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9일 화요일

통신요금 밀리면 신용 깎이게 ‘섣부른 조치’ 역풍 맞은 SKT

ㆍ이통 3사 중 유일하게 적용 1년간 100만원 미납 때 등록
SKT “금감원 기준에 부합” 논란 일자 뒤늦게 등록 철회
SK텔레콤이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통신비 미납자를 신용평가사에 채무불이행자로 등록해오다가 논란이 일자 중단키로 했다. 통신비 미납 정보를 신용등급 산정 시 반영토록 하는 것은 현행 신용정보법에 따른 조치지만, 뚜렷한 소득 없이 소액결제 등을 자주 이용하는 10~20대가 신용불량자가 될 수도 있어 과도한 제재라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실이 19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SK텔레콤이 2012~2015년 신용평가사에 등록한 채무불이행자는 총 6만7356명으로 체납금액은 1219억9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KT와 LG유플러스는 채무불이행자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중 20%에 가까운 1만1492명은 실제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각종 금융거래와 통신비 미납실적 등이 반영된 결과다. 심한 경우 1등급에서 9등급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SK텔레콤에 의해 채무불이행이 고지된 사람 중 88명은 1등급에서 8등급으로, 3명은 1등급에서 9등급으로 신용이 추락했다. 

SK텔레콤 측은 “금융감독원은 4개월 동안 총액 10만원 이상 미납될 경우 등록하도록 하고 있지만 당사는 1년간 총 100만원 기준으로 적용 기준을 완화해서 시행했고, 3개월 이상 미납 고객은 사용을 일시정지해 미납요금이 더 이상 증가되지 않도록 조치했다”며 “신용불량 등록 대상은 3개월 동안 100만원 이상을 미납한 경우인데 비정상적으로 요금을 많이 쓰거나 대포폰에 명의가 도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미납자에 대해 제재를 안했을 경우 일반고객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고, 도덕적 해이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모바일 서비스를 즐겨 이용하면서도 소득은 많지 않은 10∼20대 청소년·청년들이 통신비 미납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실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이동통신 3사의 20대 휴대전화 이용요금 체납은 13만9185건, 511억6100만원에 달해 다른 연령대를 압도했다. 

30대는 8만8950건에 282억4300만원, 40대는 8만4867건에 223억3200만원 상당이 연체됐다. 10대의 통신비 연체 규모도 4만1280건, 80억2100만원에 달했다.

김 의원은 “이통사 중 유일하게 SK텔레콤이 통신요금 체납자에 대해 신용정보회사에 채무불이행 등록을 실시해 이들에 대한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대출 및 신용카드 이용 등 금융권 거래에 제한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판여론이 확산되자 SK텔레콤은 미납자에 대한 채무불이행 정보 등록을 즉시 중단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어려운 경제 여건, 특히 청년 세대의 취업난 등을 고려했다”며 “소액결제, 게임 아이템 구매가 연체로 이어지는 경우를 최소화하기 위한 안내 고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사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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