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영 에이스테크놀로지 대표가 4G LTE망 구축에 필요한 멀티 벤더 안테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범 기자]
인도에서 최근 3년간 2000억원을 번 사나이가 있다. 통신기지국에 들어가는 각종 안테나와 장비를 공급하는 코스닥 상장사 에이스테크놀로지의 구관영 대표다. 구 대표는 400개에 이르는 특허를 무기 삼아 급변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처했으며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역전 홈런을 날렸다. 인도 시장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13년부터다. 인도에서 처음으로 4G LTE 통신망을 구축하기로 한 통신사업자 '릴라이언스지오인포컴(Reliance Jio Infocomm)'은 에이스테크놀로지가 한국의 강소기업이라는 것을 알고 750만달러(약 82억원)어치 통신용 안테나와 장비를 공급해달라고 요청했다. 안테나 1만8600개, 컨테이너 150대 분량의 제품을 실어보냈다.
그러나 3개월 뒤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터졌다. 현지 인력이 안테나를 잘못된 방법으로 설치하는 바람에 안테나 커버에 균열이 생겼고 그 사이에 물이 스며들어 내부 커넥터가 부식된 것. 릴라이언스 측에서는 에이스테크놀로지에 즉각 클레임을 제기했다.
"우리 제품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대응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구 대표는 즉각 안테나 샘플을 챙겨 인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내가 왜 샘플을 들고 인도까지 와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인도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직접 대응하기로 했다.
뭄바이 릴라이언스 사옥에는 지오틴드라 태커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불신 가득한 눈으로 있었다. 구 대표는 정공법 대신 우회책을 택했다. 그는 "제품을 회의장에 들고 가 직접 설치하는 방법을 시연했다"면서 "하지만 설치를 잘못했더라도 물이 스며들지 않게 해야 했고 물이 스며들더라도 부식되지 않도록 만들어야 했는데 모든 것이 우리의 잘못"이라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
릴라이언스 측은 모든 제품을 다시 싣고 가서 수리하고 제품 스펙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계약서대로 안테나를 생산해 공급한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어이가 없었지만 모든 요구를 수행했다.
릴라이언스 측은 당초 얘기했던 물량의 10분의 1도 채 안되는 1000개 제품만을 실어보냈다.
"해당 물량만 수리를 부탁드리며 우수한 품질에 납기까지 잘 지켜줘서 늘 고맙게 생각한다"는 말과 함께. 에이스테크놀로지는 그 즉시 제품을 손봐서 인도에 다시 실어보냈다. 구 대표는 "그들도 내부 검토한 결과 에이스테크놀로지 잘못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큰 위기가 닥쳤지만 오히려 신뢰를 굳건히 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듬해 잭팟이 터졌다. 태커 사장이 "글로벌 기업인 독일 통신장비 회사 로젠버그에서 30%만 공급받고 나머지는 에이스테크놀로지에 주문하라"고 지시한 것. 이후 안테나 공급 규모가 10배 이상인 8300만달러(약 874억원)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에는 주문이 1억1000만달러(약 1244억원)로 늘었다.
이 덕분에 불황에도 회사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2012년 2853억원, 2013년 3156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2014년에는 427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은 44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에이스테크놀로지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안테나 6%, 통신용 필터 8%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2020년에는 점유율을 2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구 대표는 "1984년 국내 최초 카폰 안테나 개발을 시작으로 현재 4G LTE에 이르는 첨단 무선 고주파 시스템과 차세대 안테나에 이르기까지 지난 30여 년간 축적된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며 "수출과 내수 비중이 각각 70%, 30% 수준이었는데 지난해에는 수출 비중이 80% 이상으로 더욱 늘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공 행진이 가능한 것에 대해 에이스테크놀로지는 관련 특허 400여 개를 등록하고 연구개발(R&D)을 위해 매년 200억원 이상 투자할 정도로 기술력을 높이는 데 혼신을 다한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2011년 월드클래스 300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구 대표는 '자동차 전장'과 '방산'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구 대표는 "이동통신에 들어가는 무선기술은 군용 장비에도 적용된다"며 "방산 분야에서 국내에는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에 안테나와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매일경제>
인도에서 최근 3년간 2000억원을 번 사나이가 있다. 통신기지국에 들어가는 각종 안테나와 장비를 공급하는 코스닥 상장사 에이스테크놀로지의 구관영 대표다. 구 대표는 400개에 이르는 특허를 무기 삼아 급변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처했으며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역전 홈런을 날렸다. 인도 시장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13년부터다. 인도에서 처음으로 4G LTE 통신망을 구축하기로 한 통신사업자 '릴라이언스지오인포컴(Reliance Jio Infocomm)'은 에이스테크놀로지가 한국의 강소기업이라는 것을 알고 750만달러(약 82억원)어치 통신용 안테나와 장비를 공급해달라고 요청했다. 안테나 1만8600개, 컨테이너 150대 분량의 제품을 실어보냈다.
