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주위 도는데 1만~2만년 "지구 질량의 10배… 증거 찾아"
태양계 가장자리에 9번째 행성(行星)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천문학 저널'에 실렸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캘텍) 마이클 브라운 교수 연구진은 20일(현지 시각) "명왕성보다 먼 곳에 지구보다 질량이 10배 큰 새로운 행성이 있다는 유력한 증거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태양 주위를 도는 천체를 말한다.
태양계에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8개의 행성이 공인된 상태다. 2006년 명왕성은 행성 아래 단계인 왜소행성으로 지위가 격하됐다.
태양계 9번째 행성의 상상도. 오른쪽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것이 태양이다. /미 칼텍 제공
공교롭게도 브라운 교수는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잃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해왕성 너머에는 50억년 전 태양계가 형성되던 당시에 행성으로 커지지 못한 작은 천체와 얼음 알갱이들이 구름처럼 퍼져 있다. 바로 '카이퍼 벨트(Kuiper belt)'이다. 브라운 교수는 2005년 이곳에서 명왕성보다 큰 왜소행성 에리스를 발견했다. 이로 인해 이듬해 명왕성은 왜소행성으로 강등됐다.
브라운 교수는 이번에 태양계 9번째 행성을 직접 관측하지는 못했다. 대신 카이퍼 벨트에서 태양을 도는 6개 천체의 공전 궤도를 증거로 제시했다. 이들은 태양에 가까워지면 한 점을 중심으로 모였다가 태양에서 멀어지면 제각각 흩어졌다. 브라운 교수는 "명왕성 너머에 있는 미지의 행성에서 나오는 중력에 이끌려서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행성에 '행성 9(Planet Nine)'란 별명을 붙였다. 행성 9는 태양을 한 번 도는 데 1만~2만년이 걸리는 것으로 추정됐다. 태양에 가장 가까울 때는 320억㎞, 가장 멀 때는 1600억㎞ 떨어져 있다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과학계는 9번째 행성의 존재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미국 사우스웨스트 연구소의 행성학자인 할 레비슨 박사는 네이처지 인터뷰에서 "그동안 새로운 행성에 대한 수많은 주장을 봤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논문을 심사한 프랑스 코트다쥐르대의 천체 궤도 전문가인 알레산드로 모비델리 교수는 9번째 행성에 대해 "확신한다"고 밝혔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기사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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