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서 없앨 수 있는 마지막 부품.
그것은 바로 사이드 미러(side mirror)이다.
차량의 양쪽으로 툭 튀어나와 있어 공기 저항을 늘릴 뿐 아니라 소음의 원인이 되는 사이드 미러.
이 사이드 미러를 없애면 차량의 무게가 줄고 공기 저항도 줄어 자동차 연비가 5% 가까이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저마다 이 사이드미러를 없앨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아우디가 사이드미러를 없앤 미래형 자동차를 선보인 이후 자동차 박람회에서도 단골처럼 등장하는 소재가 되었다.
그동안은 자동차가 원래 그렇지, 하고 보아 넘겨왔지만 사이드미러 없는 자동차를 찾다보니, 과연 자동차가 미끈하게 생긴 것이 저 사이드미러가 '당나귀 귀'쯤으로 보이게 됐다고나 할까.
하지만 사이드미러 없이 어떻게 운전을 하겠는가. 고개를 빼고 사이드미러를 봤다 뒤를 봤다 하며 진땀을 빼던 초보운전 시절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자동차 주행에 꼭 필요한 것이 사이드미러 일지니, 그리하여 옆에서 오는 차, 뒤에서 오는 차 잘 지키라고 자동차의 양쪽 옆을 차지하는 '자동차의 귀'가 된 것 아니겠는가.
이런 사이드미러를 대신할 소재로 꼽히는 것은 카메라와 모니터이다.
차량 외부에 카메라를 달고 내부에는 모니터를 달아, 카메라에 비치는 차량 옆과 뒤의 모습을 차량 내부의 모니터로 보는 것인데, 자동차 업체마다 이 카메라와 모니터를 어디에 달 것인가를 두고 경쟁중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폭스바겐은 차량 양옆에, 혼다는 사이드미러 아래에, 그리고 다른 회사는 차량 옆의 배기구처럼 튀어나온 곳에 카메라를 숨기는 식으로 제각기 카메라 위치를 잡고 있다. 또한 모니터를 운전석의 왼쪽에 둘 것인가, 문에 붙여 운전자의 무릎 정도 위치에 둘 것인가, 운전석과 조수석의 중앙에 네비게이션 처럼 설치를 할 것인가도 제각기 다르다.
이렇게 자동차 업체마다 사이드미러를 대체할 기술로 카메라를 도입하는 이유는 차량 옆쪽으로 사각지대가 생기는 거울방식의 사이드미러와 달리, 카메라는 시야각이 90도가 넘어 사각지대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녹화 기능까지 담는다면 차량의 블랙박스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에도 이 사이드미러 대체 기술인 이른바 '사이드패드'를 개발한 업체가 있다. 자동차 업체마다 제각기 카메라와 모니터 위치를 정하고 있는 것처럼, 이 업체도 자기만의 카메라 위치를 갖고 있는데, 지금의 사이드미러가 있는 바로 그 자리다. 사이드미러를 떼어내고 그 자리 바깥쪽에는 카메라를 달고, 안쪽에는 100만 화소의 5인치 모니터를 다는 방식인데, 이 방식으로 우리나라 특허는 물론 일본과 유럽 특허까지 땄다. 모니터를 운전자 다리 옆이나 운전석 가운데 두면 차를 몰다가 시선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모니터를 원래 사이드미러 자리에 근접하게 두기 때문에 기존의 사이드미러를 보던 습관에 맞춰 차량 좌우를 볼 수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 업체 대표인 조성호 사장이 이 기술을 개발하는데 걸린 시간이 6년,
쏟아부은 돈이 20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지금은 해외 자동차 업체인 GM과 수출 협상이 진행중이고 상하이 자동차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요즘은 사이드미러에도 전동식을 사용하고 열선 등이 들어가면서 가격이 100만원이 넘는 제품이 많은데, 이 사이드패드의 경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하면 한 대에 20만원 정도로 가격을 추정하고 있다. 이런 제품이 개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동차 튜닝동호회 등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데, 아직은 제품을 팔 수가 없는 실정이다.
자동차 안전기준에 대한 규칙에 '후사경'에 대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자동차의 좌우와 뒤편을 확인할 수 있는 '후사경'이 있어야 한다고 돼 있는데, 후사경이란 뒤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뜻이어서 거울이 아니고서는 이 '후사경' 조항을 충족시킬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조항 때문에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쓸 수가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 부처에서도 관심을 가져, 국가기술심의위원회에 규제개혁 안건으로 상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세계 자동차 기준이 바뀌기 전까지는 국내 기준을 완화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거울'에 한정해놓은 '후사경'의 정의에 '모니터'까지 포함시킬 것이냐의 논의가 국제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니 이를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안전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쉽사리 규제를 풀 수 없다는 입장도 이해는 된다. 그동안 거울로 사용해온 사이드미러를 카메라로 대체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점도 면밀히 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해외 업체들도 이 사이드미러 규제를 바꾸기 위한 논의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니만큼 자동차에서 사이드미러가 사라지는 날이 곧 다가올 수도 있겠다.
그 논의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볼 수는 있겠지만, 국내 업체에서도 쓸만한 대체 기술을 개발해놓은 마당이니 우리 정부도 국제 기준을 바꾸는 논의에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왕 기준을 바꾸는 김에 국내 기술이 국제 기준으로 선정이 된다면 막대한 수출 효과나 특허 수입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할지라도, 세계는 넓고 기술의 힘은 한계가 없지 않은가.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의 기업이 갖고 있는 좋은 기술을 국제 무대에 소개하고 국제기준 제정을 위해 힘을 쓰는 모습을 바래보는 것은 지나친 기대일까? 우리 업체의 기술이 적용된 사이드미러 없는 자동차를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날이 올지 기다려 봐야겠다.
