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난히 인기를 끌고 있는 우엉차. 몸에 이로운 사포닌 성분을 다량 함유한 덕분이다. 도라지차, 무차 등 뿌리식물로 만든 대용차도 몸을 따뜻하게 해 좋다.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
-추워지는 날씨, 代用茶가 인기
우엉·황기·무 등 뿌리식물… 따뜻한 성질로 겨울에 어울려
비릿한 냄새 강한 무차에 도라지차 섞어 단맛 더해
아침저녁 제법 차가워진 바람이 불면서 차(茶) 마시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차 중에서도 올해는 유난히 우엉차의 인기가 높다. 구수한 맛도 좋지만, 다이어트와 피부미용, 변비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중년 여성들에게 인기다. 경남 창녕에서 우엉차·도라지차·무차·뽕잎차·연잎차 등 대용차(代用茶·찻잎으로 만든 차를 제외한 나머지 차)를 만드는 '고암제다원'의 김종선씨는 "최근 우엉차 판매가 제일 많다"고 했다. "다이어트에 효과가 크다는 소문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맛이 구수해서 차를 모르는 분들도 거부감 없이 물이나 보리차 대신 마실 수 있고요."
◇우엉차 마시면 살 빠진다?
우엉차에 관심이 높아진 건 우엉이 다량의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음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인삼의 주요 성분이기도 한 사포닌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항암작용과 심장질환을 예방한다고 알려졌다. 김종선씨는 "겨울에는 뿌리식물이 몸에 좋다고 해서 우엉차 말고도 무차, 도라지 등 뿌리채소로 만든 차가 잘 나간다"며 "도라지는 감기에 좋고, 무차는 해독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건강카페 '카페 오디'를 운영하는 한약사 한승우씨는 "뿌리라고 겨울에 다 먹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뿌리 약재 중에서도 성질이 차가운 것과 뜨거운 것이 있습니다. 뜨거운 성질의 뿌리를 우려 먹는 게 좋지요. 예컨대 황기, 생강, 둥굴레는 따듯한 성질이니 겨울에 맞아요. 반면 맥문동은 차가운 성질이라 여름에 어울리죠."
홍차나 향차를 섞어 마시는 '티 블렌딩(teablending)'을 대용차에 적용해 즐기기도 한다. 김종선씨는 "주로 차를 많이 드신 분들이 블렌딩을 한다"며 "우엉차와 국화차, 도라지차와 무차를 블렌딩하면 더 맛있다"고 했다. "국화차는 떫고 쓴맛이, 무차는 비릿한 냄새가 처음 드시는 분들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강하죠. 구수하고 단맛이 있는 우엉차나 도라지차와 블렌딩하면 훨씬 마시기 쉽습니다."
대용차는 집에서 만들기 어렵지 않다. 우엉차는 우선 흙을 씻어낸 뒤 껍질을 벗긴다. 김씨는 "사포닌 성분이 껍질에 가장 많기 때문에 표면이 하얗게 될 정도로 벗기면 안 된다"고 했다. 우엉을 엄지손가락 길이의 얇은 편으로 자른 뒤 프라이팬에 진한 갈색이 되도록 볶아야 맛이 좋다. 프라이팬은 되도록 새것을 사용하거나, 대용차 전용을 따로 마련해두면 좋다. 프라이팬을 아무리 깨끗이 닦아도 음식 냄새를 완전히 없애기 힘들고, 그 음식 내가 우엉이나 도라지 등에 고스란히 배어나는 탓이다.
무차는 무를 엄지손가락 반 마디만 하게 잘라서 한나절 꼬들꼬들하게 말린 다음 우엉차와 마찬가지로 짙은 갈색이 되도록 볶는다. 도라지차는 통으로 말린다. 몸통이 약간 비틀어진다 싶을 정도로 마르면 프라이팬에 볶는다. 김씨는 "볶는 과정에서 도라지가 알아서 부서진다"고 말했다. 도라지 끄트머리는 갈색, 몸통은 연갈색이 나도록 볶으면 된다.
한승우씨는 "도라지와 황기·대추·생강, 그리고 가래를 삭혀주며 단맛을 더해주는 배와 함께 푹 끓여서 겨울에 마시면 좋다"고 말했다. 한씨는 황기차도 겨울에 마시면 건강에 이롭다고 했다. "황기를 흐르는 물에 씻어서 30~40분 이상 우려내세요. 생강이나 대추를 같이 넣어주면 더욱 좋아요. 황기는 제기동 약령시장 등에 가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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