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하지(메카 성지를 정기 순례하는 행사) 기간이었던 지난 9월 24일 발생한 압사 사고 희생자 숫자가 최소 2121명으로 늘었다고 AP통신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통신은 언론 보도와 하지 행사에 자국민들을 보낸 나라들의 통계를 종합해 이같이 집계했다고 밝혔다.
국적별 희생자는 이란이 465명으로 가장 많았고, 나이지리아 199명, 말리 198명, 카메룬 76명, 나이지리아 72명, 세네갈 61명 등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 이집트 182명, 방글라데시 137명, 인도네시아 126명, 인도 116명, 파키스탄 102명, 에티오피아 47명, 차드 43명, 모로코 36명, 알제리 33명, 수단 30명, 탄자니아 20명, 소말리아 10명, 케나 8명, 가나·터키 각 7명, 미얀마·리비아 6명, 중국 4명 등으로 집계됐다.
희생자 숫자는 사고 당일부터 계속 늘어나 하지 행사와 관련한 사고 중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기록했다. 앞서 최악의 사고는 1426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1990년 7월 압사 사고였다.
사우디 당국은 지난달 26일 769명이 숨지고 934명이 다쳤다고 발표한 뒤 아직까지 추가 집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이번 사고의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해 수사에 착수할 것을 당국에 지시했다. 이 사고는 같은 달 메카 그랜드 사원에서 크레인이 쓰러져 111명을 숨지게 한 사고와 함께 살만 국왕 즉위 첫 해에 일어난 최악의 사고로 기록된다.
사우디 국왕은 '성스러운 모스크 2곳의 수호자(Custodian of the Two Holy Mosques)'로 불리고 있고, 사우디 왕족이 갖고 있는 하지 관리 권한은 이슬람 세계에서 높은 권위를 지니고 있다. 이슬람 신도라면 일생에 한 번은 하지 행사에 꼭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우디의 경쟁 세력인 이란 시아파가 5일간의 하지 행사를 독립적으로 관리·감독하자고 제안했으나 사우디는 이를 거절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사고가 2차례나 발생하자 이란은 사우디 왕족을 연이어 비난하고 있다. 이란은 이번 압사 사고로 47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주장하며, 관리 능력이 부족한 사우디 당국이 정확한 희생자 숫자를 밝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 감독 권한을 놓고 벌이는 이란과 사우디 사이의 갈등이 점점 깊어지는 한편 사우디는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의 타깃도 되고 있다. 앞서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가 그랬던 것처럼 IS 역시 사우디 왕족이 부패했고 정통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사 출처 : 뉴시스>
<기사 출처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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