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려령 작가가 7편의 단편을 모은 신작 ‘샹들리에’를 펴냈다. 이번엔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묵직한 소재인 청소년 성폭력을 담아 눈길을 끌고 있다. 예스24 제공- 소설집 ‘샹들리에’ 펴낸 소설가 김려령
네 번째 단편 ‘아는 사람’은 과외받는 여고생 性폭행 사건
쓸 엄두 못 내다 용기내 쓴 것… 완성해놓고 몇년간 발표 주저
한강의 맨부커 수상 정말 축하… 한국문학 시장에 부싯돌 될 것
“성폭력 문제… 이젠 아프고 끔찍해도 참고 다뤄야 할 때라고 생각했어요.”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의 베스트셀러 소설가 김려령(45) 작가가 새로운 책 ‘샹들리에’(창비)를 펴냈다. ‘샹들리에’는 김 작가가 2008년 ‘완득이’ 출간 이후 지난 8년간 꾸준히 써온 단편 7편을 묶어낸 소설집이다. 여러 개의 전구가 모여 빛을 발하는 샹들리에 조명처럼 다채로운 삶의 빛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07년 창비청소년문학상 등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후 10년째를 맞이한 김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커다란 변화를 시도했다. 그동안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때로는 가슴 뭉클하게, 때로는 생기발랄하게 변주했으나 이번엔 묵직한 소재를 끄집어냈다. 바로 청소년 성폭력이다.
네 번째 단편 ‘아는 사람’은 여고생이 과외 교사와 과외를 함께 받던 남학생에게 집단 성폭력을 당한 후 좌절하지 않고 일어나 용기를 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분량은 불과 18쪽에 불과하지만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고 참담하다. 마치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을 연상시킨다.
김 작가는 “2011년에 초고를 써놓고 발표를 주저했던 작품이다. 장편으로 쓰려고 하니 내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길게는 못 쓰겠더라”면서 “하지만 언젠가는 아픔을 감수하고서라도 다뤄봐야 할 이야기로 생각했다. 하고 싶었어도 차마 하지 못했던 것을 용기 내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최근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등 사회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폭력에 매우 놀랐다”고 했다.
그는 “스무 살이 넘은 딸(23)과 아들(21)이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이들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며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딸을 가진 엄마이자,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아들을 가진 엄마로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첫 번째 단편 ‘고드름’도 기성세대의 폭력이 숨어 있다. PC방에서 게임을 하던 소년들이 뉴스에서 살인 사건을 접하고 엉뚱한 상상을 펼친다. ‘만약 범인은 있는데 범행도구가 없는 경우라면…’ 그런데 이 실없는 농담으로 인해 소년들은 일순간 범죄자로 몰린다. 소년들의 항변과 부모들의 아우성까지 겹쳐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다. 흥미로운 것은 모든 내용이 등장인물의 대화로만 구성됐다는 점. 빠른 속도감은 물론 누구의 대사인지 살펴보는 맛이 있다. 실험정신이 돋보인다.
김 작가는 “내겐 오래된 외투가 한 벌 있는데 최근 옷장을 정리하다가 (그 외투가) 참 오랫동안 나를 지켜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리고 내게는 또 다른 외투가 있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그건 가족과 독자다. 그동안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독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작가는 한강 작가의 맨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에 대해서도 늦게나마 축하의 인사를 보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문학 시장이 부진한 건 독자를 끌어들이지 못한 작가 탓”이라며 “한 분의 수상이 침체했던 한국문학 시장에 부싯돌이 됐다”고 덧붙였다.
<기사 출처 : 문화일보>
네 번째 단편 ‘아는 사람’은 과외받는 여고생 性폭행 사건
쓸 엄두 못 내다 용기내 쓴 것… 완성해놓고 몇년간 발표 주저
한강의 맨부커 수상 정말 축하… 한국문학 시장에 부싯돌 될 것
“성폭력 문제… 이젠 아프고 끔찍해도 참고 다뤄야 할 때라고 생각했어요.”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의 베스트셀러 소설가 김려령(45) 작가가 새로운 책 ‘샹들리에’(창비)를 펴냈다. ‘샹들리에’는 김 작가가 2008년 ‘완득이’ 출간 이후 지난 8년간 꾸준히 써온 단편 7편을 묶어낸 소설집이다. 여러 개의 전구가 모여 빛을 발하는 샹들리에 조명처럼 다채로운 삶의 빛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07년 창비청소년문학상 등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후 10년째를 맞이한 김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커다란 변화를 시도했다. 그동안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때로는 가슴 뭉클하게, 때로는 생기발랄하게 변주했으나 이번엔 묵직한 소재를 끄집어냈다. 바로 청소년 성폭력이다.
네 번째 단편 ‘아는 사람’은 여고생이 과외 교사와 과외를 함께 받던 남학생에게 집단 성폭력을 당한 후 좌절하지 않고 일어나 용기를 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분량은 불과 18쪽에 불과하지만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고 참담하다. 마치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을 연상시킨다.
김 작가는 “2011년에 초고를 써놓고 발표를 주저했던 작품이다. 장편으로 쓰려고 하니 내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길게는 못 쓰겠더라”면서 “하지만 언젠가는 아픔을 감수하고서라도 다뤄봐야 할 이야기로 생각했다. 하고 싶었어도 차마 하지 못했던 것을 용기 내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최근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등 사회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폭력에 매우 놀랐다”고 했다.
그는 “스무 살이 넘은 딸(23)과 아들(21)이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이들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며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딸을 가진 엄마이자,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아들을 가진 엄마로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첫 번째 단편 ‘고드름’도 기성세대의 폭력이 숨어 있다. PC방에서 게임을 하던 소년들이 뉴스에서 살인 사건을 접하고 엉뚱한 상상을 펼친다. ‘만약 범인은 있는데 범행도구가 없는 경우라면…’ 그런데 이 실없는 농담으로 인해 소년들은 일순간 범죄자로 몰린다. 소년들의 항변과 부모들의 아우성까지 겹쳐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다. 흥미로운 것은 모든 내용이 등장인물의 대화로만 구성됐다는 점. 빠른 속도감은 물론 누구의 대사인지 살펴보는 맛이 있다. 실험정신이 돋보인다.
김 작가는 “내겐 오래된 외투가 한 벌 있는데 최근 옷장을 정리하다가 (그 외투가) 참 오랫동안 나를 지켜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리고 내게는 또 다른 외투가 있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그건 가족과 독자다. 그동안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독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작가는 한강 작가의 맨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에 대해서도 늦게나마 축하의 인사를 보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문학 시장이 부진한 건 독자를 끌어들이지 못한 작가 탓”이라며 “한 분의 수상이 침체했던 한국문학 시장에 부싯돌이 됐다”고 덧붙였다.
<기사 출처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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