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이며, 옛 이름은 숭량산(嵩梁山)이라 한다. 장가계에서 가장 먼저 역사서에 기록된 명산으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중국 100대 명산 중의 하나로 선정됐다. 중국TV 광고에서 산 위 바위 동굴에서 구름이 뿜어져 나오며 경비행기가 그 사이로 날아다니는 바로 그 장면의 산이다. ‘장가계의 혼(魂)’ 또는 ‘상서(湘西)의 최고의 신산(神山)’으로 불린다. 삼국시대인 263년 절벽이 무너지면서 천문동(天門洞)이 생겼고, 오왕 손휴가 이를 길조로 여겨 ‘천문산’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고 한다.
추위에 떨면서도 모처럼의 설경을 즐기기 위해 천문산 잔도를 걷고 있다.
2006년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중국 최고 여행지를 조사한 결과, 만리장성, 진시황 병마용, 황산, 태산과 더불어 최고의 여행지로 천문산이 꼽혔다. 하늘로 통하는 문은 그 자체만으로 신비감을 자아낼 뿐 아니라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늘로 통하는 문이면, 우리 지리산에 있는 통천문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통천문은 단순히 지상에서 하늘로 통하는 문이지만, 천문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반대의 개념이 강했다. 사람으로 치면 정수리와 코 윗부분을 천문혈이라 한다. 천문은 정확히 그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정상 바로 아래 구름을 뿜어내는 코의 위치, 그 지점에 천문동굴이 있다. 그래서 천문산이라 이름 붙여졌을 성싶다. 정상엔 천문산사(天門山寺)와 불상 등이 있어, 하늘과 직접 내통하는 듯했다.
세계 최장거리의 케이블카를 타고 천문산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케이블카를 타고 본천문동굴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 천문산의 기이하고 환상적인 설경을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추위를 무릅쓰고 걷고 있다.
천문산은 여섯 가지 신비한 수수께끼와 네 가지 불가사의로도 유명하다. 여섯 가지 수수께끼는 첫째, 천장미영(天藏迷影). 정상 절벽에 왜 귀곡두상이 나타나는지 지금까지 누구도 알 수 없으며,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둘째, 천문반수(天門水). 천문동 절벽이 가뭄이 올 때 홍수가 터진다고 한다. 셋째, 천제사복(天梯賜福). 999계단 위 천문에서 복을 내리는 듯한 신비. 넷째, 천문서수(天門瑞獸). 산꼭대기에 고대 서수와 비슷한 독불 짐승이 출몰했다고 한다. 다섯째, 야불장보(野拂藏寶). 산 어느 곳엔가 야불장이 숨겨 놓은 보물이 있다고 전한다. 여섯째, 천문전향(天門轉向). 천문동이 진짜로 북쪽으로부터 서쪽으로 조용히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깎아지른 절벽에 선반같이 만든 잔도 위로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다.
네 가지 불가사의한 것은 첫째가 천문동굴이다. 둘째, 천하제일의 도로다. 180도 꺾어지면서 곡선으로 만든 도로는 해발 200여 m 지점에서 1,300m까지 10.77km를 꼬불꼬불 구곡양장같이 휘어지면서 정상까지 오른다. 케이블카에서 보면 ‘저게 뭔가!’하고 신기하게 내려다보이는 도로다. 셋째, 천문산케이블카. 넷째, 천문산 정상에 자연적으로 조성된 하늘공원이다. 1,400m의 카르스트 지형에 깎아지른 봉우리 위에 천상의 화원이 있을 줄 상상이나 했겠나. 희귀종, 돌꽃, 우뚝 솟은 석순 등 각종 신비한 꽃들과 식물들이 전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에 조성돼 있다.
천문산 꼭대기, 해발 1,500m 높이에 있는 천문산사. 우리의 절과 비슷한 듯 다르게 보였다.
정상에 희귀종 만발한 ‘천상의 화원’
과연 그럴까? 의문과 호기심을 가지고 출발한다.
천문산도 마찬가지로 우뚝 솟은 봉우리 일색이라 걸어 올라갈 수 없다. 케이블카를 탄다. 케이블카가 걸작이다. 천문산 케이블카는 이른바 통천대도(通天大道)로 통한다. 세계 최장길이의 1차선 순환식이다. 전체 길이 7,455m, 상하 높이차가 무려 1,279m나 된다. 해발 200m에서 1,400m 근처로 수직상승한다. 시내 한복판에서 천문산 꼭대기까지 7.5km를 약 30분 걸려 도착한다. 도심 아파트 위로 지나는 케이블카가 마치 구름을 뚫고 올라가듯 천문을 향해 나아간다. 가히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중국 아니면 불가능한 일일 것 같다. 어떻게 도심에 그렇게 케이블카를 세울 수 있을까. 아슬아슬한 케이블카는 마치 하늘을 향해 달리는 마차 같다.
