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오후 서울시 성북구 고려대학교 본관에서 열린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3色(자유, 정의, 진리) 장학제도 출범 기자회견에서 염재호 고려대학교 총장(가운데)이 장학제도 개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염 총장은 논술폐지 등 입학전형 개혁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고려대학교가 논술고사 폐지를 선언한 가운데 서울의 주요 사립대학 처장들이 긴급 회동을 갖고 2018학년도 입학전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번 주 내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며, 논술전형을 폐지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대학 및 학원가에 따르면 경희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8개 대학 입학처장은 지난 21일 고려대 논술전형 폐지에 대한 견해를 주고받기 위해 긴급 회동했다.
고려대를 포함한 이들 9개 대학 입학처장들은 신입생 입학 업무와 관련, 의견 및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모임을 자주 가져왔지만 이번 회동의 경우 고려대 논술폐지가 사안인 만큼 고려대를 제외한 입학처장들이 모였다.
입학처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고려대가 지난달 2018학년도부터 논술전형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이후 각 대학 입학처에 학부모와 학교의 문의가 잇따랐다"며 "입시정책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8개 대학이 입학전형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을 논의해 발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각 대학은 이번 모임에서 논술전형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연세대 등 고려대와 입시 커트라인이 비슷한 학교들이 2018학년도 논술 폐지를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설사 논술전형에 변화가 있더라도 점진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했다.
처장들은 이번 주 내로 이 같은 의견을 한 번 더 모아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요 대학 입학처장들이 함께 의견을 밝힌 것은 지난 2013년 교육부에 "선택형 수능 실시를 유보하라"고 촉구한 이후 2년만이다. 현재는 공동 발표 문안 내용을 조율 중이며 입장이 다른 일부 1~2개 대학이 아직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학원가에서는 8개 대학의 행보를 놓고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재수생이나 각 대학의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하는 수능 고득점자가 고려대 외 다른 대학으로 분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입시업체의 한 관계자는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 중에는 수능 성적이 좋은 재수생, 내신보다 수능 성적이 우수한 현역이 많은 편"이라며 "고려대 논술전형을 준비했던 수능 고득점자들이 수준이 비슷한 연세대나 성균관대 등으로 분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고려대는 지난달 △고교 추천 전형 확대 및 논술 폐지 △특기자 전형 및 정시 축소 △전(全) 수시 전형 면접 실시 등의 내용이 담긴 입시 개편안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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