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9일 화요일

車 도난방지시스템, ‘괴도 루팡’도 두손들었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011년 8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유령법인을 설립한 뒤 폐차 또는 등록 말소된 차량의 등록증을 이용해 도난·대포차 504대(64억원)를 러시아, 리비아, 요르단 등지로 밀수출한 조직을 적발했다.

언론에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자동차 도난 사건이다. 사실, 자동차는 집 다음으로 가치가 높은 재산이다. 내비게이션, 타이어 등 비싼 용품·부품을 장착하거나 귀중품 보관 장소로 이용하는 운전자도 많다.

덩달아 자동차를 대상으로 한 범죄도 자주 일어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국내에서 발생한 자동차 도난 건수는 8925건이었다. 검거 건수는 2926건으로 검거율은 32.8%에 불과했다.

도난 피해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자기차량 도난보험금 지급액은 지난 2009년 66억원에서 2010년 76억원, 2011년 86억원으로 늘었다. 2005년부터 도난차 기획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고급차는 범죄조직의 주요 표적이 돼 2009년 69건에서 2011년에는 90건으로 많아졌다.

자동차를 통째로 훔쳐가지 않더라도 차 안에 들어있는 귀중품을 가져가는 도난 사고도 많다. 타이어를 빼낸 뒤 벽돌로 받쳐 놓는 좀도둑도 있다.

자동차메이커들은 이에 첨단 도난 방지 및 보안 장치를 편의 및 안전 사양으로 채택해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에 나섰다.

◆키에 암호를 걸다

액션 영화나 스파이 영화에서 자동차 키를 복제한 뒤 차를 훔쳐 달아나는 장면은 한동안 단골 소재였다. 그러나 이 같은 키 복제는 옛일이 됐다. 암호가 내장된 키가 아니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이모빌라이저(Immobilizer) 장착이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BMW, 벤츠, 폭스바겐, 인피니티, 롤스로이스 등 수입차 메이커는 물론 국산차 메이커들도 이모빌라이저를 선호한다.

BMW와 롤스로이스 리모컨 키는 1000억개의 코드 조합으로 암호화돼 복제할 수 없다. 내부 온보드(on-board) 컴퓨터 시스템에는 비밀번호 설정 기능이 있어 키를 잃어버리거나 도난당했을 경우 서비스센터 방문을 통해 분실된 키 사용이 불가능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인피니티]초음파, 틸트 도난 방지 센서
인피니티 이모빌라이저는 엔진 시동을 끌 때마다 다음 시동 때 사용할 새로운 암호를 생성하기 때문에 저장된 암호를 복제해봐야 쓸모없다.

포드와 링컨 전 차종에는 운전자가 키 없이 보안암호만으로 차량의 문을 개폐할 수 있는 터치 센스 키패드가 장착돼 있다. 링컨 MKS에는 열 감지 터치 방식을 사용한 터치 센스 키패드가 적용됐다.

시큐리티 코드 키리스 엔트리는 열 감지 터치 방식으로 평소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다가 운전자가 다가가 B필러(차체와 지붕을 연결하는 기둥 중 앞문과 뒷문 사이) 부위에 손을 갖다 대면 숫자가 나타난다.

◆도둑이야, 소리친다

볼보가 개발한 개인통신단말기(PCC)는 고감도 심장 박동 센서로 침입자를 확인할 수 있는 포켓 사이즈의 키다. 리모컨 스마트키와 비슷하지만 차의 잠금 및 알람 활성화 상태 등을 100m 떨어진 거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낯선 사람이 침입하거나 생명체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면 즉시 녹색 및 적색 LED로 운전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폭스바겐도 실내 감지 센서 기능을 갖췄다. 실내에 침입자가 있으면 경고음을 낸다. 오픈카인 골프 카브리올레는 루프가 열린 상태에서도 실내 감지 기능을 작동할 수 있다.

벤츠는 혼자 운전하는 운전자를 위해 운전석 도어만 열리게 설정할 수 있는 키레스-고(KEYLESS-GO) 기능을 적용했다. 캐딜락도 도어가 잠긴 뒤에는 초음파 센서가 내부 움직임을 감지해 침입을 방지하는 모션 센서 기능을 채택했다.
◆차안에 금고가 있다 
[롤스로이스]Sprit of Ecstasy
롤스로이스 차에 부착된 ’환희의 여신상’은 백금으로 도금됐다. 가격은 450만원 가량이다. 당연히 좀도둑이 노린다. 롤스로이스는 도난을 막기 위해 문이 잠기면 보닛 안으로 들어가고 시동을 켜면 여신상이 나오도록 설정했다.

시동이 켜진 상태에서 여신상을 떼기 위해 일정량의 힘이나 충격을 가하면 보닛 안으로 들어간다.

벤츠는 발레파킹이나 대리운전 때 지갑이나 귀중품을 차 내부에 안심하고 둘 수 있는 글로브박스 도어록을 기본 사양으로 채택했다. 발레파킹할 때 매커니컬 키로 글러브박스를 잠그고 리모컨 키만 주차 직원에게 전달하면 된다.

◆견인, 맘대로 못한다

고급차를 통째로 견인해 훔쳐가는 경우도 있다. 벤츠와 폭스바겐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 차체 높낮이나 기울기가 달라질 경우 경고해주는 도난 방지 시스템을 채택했다.

벤츠 S600L과 뉴제너레이션 ML63 AMG 등에 장착된 견인 방지 및 도난경보 시스템은 중앙 팔걸이 부분 아래에 위치한 센서를 통해 차문이 잠겨 있을 때 실내 공간 전체에 단파 무선 신호를 발생시킨다.

이 신호가 손 등을 감지할 경우 알람이 울린다. 차가 견인되는 등 기울기가 변해도 알람이 작동한다.

◆끝까지 추적한다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차가 도난당했을 때 되찾아올 수 있는 추적 기능을 갖췄다. 현대차 블루링크와 기아차 유보가 대표적이다.

두 시스템은 차가 도난됐을 때 GPS 송수신 기능을 통해 도난차 위치를 확인해 추적하고 차와 센터 간 3G망을 활용해 속도를 30㎞/h 이하로 줄인 뒤 정차 이후에는 다시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원격 제어한다.

차 문이 잠금 상태에서 비정상적인 조작으로 열리면 고객센터 시스템 및 운전자 휴대폰으로 경보 메시지도 보낸다.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SOS 버튼만 누르면 긴급구난센터, 112, 119, 보험사 등으로 연결해주는 SOS 서비스 기능도 있다.

◆타이어에 자물쇠를 달다

타이어를 훔쳐가는 좀도둑도 있다. 차를 받치고 볼트를 조이거나 풀 수 있는 간단한 도구만 있으면 5분 안에 바퀴를 뺄 수 있고 따로 도난 방지 경보음이 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타이어 도난을 막기 위해 4개의 휠에 휠록볼트(Wheel lock bolt)를 적용했다. 정해진 공구가 아닐 경우 볼트를 풀거나 잠글 수 없는 장치다. 타이어를 빼내려 할 때 기울기가 달라지면 경고음도 낸다.

지프 랭글러는 차량 외부에 장착된 스페어타이어 도난을 막기 위해 휠 록킹 장비를 탑재했다. 록킹 장비를 해제할 수 있는 도구는 차량 소유주에게만 준다.
<기사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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