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9일 목요일

"질소과자 오명 벗나"…정부, 포장 규칙 대거 손 본다



다음달 용역 발주, 제과류 포장 규정 대거 손질 예정

정부가 과대포장 논란을 낳고 있는 제과류 제품 포장들의 관련 규칙 개선에 본격 나선다.

9일 환경부에 따르면 과대포장을 방지하고 포장폐기물 발생 억제·재활용촉진을 위해 제품의 종류별 포장방법에 대한 기준을 정비하는 용역을 다음달 중으로 발주한다.

그 동안 제과류 포장에 대한 규정이 존재하긴 했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데다 업체들도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 이른바 '질소과자' 논란을 빚은 원인이 됐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이번 용역을 통해 실제 제과류 포장에 적합하도록 관련 규정을 대폭 손질할 예정이다.

이 처럼 환경부가 적극 발을 벗고 나선것은 제과류의 '뻥튀기'포장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기때문이다.

실제로 환경부가 2011년 6월부터 8월까지 과자류 62개 제품(국산 41개, 외산 21개)의 포장실태를 점검한 결과, 국산제품은 과도한 완충재 사용이나 공기주입으로 인해 내용물 대비 최대 6.5배(평균 2.5배) 큰 포장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3년간 국내 제과업체들의 과대 포장으로 인한 위반 건수는 577건에 달했고, 부과된 과태료는 모두 14억6000만 원에 이르렀다. 

과대 포장으로 적발된 경우는 2011년 159건(과태료 3억7551만 원), 2012년 227건(과태료 5억2188만 원), 2013년 191건(과태료 5억6410만 원) 등으로 포장 횟수를 위반하거나 포장공간 비율을 위반한 경우가 주로 문제가 됐다. 

더욱이 1년에 발생하는 생활폐기물 중 30~35%는 포장폐기물이다. 포장을 줄이면 환경보호는 물론 비용절감과 생활비 절감 등 일거다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뻥튀기 포장의 문제점에 공감, 지난해부터 판매과정에서 부스러지거나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품 포장 시 공기를 주입하는 경우 음식품류의 포장 공간 비율을 모두 35%로 제한했다. 음식료품류 중 제과류는 포장 공간 비율을 20% 이하로 제한하고 포장 횟수는 2차 이내로 제한했다. 

즉 봉지과자 등 질소포장을 할 경우 내용물이 65% 이상 들어있어야 하며, 박스포장(쿠키, 파이 등)의 경우 1차(혹은 2차) 포장재와 최종포장재의 비율이 80%(빈 공간이 20%) 이상이어야 한다고 개정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규정들도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내용물에 대한 규정이 아닌 1차 포장재에 대한 전체 포장의 비율에 대한 규정인데다 예외조항을 너무 많이 둬 되레 업체들의 '면죄부'로 전락했다는 비판이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제품의 부스러짐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넣은 완충재, 트레이 등도 1차 포장에 포함시켜 빈 공간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트레이와 완충재가 들어가는 상자의 경우 측정 시 가로 세로 높이 모두 실제보다 10mm의 여유 공간을 더 부여하도록 하고 있어 과대포장의 빌미가 되고 있다. 1차 포장을 크게 부풀리고 완충재 트레이 등을 많이 넣을 경우 2차 포장과의 비율이 좁혀져 법적 규정을 피해 갈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컨슈머리서치가 집계한 국내 제과류 과대포장 조사에 따르면 국내 4개 제과업체 과자 20종에 대해 포장비율을 측정한 결과 85%에 해당하는 17개 제품에서 내용물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과대포장을 막기 위해 제정된 환경부 규칙에 따른 비율로 계산하면 빈 공간 비율이 20%를 넘어 규정을 위반한 제품은 크라운제과 '쿠크다스'(53.5%)와 '초코하임'(34.6%),'연양갱'(26.5%),'버터와플'(21.4%), 롯데제과 '칙촉'(33.7%) 등 5종에 불과했다.

컨슈머리서치 백진주 부장은 "불필요한 포장을 억제해 소비자에 대한 눈속임도 막고 자원도 절약하기 위해 제정한 규칙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며 "해외처럼 국내 업계들이 자율적인 개선 노력을 게을리 하기 때문에 법적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문가와 업계, 시민사회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과대포장을 줄여나갈 수 있도록 포장 횟수, 포장 측정 방식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며 "민간단체와 협력해 자율 개선을 위한 모니터링 등도 강화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기사 출처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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