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일 화요일

버스기사 노조 "송파 사고, 졸음 탓으로 몰지 말라"



"20년 경력 베테랑, 엑셀과 브레이크도 구분 못할까"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자노련 강병도 사무처장>

-차체 결함이나 급발전 가능성 높아

-인천에서도 동일한 버스 급발진 사고

-사측, 정확한 규명없이 기사 과실 몰아

<대림대 김필수 교수>

-1분 간의 사투 보면 졸음운전 아냐

-ECU 고장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어

-갑자기 멈춘 GPS부터 조사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병도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지난 3월 19일 밤 송파구에서 발생한 시내버스 연쇄 추돌 사건 여러분 기억하시죠? 정차해 있던 택시 3대와 잇따라 부딪친 시내버스가 멈추는 게 아니라 오히려 속도를 더 내면서 질주를 하고요. 한참을 달려서 다른 버스를 들이받고서야 멈춘 겁니다. 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습니다. 

도대체 베테랑 버스기사가 왜 이런 사고를 냈는가,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죠. 경찰이 드디어 1차 사고조사 결과를 내놨는데요. 버스기사의 졸음운전에 무게를 뒀습니다. 하지만 버스기사들은 이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을 합니다. 어제 성명까지 냈는데요. 과연 어떤 얘기인지 전국자동차조합연맹 직접 연결을 해 보죠. 강병도 사무처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사무처장님, 안녕하세요?

◆ 강병도>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 경찰발표를 보시고는 어떤 점을 우려하시는 건가요? 

◆ 강병도> 지난 3월 19일 사건 초기부터 언론에서는 운전자 과실에 초점을 맞춰서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중간발표에서도 CCTV 영상을 공개하면서 운전자의 과실과 졸음운전으로 사고원인을 결론 내리는 경향이 많습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지난주부터 차체의 결함과 급발진에 대한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지만 경찰은 전혀 입장을 밝히지 않고 과실 쪽으로만 계속 몰아가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감출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언론과 경찰 모두 전문가 의견을 무시하고 지금 과실 쪽, 운전자 과실로만 몰아가는 부분에 대해 염려를 하시는 건데요, 그런데 경찰 이야기를 들어보면 블랙박스를 봐라, 1차 사고가 나기 1시간 26분 전부터 기사가 총 26회 졸음으로 의심되는 행동을 했다. 예를 들어서 꾸벅꾸벅 고개를 숙인다든지 머리를 쓰다듬는다든지 눈 비비고 안경 벗고 등등의 행동을 했다는 건데요? 

◆ 강병도> 그걸 보면 기사 분이 졸음운전 하신 건 맞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처음에는요?

(자료사진)

◆ 강병도> 네, 그게 1차 사고 원인이죠. 그렇지만 1차 사고 이후에 2차 사고까지 경찰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한 1분 정도 시간이 있습니다. 1분 정도 그 시간에 운전기사가 버스를 제어하기 위해서 사투를 벌인 것은 거기에 탄 승객들 증언에 의해서도 알 수가 있습니다. 기사가 버스를 제어하지 못하고 혼자서 당황해 가지고 한 듯 하거든요. 

◇ 김현정> ‘어어어...’ 이런 부분들. 

◆ 강병도> 그렇죠. 그런데 언론에서는 운전기사가 당황해서 브레이크와 액셀을 구분하지 못하고 엑셀을 계속 밟았다는 말만 주장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버스회사 측에서도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우리가 운행기록표 분석해 보니까 1차 사고 낸 뒤에 2차 사고까지 그 1분 질주하는 시간 동안 브레이크를 안 밟고 액셀을 계속 밟은 걸로 표시가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던데요?

◆ 강병도> 버스기사는 운전에 대해서는 프로들입니다, 프로들. 잠시 당황할 수는 있지만 1분 넘게 계속 액셀을 밟아서 속도가 올라갔다는 것은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베테랑이라고 하더라도 너무 당황하면 혹시 밟을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 강병도> 일시적은 할 수 있죠. 그러나 1분여 넘는 기간 동안에 엑셀을 계속 밟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지 않습니까?

◇ 김현정> 이분이 경력이 얼마나 되신 분이었죠? 

◆ 강병도> 94년도에 입사해서 20년째 승무하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20년. 20년이나 된 분이 1분 동안 계속해서 엑셀을 밟을 가능성은 현장기사들이 보기에는 없다? 

