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 주요 대학의 정시 모집 추가 합격이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몇가지 이변이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인문 계열 간판 학과인 경영학과의 최종 합격점이 같은 대학 중·하위권 학과보다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치의학과가 치과의사의 공급 과잉 세태 속에 등록 포기자가 속출, 거듭 추가 합격에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학과 최종 합격점 농경제사회학부•소비자아동학과보다 낮아
합격점이 큰 폭으로 떨어진 고려대 경영대학 [사진=중앙포토]
법대가 사라진 인문 계열 대학에서 왕좌를 차지했던 경영학과가 한두 차례 추가 합격자를 모집해 충원하는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합격선이 크게 무너졌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19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경영학과의 정시 모집 정원 78명 가운데 2명이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아 예비 2번(추정)까지 추가 합격시킨 결과 최종 합격점이 531.7점(수능 표준점수 800점 기준)으로 하락했다. 이는 서울대에서 비교적 합격점이 낮은 편으로 알려진 농경제사회학부의 최종 합격점 533.1점과 소비자아동학부 532.9점보다 더 낮은 것이다. 당초 입시 기관별로 예상된 534~538점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영학과의 형편은 더 심각했다. 정시 모집에서 113명을 선발하는 연세대 경영학과는 두 차례 추가 합격에 나서 예비 153번(추정)까지 합격시키는 바람에 최종 합격점이 693.1점(수능 표준점수 900점+학생부 100점 기준)까지 하락했다. 이 동대학 문화인류학과의 695.5점, 문헌정보학과 695.2점보다 2점 이상이나 낮은 것이다. 최종 합격점이 가장 높은 과로 추정되는 응용통계학과 698.8점보다 무려 5.7점이 뒤졌고, 경영학과 최초 합격선 703.6점보다는 10점이나 차이가 난다.
정시에서 86명을 뽑는 고려대 경영학과도 2차 추가 합격선이 예비 42번(추정)의 693.0점(수능 표준점수 900점+학생부 100점)이다. 최초보다 5.9점 떨어졌으며, 경제학과 696.9점보다 3.9점 낮다. 배치표의 하위권에 속한 보건정책관리학과의 추가 합격점 694.6점, 독어독문학과의 694.5점보다도 낮아진 기현상을 보였다.
정시에서 86명을 뽑는 고려대 경영학과도 2차 추가 합격선이 예비 42번(추정)의 693.0점(수능 표준점수 900점+학생부 100점)이다. 최초보다 5.9점 떨어졌으며, 경제학과 696.9점보다 3.9점 낮다. 배치표의 하위권에 속한 보건정책관리학과의 추가 합격점 694.6점, 독어독문학과의 694.5점보다도 낮아진 기현상을 보였다.
연세대와 고려대 경영학과의 최초 합격자들이 서울대 등에 중복 합격하며 이탈하는 현상은 과거에도 왕왕 있었지만 이번처럼 이탈자가 대거 속출해 합격선이 큰 폭으로 무너지고 서울대 경영학과까지 등록 포기자가 나온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수능이 다소 변별력 있게 출제된 이번 입시에서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하는 실제 합격선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던 인문계 최상위 모집 단위의 안정 지향 눈치작전이 심했다고 분석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위험하다고 판단, 한 계단 또는 한 급간 낮춰 쓰다 보니 낮은 점수로 지원한 ‘배짱’ 지원자들이 득을 봤다”고 설명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위험하다고 판단, 한 계단 또는 한 급간 낮춰 쓰다 보니 낮은 점수로 지원한 ‘배짱’ 지원자들이 득을 봤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경영학과가 인문 계열의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예외가 아님을 보여 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서울대 경영학과의 등록 포기자가 취직이 보장된 경찰대 등의 중복 합격으로 이탈했을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인문 계열에서 상대적으로 경영학과가 취업에 유리한 편이지만, 인문 계열 취업 자체가 대폭 줄었고 금융권이 위축되며 경영학과의 메리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영학과의 등록 포기자가 취직이 보장된 경찰대 등의 중복 합격으로 이탈했을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인문 계열에서 상대적으로 경영학과가 취업에 유리한 편이지만, 인문 계열 취업 자체가 대폭 줄었고 금융권이 위축되며 경영학과의 메리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치과대학도 추가 합격으로 겨우 정원 채워
치과의사의 공급 과잉 및 불투명한 전망 등으로 치의학과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사진=pololofreack30, 픽사베이]
자연 계열에서 전통적으로 의대와 함께 선호도가 높았던 치과대학도 2016학년도 입시에서 ‘굴욕’을 당했다. 서울대 치대의 경우 45명 전원을 수시 모집으로 뽑는 가운데 3명의 미등록자를 정시에서 선발했으나 이들마저 모두 등록을 포기해 예비 후보들을 차례로 추가 합격시켰다. 1차 추가 합격자 3명 중 2명이 또다시 등록을 하지 않아 2차 추합을 통해 겨우 선발 인원을 채웠다. 3명 모집에 5명을 충원해 충원율 166.7%를 기록했다. 2016년 정시 모집 단위에서 최고 충원율이다. 지난해 충원율 0%, 2014학년 6명 모집에 4명 추합된 66.7%에 비해 매우 높다. 서울대 치대를 포기한 5명은 군외 대학인 KAIST로 이동했거나 중복 지원한 다군의 의대로 갔을 것으로 점쳐진다. 충원이 필요 없는 서울대 의대와 비교되는 상황이다.
서울대 치대 다음으로 선호되는 연세대 치의학과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 22명 정시 모집 합격자 중 11명이 이탈해 1차 추가 합격을 시켰으나 또다시 미등록이 발생, 2차에 7명, 3차에 1명, 4차에 3명으로 잇따라 충원을 해야 했다. 지난해 15명 정시 모집에 1~4차에 걸쳐 5명을 충원한 것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서울대 치대를 포기한 학생 중 2명은 우리 학원 출신으로, 다른 대학 의대에도 합격해 결국 의대를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1명도 타 대학 의대나 공대에 중복 합격해 빠져 나갔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세대 치의학과 미등록자는 서울대 이공 계열이나 타 대학 의대를 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치과의사의 전망이 예전만 못하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병원급으로 가기보다는 개원을 해야 하는 처지에서 막대한 투자비용과 치열한 경쟁이 부담되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사 출처 : 중앙일보>
<기사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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