량 끌려간 실제사례를 보여주며 뒷문승차의 안전성에 대해 경고하기도 하였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버스기사가 직접적인 확인이 불가능한 뒷문으로 승차를 할 때 무임승차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승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어떤 사람이 무임승차를 했는지 사실상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버스기사가 '뒤에서 타신 분 카드 찍어주세요' 라고 외쳐도 무임승차를 잡아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더구나 뒷문승차는 버스기사가 직접 뒷문승차 하라고 한 게 아닌 이상 앞문에서 승차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승객들에 대한 새치기로 보여질 수 있어 버스를 기다리는 많은 이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이 있어도 만원버스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앞문 주변에 있는 사람은 뒷문하차를 하고 싶어도 그 많은 인파를 뚫기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앞문하차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버스기사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어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을 경우 대부분 앞문하차를 해주는 등 유연하게 대처를 하고 있다.
문제는 뒷문승차다. 앞서 말한 승객간의 실랑이의 원인이 되기도 한 뒷문승차는 앞문하차보다 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인파로 인해 앞문 승차가 불가능할 정도의 상황이어서 버스기사가 직접 뒷문승차를 하라고 안내를 하지 않는 이상 뒷문승차를 막는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앞문하차·뒷문승차는 승객편의 위한 기사의 배려일 뿐
그러나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뒷문승차를 허용해 주는 것이 일부 승객들에게 마치 뒷문승차가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뒷문승차를 한 승객과 실랑이를 했던 버스기사는 "원래 뒷문승차는 불가능한데 승객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뒷문승차를 조금씩 허용하다 보니 이제는 뒷문승차가 마치 권리인 마냥 행세하시는 분이 많아졌다"며 고충을 털어놓고 "버스기사가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으니 안전을 위해 뒷문승차나 앞문하차를 해주지 않더라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많은 분들이 안으로 잘 이동하시지 않으셔서 앞쪽은 혼잡한데 뒤쪽은 여유로운 경우가 있다. 사람이 많을 땐 가급적 뒤쪽까지 가주셔서 뒷문승차가 필요한 일이 되도록 안 생기게 해주셨으면 한다"라고 승객들에게 당부하기도 하였으며 "뒷문승차나 앞문하차 하지 말라고 하면 싸움 걸듯이 항의하는 분들도 있어서 솔직히 말하기가 두렵기도 하다. 이래서 감정노동자 얘기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고백하였다.
이와 관련된 버스기사와 승객간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평상시에도 '뒷문승차 하지마세요!' 라는 등 큰소리가 오가는 것은 물론 아예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2014년 1월에는 뒷문승차를 한 여성 A씨를 버스기사 B씨가 발견하지 못해 다칠 뻔하자 A씨가 B씨에게 반말, 폭언을 하는 일명 '버스 무개념녀' 사건이 큰 논란이 되어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다.
'앞문승차 뒷문하차' 라는 원칙 속에서 승객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원칙에 어긋나는 앞문하차, 뒷문승차를 허용해 주는 것은 승객에 대한 버스기사의 배려이자 호의다. 그러나 이런 호의를 권리로 알고 자신에게 무슨 잘못이 있냐고 행세를 한다면 내일의 버스도 얼굴 붉히는 버스가 될지도 모른다.
얼굴을 붉히는 버스가 아닌 모두가 웃는 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앞문하차시에는 미리 버스기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뒷문승차는 버스기사가 '뒷문으로 타세요' 라고 말할 때에만 뒷문승차를 하는 서로간의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기사 출처 : 오마이뉴스>
▲ 복잡한 출근길 버스 어김없이 찾아오는 출근시간에 버스 안이 사람들로 가득찼다. |
ⓒ 문제헌 |
"아저씨 왜 뒷문으로 안 태워주세요? 불편하게"
출근 시간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버스 안에서 한 중년 여성이 버스기사에게 따지듯이 말했다. 이윽고 기사와 승객간의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승객은 "버스 타려고 보니 뒷문 주변은 공간이 여유로운데 앞문은 그렇지 않았다. 뒷문 열어주는 게 그렇게 어렵나" 라고 강한 어조로 주장하였고 이에 버스기사는 "앞문에 탈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은 게 아니라면 웬만하면 뒷문을 안 열어주고 있다. 그리고 원래 앞문승차 뒷문하차가 원칙이다" 라고 되받아쳤다.
이들의 실랑이는 꽤 오래 지속되었고 결국 이 논쟁은 서로 얼굴을 붉힌 채로 끝나 버스 안의 분위기는 아침부터 싸해졌다.
▲ 서울시 시내버스 이용승객 8대 에티켓 서울시에서 발표한 시내버스 이용객 8대 에티켓에 '뒷문승차 하지 않기' 가 적혀있다. |
ⓒ 서울특별시 |
그렇다면 '앞문승차와 뒷문하차'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서울시 대중교통과의 말에 따르면 '앞문승차 뒷문하차' 원칙이 여객운수자동차법이나 운수업 약관 등을 통해 법적으로 강제되는 사항은 아니지만 질서유지와 안전한 승하차를 위한 일종의 에티켓으로 만들어진 원칙이라고 한다.
실제로 서울시에서 발표한 '시내버스 이용승객 8대 에티켓'에는 뒷문승차를 하지 말자는 문구가 적혀있었고 버스 안내방송으로도 '우리 모두 앞문승차와 뒷문하차를 생활화합시다.', '뒷문으로 승차하면 위험하고 혼잡합니다. 꼭 앞문으로 승차해주세요' 라는 말이 수시로 방송되었다.