◆ 강병도> 절대 없습니다, 그건. 

◇ 김현정> 그러면 다른 원인이 뭐가 가능할까요, 멀쩡히 잘 달리던 버스가? 

◆ 강병도> 그 이후에 인천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동일 차종입니다, 그게. 

◇ 김현정> 저상버스라고 하죠. 

◆ 강병도> 갑작스럽게 RPM이 올라가서 1.5배 이상을 가속상태에서 제동이 되지 않아서 결국은 버스가 인도 분리대하고 그다음에 인천공항 통근버스를 추돌해서 18명이 입원한 사고가 며칠 전에 났습니다. 그런데 기사들이 이걸 밝히기를 꺼립니다. 왜 그러냐 하면 혹시나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봐 그렇습니다. 

◇ 김현정> 불이익 당할까봐? 

◆ 강병도> 지금 인천 사고도 아직 원인도 밝혀지기 전에 회사에서는 기사가 대형사고를 냈다고 지금 해고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조합 측에서 사고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기 전까지는 징계를 못한다라고 제동을 걸고 있는 상태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강병도> 원인분석도 하기 전에 운전기사에게 불이익이 오니까 기사들은 이런 문제점이 있어도 그냥 감수하고 넘어가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교통사고는 특성상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최근에는 이제 블랙박스나 CCTV가 많이 설치되어 있잖아요. 그럴 경우에는 이제는 그 원인이 다소는 줄었습니다. 그러나 기사가 일을 하다가 돌아가신 경우에는 그 원인을 전부 기사 쪽으로 돌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경우를 기사들이 종종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라고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확한 수사결과는 더 지켜봐야겠습니다마는 1차 결과를 봤을 때 졸음운전으로 몰아가며 모든 걸 마무리 지으려고 하는 건 아닌가라는 부분에 대해서 버스기사 분들이 지금 제동을 걸고 나온 겁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을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강병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강병도 사무처장을 먼저 연결해 봤고요. 전문가들 시각은 어떨까요.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가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교수님 나와계시죠? 

경찰이 복원한 사고 버스 블랙박스 영상 캡쳐

◆ 김필수>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졸음만으로 설명 안 되는 부분이 바로 1차 추돌 이후에 단 20초 만에 버스가 시속 23km/h에서 78km/h까지 속도가 확 올라가요. 그리고는 1분 동안 마구 달립니다. 여기에 대한 부분인데....경찰은 기사의 실수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졸음이든 착각이든 뭐든 실수로 엑셀 밟은 거 아니냐,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어떻게 보세요? 

◆ 김필수> 실제로 1차 접촉 이후에 국선 구간에서 꺾어져서 최종 2차 사고까지 1분이 좀 넘고요. 전체적으로 또 속도도 20여 km/h에서 충동직전이 78km/h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1km를 좀 넘게 간 건데 가속페달을 실수를 하더라도 또 혹시 졸음 운전으로 밟고 있다 하더라도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1분 이상 지속적으로 계속 밟고 있었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운전을 보면, 영상에 나와 있듯이 최대한 차를 피하기 위해서 핸들을 돌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핸들을 차 오른쪽으로 돌리는 게 확인이 되죠. 

◆ 김필수> 그리고 마지막 우회전하는 것도, 원래 정규 코스에 차가 밀려 있기 때문에 부딪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갑자기 우회전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 부분이 1분 이상 가속 페달을 밟고 있으면서 핸들은 차를 피하고 있다는 게 앞뒤가 안 맞는 논리거든요. 그런 부분 자체가 설명이 지금 돼야 합니다. 왜냐하면 보통 아시다시피 졸음운전이라는 것은 깜빡 졸기 때문에 앞에 차를 충돌해서 서는 것이 기본이지 보통 가속페달 밟고 차를 피하고 있다라는 것은 졸음운전의 연속으로 보기에는 어렵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앞의 기사 분들하고 같은 생각을 그 부분에서 하시는 건데 그럼 원인이 뭔가. 급발진 가능성은 어떤가요. 청취자 분들도 지금 질문을 많이 주세요. 

