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27일 수요일

‘서촌의 명소’ 원서동을 거닐다

창덕궁 북쪽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한적하고 고요한 원서동이 나타난다. 한옥들이 빽빽하게 자리한 이 골목에 젊은 디자이너들이 삶의 터전을 잡으며 옛것과 현대미가 공존하는 서촌의 명소가 탄생됐다. 알콩달콩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원서동 길을 둘러봤다.


수제 햄버거 숍
버거뱅

원서동 초입에 3층 벽돌 건물의 수제 햄버거 매장 버거뱅이 자리해 있다. 오픈한 지 2개월 된 곳으로 매일 아침 구운 따뜻한 빵에 100% 쇠고기를 다져 만든 패티, 신선한 채소를 곁들인, 주인의 정성이 담긴 햄버거를 맛볼 수 있다. 미국 본토 맛의 햄버거를 먹으면서 2층 창 너머로 고즈넉한 한옥으로 물든 원서동 풍경을 감상하는 독특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인기 메뉴는 오리지널 수제 햄버거 ‘더 버거뱅 햄버거’.
주소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29 문의 02-765-5213

1 100% 쇠고기, 체더치즈, 베이컨, 토마토 등으로 만든 미국 오리지널 수제 햄버거 ‘더 버거뱅’. 9,000원. 2 2층 창가 자리에서는 한옥으로 물든 원서동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맞춤 청바지 숍 허정운 비스포크 데님
8년 동안 청바지만을 연구한 허정운 대표가 운영하는 이곳은 맞춤 청바지를 만드는 곳이다. 이미 청바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명소. 오래 입어 자연스럽게 생기는 내추럴한 멋을 위해 워싱이 없는 생지나 셀비지 원단만을 고집한다. 버튼, 지퍼 등의 부자재까지 원하는 것으로 고를 수 있는데, 부자재는 모두 해외에서 공수해 사용하고 있다. 조만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입점할 예정.
주소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94 문의 010-9366-1838

1 디자인 선택은 물론 지퍼, 버튼 등 다양한 부자재를 원하는 것으로 고를 수 있다. 2 이곳의 청바지는 오래 입은 듯 자연스럽고 내추럴한 멋이 난다. 3 쇼룸과 작업실이 함께 있는 허정운 비스포크 데님.


원서동 아지트 동네커피
변치 않는 창덕궁의 담 풍경이 좋아 원서동에 터를 잡았다는 동네커피. 어느덧 8년이 훌쩍 지나 이 골목의 터줏대감이 됐다. 사장의 정감 가는 인상과 입담 덕에 원서동 주민들의 아지트라 불린다고. 주 메뉴인 커피는 신맛, 쓴맛, 단맛의 밸런스와 보디감이 좋아 커피 애호가들도 찾아올 정도다.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대추라테, 생강청을 이용한 진저에이드, 생강차, 진저라테 등도 있으며 직접 구운 스콘, 달콤한 당근 케이크도 인기가 좋다.
주소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91 문의 02-763-2895

1 주인의 이름을 단 ‘진영커피’. 얼음이 없는 카푸치노로 메뉴판에는 없지만 손님이 요청하면 만들어준다. 4,500원. 2 은은한 빛의 조명을 활용해 감성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동네커피.


슈즈와 소품 셀렉트 숍 페얼스슈즈 브랜드 베니수아의 쇼륨 겸 다양한 소품을 판매하는 셀렉트 숍이다. 결혼 전 남편이 지금의 아내를 위해 손수 만든 슈즈를 선물한 것을 계기로 베니수아 브랜드가 탄생됐단다. 베니수아는 모던 스타일을 좋아하는 취향을 가진 이들을 저격하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슈즈 덕후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작곡과 인테리어를 전공한 부부의 감각적인 시선으로 세계 각지에서 바잉해온 흑인 음악 LP판, 레고 등을 장식해놓아 볼거리가 가득하다.
주소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101 문의 070-7867-9996

1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흑인 소울’ 충만한 LP판과 앨범을 만날 수 있다.
2 모던하면서 심플한 디자인이 멋스러운 베니수아 슈즈.
3 금술 좋은 부부가 운영하는 페얼스에서는 슈즈뿐 아니라 다양한 소품을 만나볼 수 있다.


