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6일 토요일

서울 도심에 양귀비가?


마약성분 없는 꽃이죠… 아편에 쓰이는 건 70여종 중 2종
22일 오후 광화문 광장. 봄 햇볕이 따뜻한 광장 주변에 놓인 돌 화분마다 꽃들이 만개했다. 맨드라미, 팬지 등 눈에 익은 꽃들 사이로 기다란 줄기 위에 빨간색, 주황색, 흰색 등 크고 화려한 둥근 꽃잎을 뽐내는 꽃이 눈에 띄었다. 양귀비다.<사진> 양귀비는 서울시청사를 장식한 화분에도, 서울시가 최근 한강공원에 만든 꽃밭에도 빠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대검 강력부가 펴낸 '2012년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단속된 마약류 사범 중 양귀비 사범은 582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아편 원료인 양귀비가 길거리와 한강공원 곳곳에 피어 있는데, 괜찮은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경용으로 심은 양귀비에는 마약 성분이 없다. 양귀비는 70여종이 있는데, 이 중 두 종류에만 마약 성분이 있다. 마약 성분이 있는 양귀비의 학명은 파파베르 솜니페룸 엘, 파파베르 세티게룸 디시. 이런 종류의 양귀비는 아편꽃이라고도 부른다. 이 두 종류는 익지 않은 열매를 따 즙을 내 말리면 마약인 아편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재배가 금지되어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안동현 마약수사대장은 "마약 성분이 있는 양귀비를 재배하려면 식약청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예전에는 시골 어르신들이 마약 성분이 있는 양귀비를 비상약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배탈이 났을 때 양귀비 열매의 진액을 먹이고, 소가 설사를 하면 양귀비 줄기를 달여 먹이기도 했다. 요즘에도 약으로 쓰기 위해 양귀비를 재배한 노인들이 경찰에 적발되는 경우가 있다.

조경용으로 심은 양귀비는 꽃양귀비(개양귀비), 캘리포니아 양귀비, 셜리 양귀비 등으로 5~6월에 활짝 꽃을 피운다. 원예가인 김봉찬 '더 가든' 대표는 "마약 성분이 있는 양귀비 열매는 지름이 2㎝ 정도로, 조경용 양귀비 열매보다 2배 이상 커서 쉽게 구별할 수 있다"고 했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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