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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직·취준생은 부담스러워"…경제적 부담 우려
A(60)씨는 부인과의 성격 차이로 황혼 이혼을 한 후 5년 만에 어렵게 재혼을 결심했다. 자녀가 출가한 뒤 도심생활을 접고 귀농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함께 고향에서 노후를 보낼 동반자를 찾고 싶었다. A씨는 지인의 소개로 가치관이 비슷하게 느껴지는 한 여성을 만날 수 있었다. 그녀의 남편은 지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A씨와 그녀는 성격 뿐만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시각 등이 잘 맞았고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교제 4개월차로 접어들어 그녀와의 재혼을 진지하게 고민하던 중 A씨는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쳤다. A씨의 자녀들이 상대 여성의 자녀가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재혼을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A씨에게도 이 부분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그녀의 자녀들은 결혼은 커녕 취업도 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재혼을 하게 되면 아버지 노릇을 어느정도 해야 할 텐데 경제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걱정되는 대목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결정을 내리기에 따라서는 재혼 후 고향에서 귀농 생활을 하겠다는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든 것이다.
애초 늘 꿈꿔왔던 귀농 중심의 노후 구상 때문에 재혼을 결심한 건데 자칫하다가는 상대 여성의 자녀가 취업할 때까지 뒷바라지를 해야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가족을 부양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A씨는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녀의 자녀들이 아직 취업을 못했다는 현실을 따져보면 재혼을 해야 할지 주저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공사에 근무하는 B(60)씨도 상대 자녀의 직업이 걸림돌이 됐다. 올해 초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한 그는 지금까지 2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아직 재혼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처음 만난 여성의 자녀는 대학 졸업반으로 취업을 준비 중이었고 두번째 만난 여성의 자녀는 웨딩플래너였다.
B씨는 자신의 자녀들이 각각 대기업과 공직에서 일하는 점을 감안해 상대 여성의 자녀들도 안정적인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길 바랐다. 이 때문에 B씨에게 만남을 주선할 때 상대 자녀의 직업을 중요한 조건 중 하나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결혼정보회사 관계자는 귀띔했다.
반대로 교직에 있는 C(54·여)씨는 상대 남성과의 만남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위축되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은 학교라는 안정적인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20대인 두 아들이 아직 취업을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C씨는 지난해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한 후 지금까지 가진 4차례 만남에서 이렇다 할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황혼 재혼을 하려는 50~60대 중노년층이 늘고 있다. 높아진 이혼율, 길어진 평균수명 등이 원인이다. 결혼정보회사 닥스클럽의 최예화 매칭팀장은 "50대 중반 이후의 이혼·사별한 남녀의 가입이 늘고 있다"며 "3~4년 전 재혼을 원하는 전체 회원 중 50대 중반 이후의 남녀는 20% 정도였지만 지금은 25~30% 정도로 늘었다"고 말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결혼에 성공한 회원 가운데 2011∼2014년 재혼한 부부 500쌍을 조사한 '재혼회원 표준모델'에서도 51세 이상의 황혼 재혼을 한 회원은 지난해 남성 13.8%, 여성 3.9%에서 올해 각각 15.0%, 4.4%로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재혼은 3만6073건으로 이 중 50대 이상의 '황혼 재혼'은 남성 1만7744건, 여성 1만2311건으로 전체의 83.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의 경우 자녀가 장성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취업난이 심한 요즘에는 자녀의 직업은 나이나 연소득, 학력 등과 함께 재혼을 결정짓는 중요한 조건이 되고 있다. 최근 재혼 만남 자리에서 상대에게 "자녀는 직업이 뭐예요?"라고 묻는 질문이 서슴지 않고 나오는 이유이다.
최 팀장은 "회원들은 상대 자녀가 의사 등 비교적 고학력의 좋은 직업을 가진 경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장성한 자녀가 무직이거나 취업준비생인 경우에는 재혼 후에도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만큼 부담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이웅진 대표도 "청년실업이 만연한 상황에서 자녀의 취업 여부는 상대와의 만남에서 자신감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며 "황혼 재혼의 경우 기왕이면 상대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이 가능한 좋은 직장에 다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재혼을 원하는 남성의 자녀보다 여성의 자녀의 취업 여부는 황혼 재혼을 하는 데 중요한 조건으로 여겨진다. 취업을 할 때까지 자녀들은 주로 남성의 경제력에 의지하게 되는데 재혼을 원하는 여성의 자녀, 특히 아들이 취업을 못 한 상황이라면 상대 남성에게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듀오의 김미연 주임은 "한국사회가 경제권을 가지고 있는 남성중심의 사회이다 보니 여성 쪽에 경제적 자립을 못한 아들이 있으면 남성이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의 아들이 있는데 직업이 없다면 재산분할 등을 하는데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듀오가 지난달 전국 20~30대 미혼남녀 427명(남성 208명, 여성 2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부모의 재혼에 반대한다고 한 254명(59.5%) 중 가장 많은 135명(31.6%)이 '재산상속 등의 문제로 가족간 불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를 든 응답자 중 남성은 87명, 여성은 48명인 것으로 보아 남성이 재산상속 분쟁 등에 더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님 각자의 재혼 찬반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을 묻는 질문에서도 남성 중 64명(30.8%)은 '부모님 재산'을 제일 많이 꼽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재혼을 할 때는 여전히 재산, 연소득 등 경제력을 많이 보지만 취업난이 심해져 이제는 자녀의 직업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갈수록 재혼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사 출처 : 뉴스1코리아>
"무직·취준생은 부담스러워"…경제적 부담 우려
A(60)씨는 부인과의 성격 차이로 황혼 이혼을 한 후 5년 만에 어렵게 재혼을 결심했다. 자녀가 출가한 뒤 도심생활을 접고 귀농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함께 고향에서 노후를 보낼 동반자를 찾고 싶었다. A씨는 지인의 소개로 가치관이 비슷하게 느껴지는 한 여성을 만날 수 있었다. 그녀의 남편은 지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A씨와 그녀는 성격 뿐만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시각 등이 잘 맞았고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교제 4개월차로 접어들어 그녀와의 재혼을 진지하게 고민하던 중 A씨는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쳤다. A씨의 자녀들이 상대 여성의 자녀가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재혼을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A씨에게도 이 부분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그녀의 자녀들은 결혼은 커녕 취업도 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재혼을 하게 되면 아버지 노릇을 어느정도 해야 할 텐데 경제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걱정되는 대목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결정을 내리기에 따라서는 재혼 후 고향에서 귀농 생활을 하겠다는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든 것이다.
