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버섯 불린 물은 '천연 조미료'로… 살짝 굽거나 데쳐야 풍미 살아나
만추(晩秋), 다양한 풍미의 버섯이 미식가들을 즐겁게 하는 시기다. 백화고·송화고·대왕버섯 등 다른 계절엔 보기 힘든 자연산 버섯도 다양하게 나온다. 한국·일본에선 솔향 그윽한 송이가,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에선 '서양 3대 진미' 중 하나로 꼽히는 송로버섯(트러플)이 제철이다.
◇버섯, 절대 물로 씻지 마세요
흙이 잔뜩 묻은 버섯은 손질부터 까다롭다. 물로 씻는 주부도 꽤 많지만 전문가들은 "절대 씻지 마라"고 입을 모은다. 표고버섯 주산지인 제주의 해비치호텔&리조트 한식당 '하노루' 오경준 조리장은 "생버섯을 씻으면 맛과 영양이 확 빠진다"며 "씻지 말고 요리해도 되고, 찜찜하면 물에 적셨다가 꼭 짠 행주로 살살 닦거나 흙이나 이물질이 묻어 있는 밑동만 잘라내라"고 조언한다.
자연의 향이 가득한 버섯 솥밥. 오경준 조리장이 제철 버섯을 써서 만들었다. /허재성 객원기자
◇버섯 불린 물은 천연 조미료
건표고 등 말린 버섯을 불린 물은 감칠맛의 주성분인 핵산이 잔뜩 우러난 천연 조미료. 버리지 말고 버섯 솥밥이나 된장찌개 등 각종 요리의 육수로 활용한다. 음식 연구가 강지영씨는 "너무 뜨거운 물에 우리면 영양이 파괴되니 찬물에 천천히, 한 시간 정도 두라"고 했다. 진한 육수를 원하면 물 1L 기준으로 건표고의 경우 15개 정도, 버섯 향만 나는 옅은 육수는 10개면 충분하다. 버섯 육수는 차게 식혀 냉장고에 넣어두면 1주일 정도 보관 가능하다. 요리 전문가 박성주씨는 "버섯물은 신체의 방어 기능 강화(표고), 면역세포 증식(상황), 기력 회복(목이), 자양 강장(석이) 등을 돕는다"며 "물 대신 상복해도 좋다"고 했다.
◇마늘처럼 강한 양념 피해야
버섯 풍미를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조리법은 살짝 데치거나 구워 먹는 것이다. 오경준 조리장은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 버섯 풍미를 가리는 강하고 진한 양념은 피하는 대신 국간장, 들기름, 들깨를 잘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버섯 솥밥]
재료: 물에 불린 쌀 50g, 버섯 육수 50g, 얇게 썬 표고버섯 2~3개, 씨 빼고 채 썬 대추 2개, 잣 6~7알(1인분 기준)
만드는 법: 쌀과 버섯 육수를 솥에 안치고 센 불에 올린다. 끓기 시작하면 버섯을 넣는다. 밥물이 넘치지 않게 약불로 줄이고 15~20분 뜸 들인다.
더 맛있게 먹으려면: 여러 버섯을 섞어 넣으면 향이 풍성해진다. 양념장에 비비지 말고 장아찌처럼 간간한 밑반찬을 곁들여 먹을 것.
<기사 출처 : 조선일보>
<기사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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