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환율공포’ 엄습
올해 한국경제는 ‘환율전쟁의 포로’ 신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세의 미국 달러, 약세의 일본 엔화 사이에서 환율 변동 위험에 휘둘릴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환율이 올해 한국경제에 가장 큰 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폭락한 주가는 전주곡과 같다. 달러 강세, 엔화 약세가 빚어낸 환율 공포감은 이틀 새 코스피를 2011.34에서 1946.14로 3.24% 끌어내렸다.
환율 공포감의 핵심은 달러 강세, 엔화 약세의 틈바구니에서 원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 원·엔 환율은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예상케 하는 상황이다. 달러, 엔 등 기축통화에 대한 원화 강세는 한국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하락을 의미한다. 특히 가파른 원·엔 환율 하락은 일본과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전자 부문에 충격을 줄 악재로 지목된다.
작금 환율 움직임이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양적완화 축소에 돌입한 미국과 양적완화를 지속하는 일본의 엇갈린 통화정책은 진작에 엔저(엔화 약세) 가속화를 예고했다. 여기에 양호한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원화 강세가 더해져 환율 공포감이 극대화하는 상황이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속도를 낸다면 엔화 약세는 더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원·달러 환율이 1050원 아래로 내려가고 엔·달러 환율이 110엔을 돌파해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대를 위협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올해 1분기에 분수령을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율하락이 수출전선에 악재인 것은 맞지만 그 공포감은 과장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5일 “기업들은 환율 하락에 비명을 지르지만 모니터링해보면 늘 실제 피해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원화 강세가 가장 심했던 2007년의 경우에도 경상수지 흑자는 218억달러로 2006년(141억달러)에 비해 55% 증가했다. 2007년 평균환율은 원·달러 환율이 929.16원, 원·엔 환율이 789.75원이었다.
환율만 놓고 본다면 원·달러 환율 1050원선이 무너질까, 원·엔 환율 1000원선이 깨질까 걱정하는 지금은 ‘엄살’로 비칠 수 있다. 게다가 해외생산 확대, 기술의 진보로 과거에 비해 한국 수출산업의 비가격 경쟁력이 한층 강해진 상황이다. 새해 벽두의 주가 폭락이 ‘오버슈팅’, 즉 시장의 과도한 반응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물론 2007년은 세계 경제가 호황을 누릴 때이다. 원화 강세라는 불리한 환율 조건에서도 한국 수출이 좋은 성적을 거둔 배경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올해 한국경제의 환율 충격이 갈수록 작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미국 경기회복, 나아가 글로벌 경기회복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인 만큼 한국경제엔 환율하락 피해를 상쇄할 호재 또한 등장하는 셈이다.
게다가 환율 급변동이 예상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많다. 한은 관계자는 “(엔화 흐름이) 한 방향으로만 가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이 아베노믹스를 계속 추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국제금융시장에 있다”고 말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일본은행에서도 양적완화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적잖고 추가 양적완화를 위해 동원할 정책 수단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약세가 계속되기는 어렵다”며 “일본은행은 돈을 더 풀기보다는 이제까지 돈을 푼 효과를 점검하는 쪽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사 출처 : 세계일보>
올해 한국경제는 ‘환율전쟁의 포로’ 신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세의 미국 달러, 약세의 일본 엔화 사이에서 환율 변동 위험에 휘둘릴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환율이 올해 한국경제에 가장 큰 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폭락한 주가는 전주곡과 같다. 달러 강세, 엔화 약세가 빚어낸 환율 공포감은 이틀 새 코스피를 2011.34에서 1946.14로 3.24% 끌어내렸다.
환율 공포감의 핵심은 달러 강세, 엔화 약세의 틈바구니에서 원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 원·엔 환율은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예상케 하는 상황이다. 달러, 엔 등 기축통화에 대한 원화 강세는 한국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하락을 의미한다. 특히 가파른 원·엔 환율 하락은 일본과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전자 부문에 충격을 줄 악재로 지목된다.
환율하락이 수출전선에 악재인 것은 맞지만 그 공포감은 과장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5일 “기업들은 환율 하락에 비명을 지르지만 모니터링해보면 늘 실제 피해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원화 강세가 가장 심했던 2007년의 경우에도 경상수지 흑자는 218억달러로 2006년(141억달러)에 비해 55% 증가했다. 2007년 평균환율은 원·달러 환율이 929.16원, 원·엔 환율이 789.75원이었다.
환율만 놓고 본다면 원·달러 환율 1050원선이 무너질까, 원·엔 환율 1000원선이 깨질까 걱정하는 지금은 ‘엄살’로 비칠 수 있다. 게다가 해외생산 확대, 기술의 진보로 과거에 비해 한국 수출산업의 비가격 경쟁력이 한층 강해진 상황이다. 새해 벽두의 주가 폭락이 ‘오버슈팅’, 즉 시장의 과도한 반응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명동 환전소 일본인 관광객 급감 새해 들어 엔화 약세 현상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5일 서울 명동의 환전소 앞을 여성들이 지나가고 있다. 엔화 가치가 추락하면서 한때 명동을 가득 메웠던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게다가 환율 급변동이 예상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많다. 한은 관계자는 “(엔화 흐름이) 한 방향으로만 가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이 아베노믹스를 계속 추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국제금융시장에 있다”고 말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일본은행에서도 양적완화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적잖고 추가 양적완화를 위해 동원할 정책 수단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약세가 계속되기는 어렵다”며 “일본은행은 돈을 더 풀기보다는 이제까지 돈을 푼 효과를 점검하는 쪽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사 출처 :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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