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30일 월요일

유부남에게 '사랑해' 문자…"간통 아니어도 위자료 지급"



유부남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 등의 애정행각으로 그 아내에게 고통을 줬다면 간통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0단독 원정숙 판사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A씨의 남편 C씨는 업무관계로 10년 동안 알고 지내던 B씨와 지난해 급격히 가까워졌다. B씨와 C씨는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약 110회에 걸쳐 메시지와 전화 통화를 주고 받았다. 

이들이 하루에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나 전화통화는 12~23차례에 이르렀다. 문자메시지는 '사랑해 좋아해', '내 감정은 어떻게 하냐. 십년이란 세월 어떻게 쉽게 잊냐'는 등의 내용이었다.

또 이들은 이 기간 10여 차례에 걸쳐 대전과 부산 지역에 함께 있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아내 A씨는 B씨가 자신의 남편과 부정행위를 벌여 "정신적 고통을 주고 혼인생활이 파탄됐다"며 "3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B씨는 "업무 때문에 연락해왔고 부정한 관계가 아니다"며 "문자메시지는 감정을 과하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며 이혼했다는 말에 혼자 사는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원 판사는 그러나 "B씨는 C씨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연인관계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감정표현을 했다"며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도 수십차례 메시지를 주고 받거나 전화통화를 하며 부부 공동생활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같은 불법행위로 A씨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C씨는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원 판사는 또 "B씨는 C씨가 혼인 관계에 있는 줄 몰랐다고 하지만 10년간 알고 지낸 점에 비춰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C씨가 이혼했다고 말한 것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제3자가 부부 일방과 부정행위를 해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때 부정행위는 간통에 이르지 않아도 간통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일체의 부정행위를 뜻한다.
<기사 출처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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