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사립 여대의 총장과 친분이 있는 양 행세하며 대학교수 채용을 미끼로 돈과 외제차에 오피스텔까지 가로챈 목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 서부지법 형사2단독 신형철 판사는 사기와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57) 목사에게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김 목사는 2012년 6월 또 다른 김모씨에게 접근해 모 여대 교수로 채용되게 도와주겠다고 속여 1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해당 대학 총장을 잘 아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교수로 채용되려면 이 대학 기독교 모임에 후원금을 내는 게 좋다"고 속여 김씨로부터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 목사는 "학교 재단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데 좋은 차로 '폼'을 잡아야 한다"고 속여 김씨가 4천만원짜리 외제 승용차 구매 대금을 대신 내게 하기도 했다.
김 목사가 김씨에게 알려준 교수 채용에 이르는 길은 보통의 정성으로는 부족했다.
김 목사는 이번에는 서울 용산에 있는 2억원짜리 오피스텔에도 눈독을 들였다.
그는 "대학 총장과 그의 남편이 운영하는 재단에 소속돼야 빨리 교수로 채용될 수 있는데 재단 임원으로 등재되려면 오피스텔을 헌당하겠다는 내용의 증명서를 써야 한다"고 속였다.
이를 믿은 김씨는 주민등록초본 등 각종 서류를 전달했지만 김 목사는 오피스텔을 재단이 아니라 자신의 교회 명의로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도 김 목사는 2013년 3월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건물을 교회 용도 등으로 쓰겠다며 건물 일부를 먼저 인도받고 나서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이듬해 10월까지 건물 전체를 마음대로 사용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김 목사는 결코 평범한 목회자는 아니었다. 앞서 2007년 3월 사기죄 등으로 징역 2년을, 2008년 7월 무고죄로 징역 6월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나서 2009년 9월 말 출소했다.
신 판사는 "피고인은 과거 사기죄 등을 저질러 실형 전과가 세 차례나 있음에도 목사라는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내용이 극히 불량함에도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하며 피해 회복에 노력하지 않아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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