천문산 트레킹 코스는 아슬아슬한 절벽에 선반같이 잔도로 만들어 놓았다. 환상적인 설경이 잔도의 두려움을 잊게 했다.
구름을 뚫고서 도착한 케이블카는 마치 신선세계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하얀 눈이 내려 온 산을 뒤덮고 있었다. 가이드는 천문산 제1경이 설경이고, 2경이 운무고, 3경이 활짝 갠 날 산을 바라보는 풍광이라고 했다. 1경과 2경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었다. 운문가 너무 끼여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라 절경을 제대로 보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정말 설경을 자주 볼 수 없는 광경인지 중국 방문객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케이블카 창밖으로 살짝 보여 준 천문동굴은 끝내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설경에 운무가 너무 끼여 한 치 앞을 볼 수 없다. 하지만 바로 눈앞에 보이는 설경은 환상적이다. 길은 대부분 잔도였다. 깎아지른 절벽에 난간같이 만든 길이지만 눈앞이 잘 보이지 않으니 걸을 만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네 발로 걸었을 것이다. 이전 황산 갔을 때의 기억이 아련히 떠올랐다. 잔도 계단을 오를 때 무조건 네 발로 걸으면서 안쪽으로 바싹 붙어 위쪽만 보고 갔던 그 기억. 행인지, 불행인지 그 경험은 반복하지 않았다. 환상적인 설경을 본 건 분명 행이지만, 조망을 보지 못한 건 분명 불행이었다. 잔도 위로도 눈이 쌓여 미끄럽기 짝이 없었다.
(위)천문성경이란 비석을 옆에 두고 천문동을 향해 999계단을 사람들이 오르고 있다. 출처http://baike.sogou. com/ / (아래)구곡양장같이 꼬불꼬불한 세계최장 도로를 중국에서는 ‘천하제일의 도로’라고 부른다.
허접한 아이젠과 짚신을 팔았다. 아이젠을 사서 차니 조금 나았다. 오고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 와중에도 설경을 렌즈에 담느라 정신없어서 진도가 나가지 않을 정도였다. 높이 1,430m에 있는 유리잔도는 통제된 상태였다. 두꺼운 유리로 길을 만들어 아예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게 했다. 귀곡잔도도 있다. 귀곡자가 살았다는 귀곡동굴로 가는 잔도다. 하지만 귀곡동굴을 볼 수 없다. 환상적인 설경에 빠져 무섭고 위험한 줄 모르고 열심히 걷고 찍다 보니 어느 덧 한 바퀴를 훌쩍 돌아 원점회귀가 가까웠다.
(위)연리지석이라 이름 붙여 놓은 나무와 바위. 나무가 자라면서 뿌리로 바위를 절단 내고 있다. / 천문 구름.
설경만 보고 엄청난 조망은 못 봐 아쉬워
동행한 동양학자 조용헌 박사가 천음산 귀곡자에 대해서 느낌을 말한다.
“명산에서는 반드시 그 정기를 흡수한 인물이 존재합니다. 천음산은 귀곡자입니다. 일종의 산의 주인이죠. 전국시대 제자백가가 난무하는 가운데 합종연횡이 필요했고,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그 창시자가 귀곡자입니다. 약자끼리 힘을 합치는 합종연횡은 현대에서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힘을 키우기 위해서 인간은 때로 절대 고독이 필요합니다. 무의식 깊은 곳에 들어가 칭찬 비난에 흔들리지 않은 독존의식(獨存意識)이 힘의 밑바탕이 됩니다. 1,000m 가까이 되는 높이에서 앞에는 천길낭떠러지의 동굴에서 수행하면 절대고독과 독존의식은 당연히 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귀곡자 이름은 으스스하지만 절대고독의 상징이고 명산의 주인인 존재입니다.”
천문산 지도
천문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천문동 위쪽의 천문산사에 다다랐다. 거의 1,500m 지점에 있는 절이다. 명대에 창건된 절이라고 한다. 한국의 절과 비슷한 듯 조금 다른 것 같다. 알아들을 수 없는 불경이 휘날리는 눈보라 속에서도 그윽하게 울려 퍼진다.
