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골든타임까지 1시간도 안 남아...우리기업 경쟁력은 80점
생존기로에 선 한국기업
CEO,경제,경영학자 65명 설문
세계 경기 불확실성 높아지고
핵심기술 역량 미비 등 약점으로
수출 주도 경제구조 타격 불가피
“밤 11시 50분이후”평가도 27%
수출 경쟁력 높이기 위한 대책엔
“기술혁신 고부가 제품 승부” 압도적
“올해 매출,영업이익 전망도 잿빛”
10명 중 8명, 부정적 의견 내놔
2016 병신(丙申)년 새해에 우리 경제가 맞고 있는 운명의 시계는 몇 시일까. 국내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경제학자들이 진단한 우리 경제의 ‘운명의 시간’은 밤 11시를 가리키고 있다. 냉전 시대에 핵 전쟁 공포와 인류 멸망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만든 운명의 날 시계(dooms day clock)처럼 기업인들과 경제 전문가들이 체감하는 우리 경제 상황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1시간 앞둔 상태나 마찬가지다.
한국일보가 신년을 맞아 ‘한국 경제의 위기 실태와 해법’에 대해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대기업 CEO 45명과 국내 경제ㆍ경영학자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경제가 처한 운명의 시간을 ‘밤 11시 이후’로 답한 응답자가 64.4%였다. ‘밤 11시 50분 이후’, 즉 우리 경제가 극한의 위기를 맞을 수 있는 시간이 채 10분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고 본 응답자도 26.7%나 됐다.
이들은 한국 경제 위기의 가장 큰 요인(복수응답)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60.4%), ‘기업의 수출 경쟁력 상실’(54.7%), ‘중국의 경기 둔화’(39.6%), ‘가계부채’(30.2%) 등을 꼽았다. 전세계적 저성장에 따른 외부 요인과 치열한 경쟁에서 뒤처지는 우리 기업 등 내부 요인이 결합돼 나타난 위기라는 분석이다. 다만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노동개혁 입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과 달리 경제 위기 요인으로 ‘비효율적 노동시장’을 꼽은 CEO는 13.9%에 불과했다.
우리 기업이 당면한 문제는 크게 3가지로 집약됐다. 가장 큰 문제는 수출 주도의 경제구조에서 숙명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41.2%)이다. 두번째는 우리 기업들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핵심 기술 역량 미비’(28.6%)다. 과거에 일본 기업의 기술력과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에 끼어 고전했다면 지금은 빠르게 성장한 중국의 기술력에 쫓기고 일본의 가격 경쟁력에 밀리는 ‘신(新) 넛 크래커’ 상황을 맞고 있다. 일관된 방향 제시 없이 임기응변식으로 오락가락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 때문에 ‘불안정한 정부 정책’(12.7%)을 걸림돌로 꼽은 응답자도 많았다.
기업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CEO와 학자들의 시각이 엇갈렸다. CEO 응답자의 60%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경영의 가장 큰 위협으로 꼽았지만 학자들의 61%는 ‘핵심 기술역량 미비’를 기업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의 추격에 대비한 신산업 육성과 기존산업의 고부가가치화가 필요하지만 현재의 과학기술수준으로 이를 이룰 수 없다”며 “변화된 산업환경에 맞는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고 교육과 정부 연구 조직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점수로 환산해 봤다. 응답 CEO들에게 경영을 맡고 있는 기업의 경쟁력을 점수로 매겨달라고 한 결과 평균 80.7점이 나왔다. ‘B’ 학점을 간신히 넘긴 셈이다.
결국 기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CEO들도 경제학자들과 의견이 같았다.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 ‘기술혁신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74.6%)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선정한 미래성장 산업 중 성공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스마트 자동차(25.3%), 5세대 이동통신(11.4%), 지능형 반도체(11.4%), 착용형 스마트 기기(9.2%), 지능형 사물인터넷(IoT, 8.0%) 등을 꼽았다.
