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철을 맞아 입맛을 살리면서 관광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떠나보자.
한국관광공사는 ‘길따라, 맛따라’를 주제로 도심 맛집여행지로 광주광역시, 전북 남원, 전남 여수, 대구, 경북 포항, 강원도 속초, 충북 단양, 충북 옥천, 경남 창원 등 9곳을 추천했다.
◇떡갈비와 무등산옛길(광주 광산구 광산로)=광주 오미(五味) 중 하나인 송정 떡갈비는 다진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네모로 빚어 구워진다. 뼛국이 곁들여지며 채소에 싸 먹는 게 특징이다. 배를 채운 뒤 무등산 옛길에서 역사와 문화를 배우며 산책하듯 걸어보자. 산책 후 10여 가지 반찬이 차려지는 무등산 보리밥거리에서 출출함을 달랠 수 있다. 서양식 옛 건축물과 전통 한옥이 한 공간에 자리한 양림동도 빼놓으면 아쉽다.
◇‘광한루연가’는 별미를 싣고(전북 남원시 요천로)=5월 말에 ‘남원 춘향제’가 열려 광한루원·요천·춘향테마파크 등이 들썩인다. 광한루원은 우리나라 정원의 진수다. 광한루·오작교·영주각·방장정 등이 호수 내에 있다. 버드나무 고목이 물에 비쳐 신록을 실감케 한다. 남원시내는 추어탕·한우·한정식 등이 유명하다.
◇장어에서 서대까지(전남 여수시 오동도로)=붕장어를 이용한 장어탕과 장어구이 외에 여름 보양식으로 인기 있는 경도의 갯장어 샤부샤부를 5월부터 맛볼 수 있다. 사계절 음식 서대도 5∼6월 가장 많이 잡힌다.
여기에 여수십경 중 1경인 오동도, 국내 최대의 단층 목조건물인 여수 진남관(국보 304호), 고소동 언덕에 자리한 천사벽화골목, 국내 최초로 바다를 횡단하는 여수해상케이블카, 남해안 해산물의 집결지인 여수수산시장과 수산물특화시장 등 즐길 것이 넘친다.
◇고분군과 닭똥집 골목(대구 동구 불로동)=불로동 야산에 있는 고분들은 삼국시대 이 지역 토착 세력의 분묘로 추정된다. 오랜 세월 잊혀졌다가 그 역사가 재조명되면서 고분 210여기가 발굴·복원됐다. 1500여년 전에 만들어진 고분 사이로 시대를 넘나드는 오솔길은 완만하다.
마무리는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이 제격이다. 고소하고 쫄깃한 튀김똥집은 잊을 수 없는 맛을 느끼게 한다.
◇걷고, 먹고, 즐기고(경북 포항시 송라면 보경로)=내연산계곡, 기청산식물원, 영일대해수욕장, 죽도시장, 포항운하 등 봄 정취를 즐길 곳이 많다.
먹거리도 풍성하다. 뱃사람들이 즐겨 먹던 물회는 포항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싱싱한 회와 채소를 넣은 물회 한 그릇에 나른한 몸이 깨어나는 듯하다. 굵직한 전복에 고소한 참기름으로 맛을 낸 전복죽과 죽도시장 칼제비도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준다.
소백산을 끼고 남한강이 굽이쳐 흐르는 충북 단양의 도담삼봉. 관광공사 제공
내처 구룡포까지 가도 좋다. 1971년 문을 연 제일국수공장에서는 아직도 해풍에 국수를 말리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구룡포 토속 음식인 모리국수와 달인이 만들어주는 찐빵도 별미다.
◇설악의 봄을 담은 산나물 요리와 몽글몽글한 학사평 순두부(강원도 속초시 이목로 등)=산 내음 가득한 상차림이 식욕을 자극한다. ‘점봉산 산채’는 곰취를 비롯한 햇나물과 한의원에서나 볼 수 있는 석잠풀, 맥문동 뿌리, 헛개나무 열매 등 산야초로 건강한 식탁을 차린다. 산나물의 특성에 따라 효소로 맛을 내기도 하고 데쳐서 소금과 참기름으로 가볍게 양념한다.
학사평 콩꽃마을에 자리한 80여개 식당은 매일 순두부를 만든다.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해 부드러우며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설악산에 자생하는 꽃과 나무로 조성한 설악산자생식물원, 닭강정과 활어회로 유명한 속초관광수산시장, 갯배를 타고 구경하는 아바이마을도 이색적이다. 항구, 방파제, 속초 등대전망대, 영금정 등이 어우러진 동명항에서 봄 바다를 느끼고 척산온천에서 여행의 피로를 푼다.
◇마늘 음식 먹고 수려한 풍광을(충북 단양군 단양읍 도전5길)=단양은 석회암 지대의 비옥한 토양과 일교차가 큰 기후로 단단하고 저장성이 강한 육쪽마늘로 유명하다. 마늘을 이용한 약선음식·한정식·떡갈비는 물론 구경시장에는 마늘순대, 마늘만두, 흑마늘닭강정 등 마늘 먹거리가 풍성하다.
깨끗한 자연만큼이나 풍경도 아름답다. 도담삼봉과 석문으로 시작해 사인암과 상·중·하선암 등 단양팔경의 수려한 풍경, 양방산에서 보는 단양 읍내와 주변 산수는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양방산활공장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것도 단양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시(詩)향 가득한 금강 길과 올갱이국의 앙상블(충북 옥천군 옥천읍·안내면 일대)=옥천의 옛 번화가인 구읍에서 시작해 장계국민관광지를 거쳐 금강변을 아우르는 수려한 산책로는 호젓한 봄날 가족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시 ‘향수’를 쓴 정지용의 생가가 있는 구읍은 상점 간판조차 시구로 단장돼 있다. 골목길만 유유자적 걸어도 시 향이 물씬 풍긴다. 장계국민관광지는 시·예술·호반·산책이 어우러진 가족 쉼터다. ‘향수100리길’과 연결되는 금강변의 마을도 호젓한 정취를 자아낸다.
올갱이(다슬기) 요리는 옥천 여행의 덤이다. 식당들이 금강에서 직접 잡은 올갱이를 식탁에 내는데, 올갱이국과 무침의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그때 그 시절의 가족 나들이 공간(경남 창원시 진해구 중원로터리)=5월의 진해구는 사람과 벚꽃에 가려졌던 구도심의 다양한 매력을 드러낸다. 중원로터리(진해8거리)에 자리한 진해군항마을역사관은 1920년대와 현재의 진해 모습을 비교해볼 수 있는 진해 근대 여행의 시작점이다. 중원로터리에서 뻗어나가는 여덟 개 도로를 따라 오랜 세월을 간직한 공간들이 자리한다.
먹거리도 다양하다. 역사관에서 만나는 경화당제과의 ‘진해콩과자’, 커피 한잔하며 음악과 그림을 즐길 수 있는 ‘흑백’, 옛 진해해군통제부 병원장 사택(등록문화재 제 193호)에 자리한 ‘선학곰탕’ 등이다. 현재의 진해를 대표하는 진해제과 벚꽃빵도 별미다.
<기사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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