◆ 김필수> 급발진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솔린 엔진 기반을 가지고 있을 때는 생길 수 있다고 얘기하거든요. 그러나 저도 급발진 연구를 십몇년을 하면서도 차사고 라는게, 운전자 실수냐 자동차 결함이냐 양대축 중에 하나거든요. 일단 급발진 가능성도요, 차 결함 쪽으로 어느 정도 얘기가 나왔을 때 급발진 얘기가 나와야지요, 또 급발진 얘기가 나오면 사건이 미궁으로 빠지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최종 단계에서 급발진 얘기가 냐와야 되지요. 그래서 사실 가장 조심스러운 부분이 급발진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섣불리 급발진이라고 말씀은 안 하시지만 일단 졸음 때문에 2차사고까지 갔다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라는 말씀이세요. 

◆ 김필수> 아직까지는 아니다, 그러나 정황상 1차 접촉사고가 분명히 졸음운전이라는 것은 확인이 되었기 때문에 그것도 염두에 둬야 되지만 그쪽에 너무 쏠려서 한 쪽만 강조한다면 상당히 위험한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되면 운전 기사가 모든 걸 다 뒤집어 쓰고 가는 거니까. 

◆ 김필수> 더욱이 운전자는 사망을 했기 때문에 더더욱 문제점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일부에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1차 사고가 났을 때 ECU라고 불리는 엔진제어장치에 고장이 생긴 거 아니냐. 이상이 생기면서 갑자기 버스가 정신 없이 달리기 시작한 거 아니냐, 가능성 어떤가요? 

◆ 김필수> 사실 ECU는 사람의 두뇌에 해당이 됩니다. 버스에도 장착이 되어 있고요. 그러나 ECU라고 불리는 것 자체가 조금 아까 말씀드린 '급발진의 한 종류다' 이런 말하고 똑같습니다. 그래서 ECU 관련 부분도 추후에 얘기가 나와야 되는 부분이고 그러나 분명히 의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분명히 1차 접촉사고 이후에 GPS, 즉 위치추적장치가 꺼져버렸거든요. 

◇ 김현정> 꺼졌어요. 고장이 나버렸습니다. 

◆ 김필수>GPS는 운전자가 임의로 끄기 전에는 꺼지는 부분이 아닌데..그리고 꺼질 이유도 없고 끈 이유도 없습니다, 영상을 보면... 

◇ 김현정> 그런데 고장이 났어요, 분명히. 

◆ 김필수> 맞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충돌에 의해서 문제가 생겼다는 뜻인데 이게 왜 꺼졌는지는 확인이 안 되고 있고요. 이게 꺼지다 보니까 ECU 같은 여러 가지 부분에 이상이 생긴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 건데 이 부분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경찰이 과연 그 부분을 얼마나 집중해서 수사하는가 이것도 2차 수사의 관건이 되겠네요. 

◆ 김필수> 맞습니다. 

◇ 김현정> 그나저나 2차 사고 직전 5초 분량 블랙박스가 복원이 안 돼요, 전부 복원이 됐는데 2차사고 직전 5초만 안 됩니다. 이건 왜 그런가요? 

◆ 김필수> 사실 두 가지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운행기록계가 있고요, 타코그래프 운행기록계가 우회전에서 꺾어지면서 이 영상이, 한꺼번에 운행기록계가 없어졌고요. 마지막 충돌되기 5초 전에 조금 전의 말씀대로 영상이 없습니다. 사실 마지막 부딪히기 전에 두 가지 정보가 다 중요하거든요. 하나만 있어도 추정을 할 수가 있는데요. 두 개가 모두 없어졌다는 것은 무슨 뜻이냐 하면 이게 우회전할 때 장벽하고 부닥치면서 문제가 된 것보다도 사실은 시속 78km/h는 차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거든요. 버스는 속도제한장치가 80km/h에 달려 있기 때문에 차가 낼 수 있는 최대한 속도를 내면서 정면충돌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앞부분이 모두 다 부서지면서 그때 충격으로 이 부분이 없어졌다 이렇게 보셔도 돼요. 그래서 사실 충격이 너무 강하다 보니까 복원을 하는 데 문제가 있는데 하필이면 두 개가 모두 없어졌다는 게 상당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 김현정> 예, 그렇군요. 이런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가면서 한 사람도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원인이 철저히 밝혀져야겠습니다. 김 교수님, 고맙습니다. 

◆ 김필수> 감사합니다. 
<기사 출처 : 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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