신년의 산업계 전망은 밝지 않았다. 응답자 10명 중 8명(80.6%)은 올해 우리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매출ㆍ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본 응답자는 19.2%에 불과했다. 다만 CEO들은 신년 고용계획에 대해 대부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71.1%)이라고 응답했지만 ‘고용을 늘리겠다’(18.4%)는 쪽이 ‘줄이겠다’(10.5%)는 쪽보다 많았다.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낸 이의영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성장과 양극화로 요약되는 경제적 상황은 획기적 해법을 찾기 쉽지 않다”며 “정부가 무리한 경기 부양 보다 저성장 국면에 적응하면서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정책적 역량을 우선적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한국일보>
생존기로에 선 한국기업
CEO,경제,경영학자 65명 설문
세계 경기 불확실성 높아지고
핵심기술 역량 미비 등 약점으로
수출 주도 경제구조 타격 불가피
“밤 11시 50분이후”평가도 27%
수출 경쟁력 높이기 위한 대책엔
“기술혁신 고부가 제품 승부” 압도적
“올해 매출,영업이익 전망도 잿빛”
10명 중 8명, 부정적 의견 내놔
2016 병신(丙申)년 새해에 우리 경제가 맞고 있는 운명의 시계는 몇 시일까. 국내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경제학자들이 진단한 우리 경제의 ‘운명의 시간’은 밤 11시를 가리키고 있다. 냉전 시대에 핵 전쟁 공포와 인류 멸망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만든 운명의 날 시계(dooms day clock)처럼 기업인들과 경제 전문가들이 체감하는 우리 경제 상황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1시간 앞둔 상태나 마찬가지다.
한국일보가 신년을 맞아 ‘한국 경제의 위기 실태와 해법’에 대해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대기업 CEO 45명과 국내 경제ㆍ경영학자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경제가 처한 운명의 시간을 ‘밤 11시 이후’로 답한 응답자가 64.4%였다. ‘밤 11시 50분 이후’, 즉 우리 경제가 극한의 위기를 맞을 수 있는 시간이 채 10분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고 본 응답자도 26.7%나 됐다.
이들은 한국 경제 위기의 가장 큰 요인(복수응답)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60.4%), ‘기업의 수출 경쟁력 상실’(54.7%), ‘중국의 경기 둔화’(39.6%), ‘가계부채’(30.2%) 등을 꼽았다. 전세계적 저성장에 따른 외부 요인과 치열한 경쟁에서 뒤처지는 우리 기업 등 내부 요인이 결합돼 나타난 위기라는 분석이다. 다만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노동개혁 입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과 달리 경제 위기 요인으로 ‘비효율적 노동시장’을 꼽은 CEO는 13.9%에 불과했다.
우리 기업이 당면한 문제는 크게 3가지로 집약됐다. 가장 큰 문제는 수출 주도의 경제구조에서 숙명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41.2%)이다. 두번째는 우리 기업들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핵심 기술 역량 미비’(28.6%)다. 과거에 일본 기업의 기술력과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에 끼어 고전했다면 지금은 빠르게 성장한 중국의 기술력에 쫓기고 일본의 가격 경쟁력에 밀리는 ‘신(新) 넛 크래커’ 상황을 맞고 있다. 일관된 방향 제시 없이 임기응변식으로 오락가락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 때문에 ‘불안정한 정부 정책’(12.7%)을 걸림돌로 꼽은 응답자도 많았다.
기업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CEO와 학자들의 시각이 엇갈렸다. CEO 응답자의 60%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경영의 가장 큰 위협으로 꼽았지만 학자들의 61%는 ‘핵심 기술역량 미비’를 기업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의 추격에 대비한 신산업 육성과 기존산업의 고부가가치화가 필요하지만 현재의 과학기술수준으로 이를 이룰 수 없다”며 “변화된 산업환경에 맞는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고 교육과 정부 연구 조직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점수로 환산해 봤다. 응답 CEO들에게 경영을 맡고 있는 기업의 경쟁력을 점수로 매겨달라고 한 결과 평균 80.7점이 나왔다. ‘B’ 학점을 간신히 넘긴 셈이다.
결국 기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CEO들도 경제학자들과 의견이 같았다.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 ‘기술혁신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74.6%)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선정한 미래성장 산업 중 성공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스마트 자동차(25.3%), 5세대 이동통신(11.4%), 지능형 반도체(11.4%), 착용형 스마트 기기(9.2%), 지능형 사물인터넷(IoT, 8.0%) 등을 꼽았다.
신년의 산업계 전망은 밝지 않았다. 응답자 10명 중 8명(80.6%)은 올해 우리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매출ㆍ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본 응답자는 19.2%에 불과했다. 다만 CEO들은 신년 고용계획에 대해 대부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71.1%)이라고 응답했지만 ‘고용을 늘리겠다’(18.4%)는 쪽이 ‘줄이겠다’(10.5%)는 쪽보다 많았다.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낸 이의영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성장과 양극화로 요약되는 경제적 상황은 획기적 해법을 찾기 쉽지 않다”며 “정부가 무리한 경기 부양 보다 저성장 국면에 적응하면서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정책적 역량을 우선적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한국일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