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컵라면 던지고 항공기 비상구 활짝 열고
혁명용사 동상에 앉고… "은행 대출 등 제한할 것"
스튜어디스에게 뜨거운 컵라면 던지고, 항공기 비상구 활짝 열고….
유명 관광지와 공공장소에서 온갖 추태를 벌이는 '어글리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때문에 머리를 싸매는 중국 정부가 '실명(實名) 공개로 망신 주기'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중국 국가여유국(관광국)이 기내에서 소동을 벌이고, 혁명 용사 동상을 깔고 앉은 중국인 4명의 실명을 처음 공개하고 나선 것이다.
최고의 '어글리 유커'는 태국 항공기 안에서 스튜어디스에게 뜨거운 컵라면을 집어던진 왕성(王聲·남)과 장옌(張艶·여)이란 이름의 커플이 선정됐다.
이들은 작년 12월 방콕발 난징(南京)행 항공기에서 가져온 컵라면을 끓여 먹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난색을 보이던 스튜어디스가 뜨거운 물을 가져다줬더니 다음엔 나란히 앉도록 좌석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좌석 문제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장옌(여)은 먹던 컵라면을 스튜어디스에게 뿌렸다. 왕성(남)은 "비행기를 폭파시키겠다"고 난동을 부렸다. 결국 기장은 회항을 결정했고, 외신은 한국의 '땅콩 회항'에 빗대 '컵라면 회항'이란 제목으로 이 사건을 보도했다. 승객 180여명은 이 커플 때문에 하루 늦게 귀국해야 했다.
두 번째 '어글리 유커' 사건도 항공기에서 발생했다. 지난 1월 쿤밍(昆明)발 베이징(北京)행 항공기는 폭설로 발이 묶였다. 승객 저우웨(周躍·남)는 기내에 오래 머물러 갑갑한데도 승무원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자 투덜대기 시작했다. 잠시 문을 열어달라고 했지만, 안전을 이유로 거절당했다. 탑승 2시간 만에 이륙을 위해 비행기를 움직이던 기장은 비상구 3개가 활짝 열린 사실을 발견하고 급정거를 했다. 저우웨가 바람을 쐰다며 문을 강제로 개방했기 때문이었다. 승객 150여명은 비행기를 바꿔 타고 베이징으로 돌아와야 했다.
혁명 용사 동상 꼭대기에 올라가 자세를 취한 중국인도 '블랙리스트'에 올라갔다. 산시(陝西)성 주민 리원춘(李文春·남)은 지난 1일 노동절 연휴를 맞아 집 근처의 '홍군(紅軍·공산 혁명군) 승리 기념공원'을 찾았다. 그는 여성 홍군의 동상 머리를 엉덩이로 깔고 앉아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어 인터넷에 이 사진을 자랑하듯 올렸다가 네티즌으로부터 "제정신이냐"는 비난을 받았다.
중국 당국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어글리 유커'의 기록을 2~10년간 보존하고, 해외여행과 은행 대출 등에서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특히 홍군 동상을 깔고 앉은 리원춘은 10년간 은행 신용대출에 제약을 받는다. 그러나 법적 근거도 없이 10년씩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기사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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