어떤 버스는 아예 문 앞에 '앞문하차 금지', '뒷문승차 금지' 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대구광역시 버스의 경우 비록 시스템상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하차시 앞문에 있는 교통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댈 경우 하차처리가 되지 않고 요금이 재부과 되기 때문에 사실상 앞문하차가 불가능하게 돼있다.
물론 예외적으로 앞문하차가 필수인 곳도 있다. 목적지에서 내릴 때 요금을 정산하는 일부 농어촌버스의 경우 정확한 요금계산을 위해 버스기사의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앞문 하차가 원칙이다. 인천공항과 청라국제도시를 오가는 인천 202번 버스도 영종대교를 건널 때 한정으로 앞문에서 하차처리를 해야 된다.
그러나 이러한 예외사항을 제외한다면 앞문하차나 뒷문승차를 장려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앞문승차 뒷문하차'를 지키지 않을 경우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 '하차는 뒷문으로' 차량 앞문에 '하차는 뒷문으로' 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
ⓒ 문제헌 |
안전사고 발생 위험 커... 새치기로 보일 수도
우선 질서가 깨져 혼잡해지고 올바르게 승하차하는 승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제시할 수 있다. 앞문하차나 뒷문승차를 하게 될 경우 타고 내리는 방향이 서로 충돌되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자칫하면 다른 승객과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뒷문승차의 경우 안전상 문제도 추가로 야기할 수 있는데 앞문에 비해 뒷문은 외부에서 버스 안으로 들어오는 승객을 버스기사가 빨리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버스기사가 뒷문으로 승객이 탈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문을 닫아 손이 출입문에 끼이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큰데 2012년 4월 한 방송에서는 뒷문으로 승차하는 순간 문이 닫혀버리는 아찔한 상황과 뒷문 승차를 하다가 손에 문이 끼이고 이를 인지하지 못한 버스기사가 그대로 출발하면서 문에 손이 낀 채 2m 가량 끌려간 실제사례를 보여주며 뒷문승차의 안전성에 대해 경고하기도 하였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버스기사가 직접적인 확인이 불가능한 뒷문으로 승차를 할 때 무임승차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승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어떤 사람이 무임승차를 했는지 사실상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버스기사가 '뒤에서 타신 분 카드 찍어주세요' 라고 외쳐도 무임승차를 잡아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더구나 뒷문승차는 버스기사가 직접 뒷문승차 하라고 한 게 아닌 이상 앞문에서 승차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승객들에 대한 새치기로 보여질 수 있어 버스를 기다리는 많은 이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이 있어도 만원버스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앞문 주변에 있는 사람은 뒷문하차를 하고 싶어도 그 많은 인파를 뚫기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앞문하차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버스기사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어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을 경우 대부분 앞문하차를 해주는 등 유연하게 대처를 하고 있다.
문제는 뒷문승차다. 앞서 말한 승객간의 실랑이의 원인이 되기도 한 뒷문승차는 앞문하차보다 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인파로 인해 앞문 승차가 불가능할 정도의 상황이어서 버스기사가 직접 뒷문승차를 하라고 안내를 하지 않는 이상 뒷문승차를 막는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 뒷문승차를 하는 버스 승객들 앞문에 사람이 너무 많아 도저히 탈 수 없는 경우 버스기사의 재량에 따라 뒷문승차가 허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기사의 재량일뿐 당연히 행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
ⓒ 문제헌 |
앞문하차·뒷문승차는 승객편의 위한 기사의 배려일 뿐
그러나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뒷문승차를 허용해 주는 것이 일부 승객들에게 마치 뒷문승차가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뒷문승차를 한 승객과 실랑이를 했던 버스기사는 "원래 뒷문승차는 불가능한데 승객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뒷문승차를 조금씩 허용하다 보니 이제는 뒷문승차가 마치 권리인 마냥 행세하시는 분이 많아졌다"며 고충을 털어놓고 "버스기사가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으니 안전을 위해 뒷문승차나 앞문하차를 해주지 않더라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많은 분들이 안으로 잘 이동하시지 않으셔서 앞쪽은 혼잡한데 뒤쪽은 여유로운 경우가 있다. 사람이 많을 땐 가급적 뒤쪽까지 가주셔서 뒷문승차가 필요한 일이 되도록 안 생기게 해주셨으면 한다"라고 승객들에게 당부하기도 하였으며 "뒷문승차나 앞문하차 하지 말라고 하면 싸움 걸듯이 항의하는 분들도 있어서 솔직히 말하기가 두렵기도 하다. 이래서 감정노동자 얘기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고백하였다.
▲ 고충이 쌓여가는 버스기사들 앞문하차, 뒷문승차에 대한 승객들의 태도에 버스기사들의 고충은 쌓여만 가고 있다. |
ⓒ 문제헌 |
이와 관련된 버스기사와 승객간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평상시에도 '뒷문승차 하지마세요!' 라는 등 큰소리가 오가는 것은 물론 아예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2014년 1월에는 뒷문승차를 한 여성 A씨를 버스기사 B씨가 발견하지 못해 다칠 뻔하자 A씨가 B씨에게 반말, 폭언을 하는 일명 '버스 무개념녀' 사건이 큰 논란이 되어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다.
'앞문승차 뒷문하차' 라는 원칙 속에서 승객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원칙에 어긋나는 앞문하차, 뒷문승차를 허용해 주는 것은 승객에 대한 버스기사의 배려이자 호의다. 그러나 이런 호의를 권리로 알고 자신에게 무슨 잘못이 있냐고 행세를 한다면 내일의 버스도 얼굴 붉히는 버스가 될지도 모른다.
얼굴을 붉히는 버스가 아닌 모두가 웃는 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앞문하차시에는 미리 버스기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뒷문승차는 버스기사가 '뒷문으로 타세요' 라고 말할 때에만 뒷문승차를 하는 서로간의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기사 출처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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