모던의 미학 피브레노
Color Your Desk’ 콘셉트로 생동감 있는 컬러의 가죽 백과 티슈 케이스, 통장 케이스 등의 아이템을 전개하는 피브레노. 로마에서 공부한 해외파 디자이너는 어렸을 적 유난히 좋아하던 64색 크레파스를 떠올리며 컬러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절제된 디자인을 추구한다. 품질 좋은 가죽과 다채로운 컬러를 선보이는데, 인기 있는 컬러 아이템은 따로 주문해야 할 정도. 이곳 제품은 갤러리아백화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주소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106-1 문의 02-741-5495

1·2 생동감 있는 컬러의 피브레노 제품들을 반듯하게 디스플레이해 더욱 세련돼 보인다.


작은 목공소 머치니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해온 이진경씨가 운영하는 나무 공방 겸 리빙 소품 편집매장으로, 미적 감각이 돋보이는 원목 소품을 만나볼 수 있다. 매장 공간이 넓어 손재주 있는 지인들의 패브릭 쿠션, 인형 제품도 판매하고, 작업 공간 겸 인근 주민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동네커피 주인의 친언니가 운영하는 곳으로, 동네커피에서 차 한 잔 마신 뒤 들러도 좋겠다.
주소 서울 종로구 창덕궁3길 7 문의 02-765-2895

1 버려질 자투리 나무로 만든 문진과 연필꽂이.
2 지인들의 패브릭 쿠션, 인형 제품을 예쁘게 진열해 판매한다.


자연·생태 서점 목수책방
동네의 작은 헌책방 같은 조용한 분위기의 목수책방. 자연, 생태, 환경 관련 책을 만드는 출판사 목수책방이 운영하는 서점 겸 출판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전직 잡지기자 출신의 이곳 사장은 자연이 담긴 책을 만들고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생태 전문 서점을 차렸다고. 한쪽에는 자연을 주제로 한 책들을 아기자기하게 진열하고 다른 쪽은 사무실로 활용하고 있다.
주소 서울 종로구 창덕궁3길 5
문의 070-8152-3035

자연을 주제로 한 책들을 보기 쉽게 나란히 진열한 목수책방.


감성적인 디자인 디자인잡화점 54카드, 엽서, 주얼리 등 다양한 아이템을 디자인하는 브랜드 웨일투웨일의 오프라인 숍이다. 메인 제품은 입체적 인쇄 기법인 레터프레스 방식의 엽서. 한 장 한 장 아날로그 방식으로 찍어내 운치가 느껴지는 엽서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웨일투웨일 제품 외에 동물 모양의 나무 도마, 메모꽂이 등의 소품을 선보이는 낮잠 브랜드의 제품, 디자이너의 취향으로 셀렉트한 주얼리, 향초 등 감성적인 아이템을 만나볼 수 있다.
주소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108 문의 010-6726-4544

1 한옥의 서까래를 그대로 살린 인테리어가 이색적인 디자인잡화점 54. 2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동물을 모티브로 한 주얼리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3 아날로그 방식으로 한 장 한 장 찍어내는 엽서.


젠틀한 라운지웨어 모닝턴피브레노의 디자이너 남편이 운영하는 모닝턴은 젠틀한 영국 신사 느낌의 목욕 가운, 파자마, 쿠션 등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숍이다. 하루 일과를 마친 뒤 집에서 휴식 시간을 더욱 특별하게 보내자는 취지에 맞춰 촉감이 남다른 고급 소재를 사용한다. 특히 가운은 보온 효과가 좋고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외출할 때 코트로 활용하기에도 그만. 쿠션은 양복을 만들 때 쓰는 원단을 사용해 촘촘한 스트라이프, 페이즐리 등 독특한 패턴이 특징이다.
주소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120 문의 02-742-6463

1 양복 제작 원단으로 만든 쿠션. 2 모던하면서 클래식한 느낌이 멋스러운 모닝턴 내부.


가정식 수제 돈가스집 카페 란드리
원서동 빨래터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미술가와 뮤지션 남매가 운영하는 카페 란드리가 있다. 남매는 어릴 적 추억이 있는 원서동에 터를 잡고, 남동생이 집에서 즐겨 만들어 먹던 돈가스를 고스란히 메뉴판으로 옮겨놓았다. 집에서 만든 듯한 깨끗하고 신선한 돈가스를 제공하기 위해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최상급 등심을 튀겨낸다. 애완동물 동반 출입이 가능하다.
주소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124 문의 @laundry_seoul

1 주인 남매의 모습을 대변하는 그림 작품과 통기타로 한쪽 벽을 장식했다. 2 빈티지한 인테리어로 감각적인 공간을 완성했다. 3 가족에게 대접한다는 생각으로 정성스럽게 만든 가정식 돈가스. 1만2,000원.

<■진행 / 윤미애 기자 ■사진 / 김동연(프리랜서)>
<기사 출처 : 레이디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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