<기사 출처 : KBS>
그것은 바로 사이드 미러(side mirror)이다.
차량의 양쪽으로 툭 튀어나와 있어 공기 저항을 늘릴 뿐 아니라 소음의 원인이 되는 사이드 미러.
이 사이드 미러를 없애면 차량의 무게가 줄고 공기 저항도 줄어 자동차 연비가 5% 가까이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저마다 이 사이드미러를 없앨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아우디가 사이드미러를 없앤 미래형 자동차를 선보인 이후 자동차 박람회에서도 단골처럼 등장하는 소재가 되었다.
그동안은 자동차가 원래 그렇지, 하고 보아 넘겨왔지만 사이드미러 없는 자동차를 찾다보니, 과연 자동차가 미끈하게 생긴 것이 저 사이드미러가 '당나귀 귀'쯤으로 보이게 됐다고나 할까.
하지만 사이드미러 없이 어떻게 운전을 하겠는가. 고개를 빼고 사이드미러를 봤다 뒤를 봤다 하며 진땀을 빼던 초보운전 시절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자동차 주행에 꼭 필요한 것이 사이드미러 일지니, 그리하여 옆에서 오는 차, 뒤에서 오는 차 잘 지키라고 자동차의 양쪽 옆을 차지하는 '자동차의 귀'가 된 것 아니겠는가.
이런 사이드미러를 대신할 소재로 꼽히는 것은 카메라와 모니터이다.
차량 외부에 카메라를 달고 내부에는 모니터를 달아, 카메라에 비치는 차량 옆과 뒤의 모습을 차량 내부의 모니터로 보는 것인데, 자동차 업체마다 이 카메라와 모니터를 어디에 달 것인가를 두고 경쟁중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폭스바겐은 차량 양옆에, 혼다는 사이드미러 아래에, 그리고 다른 회사는 차량 옆의 배기구처럼 튀어나온 곳에 카메라를 숨기는 식으로 제각기 카메라 위치를 잡고 있다. 또한 모니터를 운전석의 왼쪽에 둘 것인가, 문에 붙여 운전자의 무릎 정도 위치에 둘 것인가, 운전석과 조수석의 중앙에 네비게이션 처럼 설치를 할 것인가도 제각기 다르다.
이렇게 자동차 업체마다 사이드미러를 대체할 기술로 카메라를 도입하는 이유는 차량 옆쪽으로 사각지대가 생기는 거울방식의 사이드미러와 달리, 카메라는 시야각이 90도가 넘어 사각지대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녹화 기능까지 담는다면 차량의 블랙박스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에도 이 사이드미러 대체 기술인 이른바 '사이드패드'를 개발한 업체가 있다. 자동차 업체마다 제각기 카메라와 모니터 위치를 정하고 있는 것처럼, 이 업체도 자기만의 카메라 위치를 갖고 있는데, 지금의 사이드미러가 있는 바로 그 자리다. 사이드미러를 떼어내고 그 자리 바깥쪽에는 카메라를 달고, 안쪽에는 100만 화소의 5인치 모니터를 다는 방식인데, 이 방식으로 우리나라 특허는 물론 일본과 유럽 특허까지 땄다. 모니터를 운전자 다리 옆이나 운전석 가운데 두면 차를 몰다가 시선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모니터를 원래 사이드미러 자리에 근접하게 두기 때문에 기존의 사이드미러를 보던 습관에 맞춰 차량 좌우를 볼 수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 업체 대표인 조성호 사장이 이 기술을 개발하는데 걸린 시간이 6년,
쏟아부은 돈이 20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지금은 해외 자동차 업체인 GM과 수출 협상이 진행중이고 상하이 자동차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요즘은 사이드미러에도 전동식을 사용하고 열선 등이 들어가면서 가격이 100만원이 넘는 제품이 많은데, 이 사이드패드의 경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하면 한 대에 20만원 정도로 가격을 추정하고 있다. 이런 제품이 개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동차 튜닝동호회 등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데, 아직은 제품을 팔 수가 없는 실정이다.
자동차 안전기준에 대한 규칙에 '후사경'에 대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자동차의 좌우와 뒤편을 확인할 수 있는 '후사경'이 있어야 한다고 돼 있는데, 후사경이란 뒤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뜻이어서 거울이 아니고서는 이 '후사경' 조항을 충족시킬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조항 때문에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쓸 수가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 부처에서도 관심을 가져, 국가기술심의위원회에 규제개혁 안건으로 상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세계 자동차 기준이 바뀌기 전까지는 국내 기준을 완화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거울'에 한정해놓은 '후사경'의 정의에 '모니터'까지 포함시킬 것이냐의 논의가 국제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니 이를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안전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쉽사리 규제를 풀 수 없다는 입장도 이해는 된다. 그동안 거울로 사용해온 사이드미러를 카메라로 대체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점도 면밀히 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해외 업체들도 이 사이드미러 규제를 바꾸기 위한 논의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니만큼 자동차에서 사이드미러가 사라지는 날이 곧 다가올 수도 있겠다.
그 논의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볼 수는 있겠지만, 국내 업체에서도 쓸만한 대체 기술을 개발해놓은 마당이니 우리 정부도 국제 기준을 바꾸는 논의에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왕 기준을 바꾸는 김에 국내 기술이 국제 기준으로 선정이 된다면 막대한 수출 효과나 특허 수입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할지라도, 세계는 넓고 기술의 힘은 한계가 없지 않은가.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의 기업이 갖고 있는 좋은 기술을 국제 무대에 소개하고 국제기준 제정을 위해 힘을 쓰는 모습을 바래보는 것은 지나친 기대일까? 우리 업체의 기술이 적용된 사이드미러 없는 자동차를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날이 올지 기다려 봐야겠다.
<기사 출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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