돌아오는 길에 바위와 나무가 한데 뒤엉켜 자라는 연리석목이 눈에 띈다. 이럴 경우 나무가 이길까, 바위가 이길까? 답은 센 놈이 이긴다. 우스갯소리다. 나무가 뿌리를 내리면서 바위를 갈라 깨뜨리고 있다. 나무가 이기는 형국이다. 가이드는 “사랑이 너무 과하면 한쪽이 다친다”며 “사랑도 적당히 하라”고 말한다. 젊은 친구가 사랑이 뭔지 알기는 하나. 원점회귀로 돌아왔다. 12시54분. 오전 9시20분에 케이블카를 탔으니 정확히 3시간34분 걸렸다. 장가계에 갈 기회가 있으면 꼭 천문산을 가보라.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추위에 떨면서도 모처럼의 설경을 즐기기 위해 천문산 잔도를 걷고 있다.
2006년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중국 최고 여행지를 조사한 결과, 만리장성, 진시황 병마용, 황산, 태산과 더불어 최고의 여행지로 천문산이 꼽혔다. 하늘로 통하는 문은 그 자체만으로 신비감을 자아낼 뿐 아니라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늘로 통하는 문이면, 우리 지리산에 있는 통천문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통천문은 단순히 지상에서 하늘로 통하는 문이지만, 천문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반대의 개념이 강했다. 사람으로 치면 정수리와 코 윗부분을 천문혈이라 한다. 천문은 정확히 그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정상 바로 아래 구름을 뿜어내는 코의 위치, 그 지점에 천문동굴이 있다. 그래서 천문산이라 이름 붙여졌을 성싶다. 정상엔 천문산사(天門山寺)와 불상 등이 있어, 하늘과 직접 내통하는 듯했다.
세계 최장거리의 케이블카를 타고 천문산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케이블카를 타고 본천문동굴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 천문산의 기이하고 환상적인 설경을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추위를 무릅쓰고 걷고 있다.
천문산은 여섯 가지 신비한 수수께끼와 네 가지 불가사의로도 유명하다. 여섯 가지 수수께끼는 첫째, 천장미영(天藏迷影). 정상 절벽에 왜 귀곡두상이 나타나는지 지금까지 누구도 알 수 없으며,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둘째, 천문반수(天門水). 천문동 절벽이 가뭄이 올 때 홍수가 터진다고 한다. 셋째, 천제사복(天梯賜福). 999계단 위 천문에서 복을 내리는 듯한 신비. 넷째, 천문서수(天門瑞獸). 산꼭대기에 고대 서수와 비슷한 독불 짐승이 출몰했다고 한다. 다섯째, 야불장보(野拂藏寶). 산 어느 곳엔가 야불장이 숨겨 놓은 보물이 있다고 전한다. 여섯째, 천문전향(天門轉向). 천문동이 진짜로 북쪽으로부터 서쪽으로 조용히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깎아지른 절벽에 선반같이 만든 잔도 위로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다.
네 가지 불가사의한 것은 첫째가 천문동굴이다. 둘째, 천하제일의 도로다. 180도 꺾어지면서 곡선으로 만든 도로는 해발 200여 m 지점에서 1,300m까지 10.77km를 꼬불꼬불 구곡양장같이 휘어지면서 정상까지 오른다. 케이블카에서 보면 ‘저게 뭔가!’하고 신기하게 내려다보이는 도로다. 셋째, 천문산케이블카. 넷째, 천문산 정상에 자연적으로 조성된 하늘공원이다. 1,400m의 카르스트 지형에 깎아지른 봉우리 위에 천상의 화원이 있을 줄 상상이나 했겠나. 희귀종, 돌꽃, 우뚝 솟은 석순 등 각종 신비한 꽃들과 식물들이 전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에 조성돼 있다.
천문산 꼭대기, 해발 1,500m 높이에 있는 천문산사. 우리의 절과 비슷한 듯 다르게 보였다.
정상에 희귀종 만발한 ‘천상의 화원’
과연 그럴까? 의문과 호기심을 가지고 출발한다.
천문산도 마찬가지로 우뚝 솟은 봉우리 일색이라 걸어 올라갈 수 없다. 케이블카를 탄다. 케이블카가 걸작이다. 천문산 케이블카는 이른바 통천대도(通天大道)로 통한다. 세계 최장길이의 1차선 순환식이다. 전체 길이 7,455m, 상하 높이차가 무려 1,279m나 된다. 해발 200m에서 1,400m 근처로 수직상승한다. 시내 한복판에서 천문산 꼭대기까지 7.5km를 약 30분 걸려 도착한다. 도심 아파트 위로 지나는 케이블카가 마치 구름을 뚫고 올라가듯 천문을 향해 나아간다. 가히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중국 아니면 불가능한 일일 것 같다. 어떻게 도심에 그렇게 케이블카를 세울 수 있을까. 아슬아슬한 케이블카는 마치 하늘을 향해 달리는 마차 같다.
천문산 트레킹 코스는 아슬아슬한 절벽에 선반같이 잔도로 만들어 놓았다. 환상적인 설경이 잔도의 두려움을 잊게 했다.
