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도전 1]한평생 쳇바퀴처럼 돌다 퇴출… 우리네 인생 닮았구나 50대 여행작가 임택-퇴직 오권태씨
세계여행을 떠나는 오권태 씨(왼쪽)와 임택 씨가 여행을 함께할 종로 12번 마을버스 ‘은수’ 위에 앉아 손을 흔들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다가오는 겨울 페루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어쩌면 길에서 ‘은수’를 만날 수도 있다. 은수는 9년간 서울 종로3가와 혜화동 서울대병원을 오가며 서민의 발이 됐던 ‘종로 12번’ 마을버스다. 여행작가 임택 씨(54)와 30년 은행원 생활을 마치고 퇴직한 오권태 씨(56)가 25인승 마을버스에 붙인 애칭이다. 버스회사(은수교통)에서 따온 이름이지만 긴 여정을 함께할 동반자로서 두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두 사람을 태운 은수는 10월 초 판문점에서 첫 시동을 걸고 부산항으로 향한다. 은수가 배에 실려 페루 리마 항으로 떠나면 두 사람은 비행기로 이동한다. 이후 1년간 남미 북미 북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등 5개 대륙 6만 km를 누비는 긴 여정을 시작한다. 평생 은행과 집을 쳇바퀴처럼 오간 오 씨와 수입 오퍼상으로 일하다 4년 전부터 여행작가로 일하기 시작한 임 씨가 처음 도전하는 모험이다. 두 사람은 2년 전 한 여행작가학교에서 만났다. ‘5060’이라는 공통점 덕택에 금방 친해졌고 “세계일주를 하겠다”는 임 씨의 꿈에 오 씨가 적극 동의하면서 도전이 시작됐다.
이들은 저축한 돈과 퇴직금을 털어 각자 3000만 원을 냈다. 이 정도 돈이면 호화 여객선을 탈 수도 있지만 마을버스를 선택했다. 임 씨는 “좁은 동네만 오가는 마을버스의 단조로운 인생이 집과 직장만 오가는 우리의 삶과 비슷해 보였다”며 “마을버스에게도, 나에게도 새 삶을 선물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지난해 1200만 원을 주고 ‘은수’를 데려왔다. 버스는 손볼 곳이 많았다. 안데스 산맥 등 해발 3000m가 넘는 고지대를 이겨내기 위해 라이닝을 새로 달고 엔진브레이크를 바꾸는 등 대수술을 거쳤다. 버스 안에는 스티로폼과 합성가죽으로 침실도 만들었다. 간단한 조리시설까지 갖춰 소박하지만 캠핑카 흉내를 냈다.
두 사람은 세계 일주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했다. 임 씨는 자동차 정비기술을 배우고 요리학교에도 등록했다. 자동변속기 차량만 운전할 줄 알았던 오 씨는 아예 대형차량 면허를 땄다. 오 씨는 임금피크제로 3년간 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과감히 포기하고 올해 1월 다니던 은행을 그만뒀다.
6000만 원 가운데 버스 구입과 개조 비용, 운송비, 기름값 등을 제외하면 실제 여행 경비는 2000만 원 남짓. 모자라는 경비는 여행 도중 아르바이트로 충당할 계획이다. 임 씨는 “아르헨티나 목장에서 하루 일하면 5만 원 일당을 준다고 한다. 둘이서 열흘 일하면 100만 원은 거뜬히 벌 수 있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두 사람은 “우리 같은 베이비부머들이 삶을 이유로 꿈을 내려놓지 않았으면 한다. 100세 시대인데 꿈을 가져야 남은 50년을 재밌게 살지 않겠나”라며 환하게 웃었다. 두 사람은 페이스북을 통해 마을버스 여행기를 전할 예정이다.
<기사 출처 : 동아일보>
세계여행을 떠나는 오권태 씨(왼쪽)와 임택 씨가 여행을 함께할 종로 12번 마을버스 ‘은수’ 위에 앉아 손을 흔들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다가오는 겨울 페루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어쩌면 길에서 ‘은수’를 만날 수도 있다. 은수는 9년간 서울 종로3가와 혜화동 서울대병원을 오가며 서민의 발이 됐던 ‘종로 12번’ 마을버스다. 여행작가 임택 씨(54)와 30년 은행원 생활을 마치고 퇴직한 오권태 씨(56)가 25인승 마을버스에 붙인 애칭이다. 버스회사(은수교통)에서 따온 이름이지만 긴 여정을 함께할 동반자로서 두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두 사람을 태운 은수는 10월 초 판문점에서 첫 시동을 걸고 부산항으로 향한다. 은수가 배에 실려 페루 리마 항으로 떠나면 두 사람은 비행기로 이동한다. 이후 1년간 남미 북미 북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등 5개 대륙 6만 km를 누비는 긴 여정을 시작한다. 평생 은행과 집을 쳇바퀴처럼 오간 오 씨와 수입 오퍼상으로 일하다 4년 전부터 여행작가로 일하기 시작한 임 씨가 처음 도전하는 모험이다. 두 사람은 2년 전 한 여행작가학교에서 만났다. ‘5060’이라는 공통점 덕택에 금방 친해졌고 “세계일주를 하겠다”는 임 씨의 꿈에 오 씨가 적극 동의하면서 도전이 시작됐다.
이들은 저축한 돈과 퇴직금을 털어 각자 3000만 원을 냈다. 이 정도 돈이면 호화 여객선을 탈 수도 있지만 마을버스를 선택했다. 임 씨는 “좁은 동네만 오가는 마을버스의 단조로운 인생이 집과 직장만 오가는 우리의 삶과 비슷해 보였다”며 “마을버스에게도, 나에게도 새 삶을 선물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지난해 1200만 원을 주고 ‘은수’를 데려왔다. 버스는 손볼 곳이 많았다. 안데스 산맥 등 해발 3000m가 넘는 고지대를 이겨내기 위해 라이닝을 새로 달고 엔진브레이크를 바꾸는 등 대수술을 거쳤다. 버스 안에는 스티로폼과 합성가죽으로 침실도 만들었다. 간단한 조리시설까지 갖춰 소박하지만 캠핑카 흉내를 냈다.
두 사람은 세계 일주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했다. 임 씨는 자동차 정비기술을 배우고 요리학교에도 등록했다. 자동변속기 차량만 운전할 줄 알았던 오 씨는 아예 대형차량 면허를 땄다. 오 씨는 임금피크제로 3년간 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과감히 포기하고 올해 1월 다니던 은행을 그만뒀다.
6000만 원 가운데 버스 구입과 개조 비용, 운송비, 기름값 등을 제외하면 실제 여행 경비는 2000만 원 남짓. 모자라는 경비는 여행 도중 아르바이트로 충당할 계획이다. 임 씨는 “아르헨티나 목장에서 하루 일하면 5만 원 일당을 준다고 한다. 둘이서 열흘 일하면 100만 원은 거뜬히 벌 수 있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두 사람은 “우리 같은 베이비부머들이 삶을 이유로 꿈을 내려놓지 않았으면 한다. 100세 시대인데 꿈을 가져야 남은 50년을 재밌게 살지 않겠나”라며 환하게 웃었다. 두 사람은 페이스북을 통해 마을버스 여행기를 전할 예정이다.
<기사 출처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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