애초 늘 꿈꿔왔던 귀농 중심의 노후 구상 때문에 재혼을 결심한 건데 자칫하다가는 상대 여성의 자녀가 취업할 때까지 뒷바라지를 해야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가족을 부양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A씨는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녀의 자녀들이 아직 취업을 못했다는 현실을 따져보면 재혼을 해야 할지 주저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공사에 근무하는 B(60)씨도 상대 자녀의 직업이 걸림돌이 됐다. 올해 초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한 그는 지금까지 2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아직 재혼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처음 만난 여성의 자녀는 대학 졸업반으로 취업을 준비 중이었고 두번째 만난 여성의 자녀는 웨딩플래너였다.
B씨는 자신의 자녀들이 각각 대기업과 공직에서 일하는 점을 감안해 상대 여성의 자녀들도 안정적인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길 바랐다. 이 때문에 B씨에게 만남을 주선할 때 상대 자녀의 직업을 중요한 조건 중 하나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결혼정보회사 관계자는 귀띔했다.
반대로 교직에 있는 C(54·여)씨는 상대 남성과의 만남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위축되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은 학교라는 안정적인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20대인 두 아들이 아직 취업을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C씨는 지난해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한 후 지금까지 가진 4차례 만남에서 이렇다 할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황혼 재혼을 하려는 50~60대 중노년층이 늘고 있다. 높아진 이혼율, 길어진 평균수명 등이 원인이다. 결혼정보회사 닥스클럽의 최예화 매칭팀장은 "50대 중반 이후의 이혼·사별한 남녀의 가입이 늘고 있다"며 "3~4년 전 재혼을 원하는 전체 회원 중 50대 중반 이후의 남녀는 20% 정도였지만 지금은 25~30% 정도로 늘었다"고 말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결혼에 성공한 회원 가운데 2011∼2014년 재혼한 부부 500쌍을 조사한 '재혼회원 표준모델'에서도 51세 이상의 황혼 재혼을 한 회원은 지난해 남성 13.8%, 여성 3.9%에서 올해 각각 15.0%, 4.4%로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재혼은 3만6073건으로 이 중 50대 이상의 '황혼 재혼'은 남성 1만7744건, 여성 1만2311건으로 전체의 83.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의 경우 자녀가 장성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취업난이 심한 요즘에는 자녀의 직업은 나이나 연소득, 학력 등과 함께 재혼을 결정짓는 중요한 조건이 되고 있다. 최근 재혼 만남 자리에서 상대에게 "자녀는 직업이 뭐예요?"라고 묻는 질문이 서슴지 않고 나오는 이유이다.
최 팀장은 "회원들은 상대 자녀가 의사 등 비교적 고학력의 좋은 직업을 가진 경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장성한 자녀가 무직이거나 취업준비생인 경우에는 재혼 후에도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만큼 부담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이웅진 대표도 "청년실업이 만연한 상황에서 자녀의 취업 여부는 상대와의 만남에서 자신감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며 "황혼 재혼의 경우 기왕이면 상대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이 가능한 좋은 직장에 다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재혼을 원하는 남성의 자녀보다 여성의 자녀의 취업 여부는 황혼 재혼을 하는 데 중요한 조건으로 여겨진다. 취업을 할 때까지 자녀들은 주로 남성의 경제력에 의지하게 되는데 재혼을 원하는 여성의 자녀, 특히 아들이 취업을 못 한 상황이라면 상대 남성에게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듀오의 김미연 주임은 "한국사회가 경제권을 가지고 있는 남성중심의 사회이다 보니 여성 쪽에 경제적 자립을 못한 아들이 있으면 남성이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의 아들이 있는데 직업이 없다면 재산분할 등을 하는데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듀오가 지난달 전국 20~30대 미혼남녀 427명(남성 208명, 여성 2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부모의 재혼에 반대한다고 한 254명(59.5%) 중 가장 많은 135명(31.6%)이 '재산상속 등의 문제로 가족간 불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를 든 응답자 중 남성은 87명, 여성은 48명인 것으로 보아 남성이 재산상속 분쟁 등에 더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님 각자의 재혼 찬반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을 묻는 질문에서도 남성 중 64명(30.8%)은 '부모님 재산'을 제일 많이 꼽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재혼을 할 때는 여전히 재산, 연소득 등 경제력을 많이 보지만 취업난이 심해져 이제는 자녀의 직업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갈수록 재혼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사 출처 : 뉴스1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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