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타임즈·인가젯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은행업무가 아닌 일반 상품 결제에 정맥인식 결제방식이 적용된 것은 이 시스템이 처음이다. 퀵스터 창업자인 프레드릭 레이프란드는 “결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초가 채 안 걸린다”며 “신용카드·현금을 사용할 때의 번거로움과 위조·사기 가능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돈이나 신용카드를 소지하지 않고도 각종 물건·서비스를 살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사전에 등록한 자신의 생체정보나 차량번호 등을 은행계좌·신용카드와 연동시켜 단순 접촉만으로 계산을 끝내는 식이다. 주머니·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등의 움직임을 생략했다는 점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신용카드보다도 한발 앞선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사용자의 고유정보나 부착 기기 등을 금융 결제와 바로 연결하는 시스템이 속속 등장하는 까닭은 편리함과 신속성 때문이다. 가방 속에 넣어둔 지갑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거나, 어지러운 물건 속에서 신용카드를 찾는 일을 줄일 수 있다. 또 현금이 없어도 바로 결제가 가능하고, 도난·분실·위조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비단 결제뿐만 아니라 보안·통신·인력관리·마케팅 등에까지 응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다. 일각에선 앞으로 생체인식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이런 기능이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티페이서비스 홍종우 대표는 “핀테크(Fintech, 파이낸셜과 테크닉의 합성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금융서비스와 IT기술의 융합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며 “결제시간 및 위험을 줄여주는 효과 외에도 플라스틱 카드 제작에 따른 비용 절감과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중화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IT업계의 전망이다. 아직까진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나 모바일 카드가 더 익숙한데다, 관련 스캐너·단말기 등이 충분히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한 은행은 2000년대 초반 지문만으로 잔액조회와 계좌이체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해 IT업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 금융 거래 시스템은 현재 은행 내부 직원용으로만 쓰고 있다. 설치·유지 비용은 큰데 고객 이용률은 현저하게 떨어진 게 원인이었다.
극단적인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05년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문인식을 통해 시동을 거는 고급 자동차를 강탈하기 위해 괴한이 운전자의 손가락을 절단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결제시스템이 확산하면 범죄자가 돈을 빼가기가 더욱 힘들어지는 만큼, 범죄의 잔혹함이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실리콘이나 고무 등으로 가짜 지문을 만들거나, 차량번호판을 위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위변조 가능성으로부터 100% 안전하다고 장담하기도 힘들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위원은 “현실적인 걸림돌이 많기 때문에 생체인식이나 웨어러블 수단을 통해 바로 결제하는 기능이 단기간에 확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은 본인 인증을 위한 보완·대체수단으로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기사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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