구름을 뚫고서 도착한 케이블카는 마치 신선세계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하얀 눈이 내려 온 산을 뒤덮고 있었다. 가이드는 천문산 제1경이 설경이고, 2경이 운무고, 3경이 활짝 갠 날 산을 바라보는 풍광이라고 했다. 1경과 2경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었다. 운문가 너무 끼여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라 절경을 제대로 보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정말 설경을 자주 볼 수 없는 광경인지 중국 방문객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케이블카 창밖으로 살짝 보여 준 천문동굴은 끝내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설경에 운무가 너무 끼여 한 치 앞을 볼 수 없다. 하지만 바로 눈앞에 보이는 설경은 환상적이다. 길은 대부분 잔도였다. 깎아지른 절벽에 난간같이 만든 길이지만 눈앞이 잘 보이지 않으니 걸을 만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네 발로 걸었을 것이다. 이전 황산 갔을 때의 기억이 아련히 떠올랐다. 잔도 계단을 오를 때 무조건 네 발로 걸으면서 안쪽으로 바싹 붙어 위쪽만 보고 갔던 그 기억. 행인지, 불행인지 그 경험은 반복하지 않았다. 환상적인 설경을 본 건 분명 행이지만, 조망을 보지 못한 건 분명 불행이었다. 잔도 위로도 눈이 쌓여 미끄럽기 짝이 없었다.
(위)천문성경이란 비석을 옆에 두고 천문동을 향해 999계단을 사람들이 오르고 있다. 출처http://baike.sogou. com/ / (아래)구곡양장같이 꼬불꼬불한 세계최장 도로를 중국에서는 ‘천하제일의 도로’라고 부른다.
허접한 아이젠과 짚신을 팔았다. 아이젠을 사서 차니 조금 나았다. 오고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 와중에도 설경을 렌즈에 담느라 정신없어서 진도가 나가지 않을 정도였다. 높이 1,430m에 있는 유리잔도는 통제된 상태였다. 두꺼운 유리로 길을 만들어 아예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게 했다. 귀곡잔도도 있다. 귀곡자가 살았다는 귀곡동굴로 가는 잔도다. 하지만 귀곡동굴을 볼 수 없다. 환상적인 설경에 빠져 무섭고 위험한 줄 모르고 열심히 걷고 찍다 보니 어느 덧 한 바퀴를 훌쩍 돌아 원점회귀가 가까웠다.
(위)연리지석이라 이름 붙여 놓은 나무와 바위. 나무가 자라면서 뿌리로 바위를 절단 내고 있다. / 천문 구름.
설경만 보고 엄청난 조망은 못 봐 아쉬워
동행한 동양학자 조용헌 박사가 천음산 귀곡자에 대해서 느낌을 말한다.
“명산에서는 반드시 그 정기를 흡수한 인물이 존재합니다. 천음산은 귀곡자입니다. 일종의 산의 주인이죠. 전국시대 제자백가가 난무하는 가운데 합종연횡이 필요했고,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그 창시자가 귀곡자입니다. 약자끼리 힘을 합치는 합종연횡은 현대에서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힘을 키우기 위해서 인간은 때로 절대 고독이 필요합니다. 무의식 깊은 곳에 들어가 칭찬 비난에 흔들리지 않은 독존의식(獨存意識)이 힘의 밑바탕이 됩니다. 1,000m 가까이 되는 높이에서 앞에는 천길낭떠러지의 동굴에서 수행하면 절대고독과 독존의식은 당연히 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귀곡자 이름은 으스스하지만 절대고독의 상징이고 명산의 주인인 존재입니다.”
천문산 지도
천문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천문동 위쪽의 천문산사에 다다랐다. 거의 1,500m 지점에 있는 절이다. 명대에 창건된 절이라고 한다. 한국의 절과 비슷한 듯 조금 다른 것 같다. 알아들을 수 없는 불경이 휘날리는 눈보라 속에서도 그윽하게 울려 퍼진다.
돌아오는 길에 바위와 나무가 한데 뒤엉켜 자라는 연리석목이 눈에 띈다. 이럴 경우 나무가 이길까, 바위가 이길까? 답은 센 놈이 이긴다. 우스갯소리다. 나무가 뿌리를 내리면서 바위를 갈라 깨뜨리고 있다. 나무가 이기는 형국이다. 가이드는 “사랑이 너무 과하면 한쪽이 다친다”며 “사랑도 적당히 하라”고 말한다. 젊은 친구가 사랑이 뭔지 알기는 하나. 원점회귀로 돌아왔다. 12시54분. 오전 9시20분에 케이블카를 탔으니 정확히 3시간34분 걸렸다. 장가계에 갈 기회가 있으면 꼭 천문산을 가보라.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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