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후협약 파리 회의
오바마 ‘새 기후체제’ 마련 주도적
여소야대 의회비준 사실상 불가능
‘강제성 없는 자발적 감축’ 가능성
개도국-선진국 갈등도 여전
4위 배출국 인도 “개발 기회 뺏지 말라”
중국 “선진-개도국 책임·의무 달라”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개막 하루 전인 29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의회 건물에 프랑스 예술가와 미국 영화인이 함께 만든 작품이 비치고 있다. 작가들은 파리에서 안전 문제로 행진이 금지됐지만, 각국 정상들한테 총회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내놓도록 촉구하는 의미에서 세계 각국 500여명의 사진을 이용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파리/AP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30일 개막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2020년 이후 적용될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 체제에 대한 협상이 타결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이번 회의가 성공하려면 미국이 참여해야 하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얼마나 부담을 나눠질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1995년 첫 총회 이후 반복되는 해묵은 문제로 여전히 해결이 쉽지 않은 과제다.
1997년 채택된 이른바 ‘교토의정서’는 미국의 참여 거부로 사실상 좌초됐다. 이번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 기후체제’ 마련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거의 20년 만의 반전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파리에서 ‘새 기후체제’를 들고와도 미국 내에서 의회의 만만치 않은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교토의정서 때와 마찬가지로, 의회는 공화당이 지배하는 ‘여소야대’다. 공화당은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막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하겠다는 기세다. 민주당이 과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원의 3분의2의 지지를 얻어 비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바마 행정부가 파리 당사국 총회에서 ‘온실가스 의무 감축’ 대신에 ‘자발적 감축안’을 추진하는 것도 의회의 비준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다.
더 큰 문제는 개도국 재정지원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의 재정적 지원과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안을 사실상 연계시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30억달러를 녹색기후기금(GCF)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예산권을 쥔 공화당의 하원이 반대하면 이런 약속을 이행하기가 쉽지 않다.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의 갈등도 여전하다. 교토의정서 때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 의무를 선진국만 지고 개도국은 지지 않았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9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부유한 세계가 기후 변화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해 “개도국은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일부의 생활양식이 개발의 사다리 첫 단계에 있는 많은 이들의 기회를 앗아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모디 총리는 “(기후변화에 대한) ‘공통이지만 다른’ 책임의 원칙이 우리의 공동 사업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며 “이와 다른 원칙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중국과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4위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모디 총리는 재생에너지 개발로 개도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여지가 더 생긴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기술이 있다고 해서 (경제적으로) 사용 가능하고 접근 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2009년 코펜하겐 회의 때와 달리 이번 회의엔 전반적으로 협조적인 태도이지만, 지금까지 밝힌 온실가스 감축 목표 외에 추가로 양보할 뜻은 없어 보인다.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 25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파리 총회에 참석해 개막연설을 한다면서 “기후변화 문제는 역사적으로 선진국들이 (온실가스를) 배출한 결과”라며 “선진국과 개도국의 책임과 의무가 같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모디 총리 등 세계 20개국 정부 지도자와 28개 투자그룹은 현재 약 100억달러 규모인 청정에너지 연구·개발 투자를 향후 5년간 2배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서명국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유럽연합, 캐나다,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포함됐다.
<기사 출처 : 한겨레>
오바마 ‘새 기후체제’ 마련 주도적
여소야대 의회비준 사실상 불가능
‘강제성 없는 자발적 감축’ 가능성
개도국-선진국 갈등도 여전
4위 배출국 인도 “개발 기회 뺏지 말라”
중국 “선진-개도국 책임·의무 달라”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개막 하루 전인 29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의회 건물에 프랑스 예술가와 미국 영화인이 함께 만든 작품이 비치고 있다. 작가들은 파리에서 안전 문제로 행진이 금지됐지만, 각국 정상들한테 총회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내놓도록 촉구하는 의미에서 세계 각국 500여명의 사진을 이용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파리/AP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30일 개막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2020년 이후 적용될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 체제에 대한 협상이 타결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이번 회의가 성공하려면 미국이 참여해야 하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얼마나 부담을 나눠질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1995년 첫 총회 이후 반복되는 해묵은 문제로 여전히 해결이 쉽지 않은 과제다.
1997년 채택된 이른바 ‘교토의정서’는 미국의 참여 거부로 사실상 좌초됐다. 이번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 기후체제’ 마련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거의 20년 만의 반전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파리에서 ‘새 기후체제’를 들고와도 미국 내에서 의회의 만만치 않은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교토의정서 때와 마찬가지로, 의회는 공화당이 지배하는 ‘여소야대’다. 공화당은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막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하겠다는 기세다. 민주당이 과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원의 3분의2의 지지를 얻어 비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바마 행정부가 파리 당사국 총회에서 ‘온실가스 의무 감축’ 대신에 ‘자발적 감축안’을 추진하는 것도 의회의 비준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다.
더 큰 문제는 개도국 재정지원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의 재정적 지원과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안을 사실상 연계시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30억달러를 녹색기후기금(GCF)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예산권을 쥔 공화당의 하원이 반대하면 이런 약속을 이행하기가 쉽지 않다.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의 갈등도 여전하다. 교토의정서 때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 의무를 선진국만 지고 개도국은 지지 않았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9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부유한 세계가 기후 변화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해 “개도국은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일부의 생활양식이 개발의 사다리 첫 단계에 있는 많은 이들의 기회를 앗아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모디 총리는 “(기후변화에 대한) ‘공통이지만 다른’ 책임의 원칙이 우리의 공동 사업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며 “이와 다른 원칙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중국과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4위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모디 총리는 재생에너지 개발로 개도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여지가 더 생긴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기술이 있다고 해서 (경제적으로) 사용 가능하고 접근 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2009년 코펜하겐 회의 때와 달리 이번 회의엔 전반적으로 협조적인 태도이지만, 지금까지 밝힌 온실가스 감축 목표 외에 추가로 양보할 뜻은 없어 보인다.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 25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파리 총회에 참석해 개막연설을 한다면서 “기후변화 문제는 역사적으로 선진국들이 (온실가스를) 배출한 결과”라며 “선진국과 개도국의 책임과 의무가 같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모디 총리 등 세계 20개국 정부 지도자와 28개 투자그룹은 현재 약 100억달러 규모인 청정에너지 연구·개발 투자를 향후 5년간 2배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서명국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유럽연합, 캐나다,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포함됐다.
<기사 출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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