그러나 3개월 뒤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터졌다. 현지 인력이 안테나를 잘못된 방법으로 설치하는 바람에 안테나 커버에 균열이 생겼고 그 사이에 물이 스며들어 내부 커넥터가 부식된 것. 릴라이언스 측에서는 에이스테크놀로지에 즉각 클레임을 제기했다.
"우리 제품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대응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구 대표는 즉각 안테나 샘플을 챙겨 인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내가 왜 샘플을 들고 인도까지 와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인도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직접 대응하기로 했다.
뭄바이 릴라이언스 사옥에는 지오틴드라 태커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불신 가득한 눈으로 있었다. 구 대표는 정공법 대신 우회책을 택했다. 그는 "제품을 회의장에 들고 가 직접 설치하는 방법을 시연했다"면서 "하지만 설치를 잘못했더라도 물이 스며들지 않게 해야 했고 물이 스며들더라도 부식되지 않도록 만들어야 했는데 모든 것이 우리의 잘못"이라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
릴라이언스 측은 모든 제품을 다시 싣고 가서 수리하고 제품 스펙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계약서대로 안테나를 생산해 공급한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어이가 없었지만 모든 요구를 수행했다.
릴라이언스 측은 당초 얘기했던 물량의 10분의 1도 채 안되는 1000개 제품만을 실어보냈다.
"해당 물량만 수리를 부탁드리며 우수한 품질에 납기까지 잘 지켜줘서 늘 고맙게 생각한다"는 말과 함께. 에이스테크놀로지는 그 즉시 제품을 손봐서 인도에 다시 실어보냈다. 구 대표는 "그들도 내부 검토한 결과 에이스테크놀로지 잘못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큰 위기가 닥쳤지만 오히려 신뢰를 굳건히 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듬해 잭팟이 터졌다. 태커 사장이 "글로벌 기업인 독일 통신장비 회사 로젠버그에서 30%만 공급받고 나머지는 에이스테크놀로지에 주문하라"고 지시한 것. 이후 안테나 공급 규모가 10배 이상인 8300만달러(약 874억원)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에는 주문이 1억1000만달러(약 1244억원)로 늘었다.
이 덕분에 불황에도 회사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2012년 2853억원, 2013년 3156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2014년에는 427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은 44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에이스테크놀로지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안테나 6%, 통신용 필터 8%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2020년에는 점유율을 2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구 대표는 "1984년 국내 최초 카폰 안테나 개발을 시작으로 현재 4G LTE에 이르는 첨단 무선 고주파 시스템과 차세대 안테나에 이르기까지 지난 30여 년간 축적된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며 "수출과 내수 비중이 각각 70%, 30% 수준이었는데 지난해에는 수출 비중이 80% 이상으로 더욱 늘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공 행진이 가능한 것에 대해 에이스테크놀로지는 관련 특허 400여 개를 등록하고 연구개발(R&D)을 위해 매년 200억원 이상 투자할 정도로 기술력을 높이는 데 혼신을 다한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2011년 월드클래스 300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구 대표는 '자동차 전장'과 '방산'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구 대표는 "이동통신에 들어가는 무선기술은 군용 장비에도 적용된다"며 "방산 분야에서 국내에는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에 안테나와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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