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7일 금요일

싱가포르 경제가 수상하다…통화·국채값 `동반 추락`

- 싱가포르달러, 연초 큰폭 하락..국채값, 美대비 17년 최저
- "국채금리 연말까지 더 상승..달러매도 개입 나설듯"

먹구름 끼어있는 싱가포르 도심의 하늘


싱가포르달러화 가치가 올들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경제 성장세와 인플레이션이 꺾이고 있는데다 당국의 통화가치 절하 조치가 맞물린 탓이다. 이 때문에 한때 미국보다도 낮았던 싱가포르 국채금리가 크게 뛰어오르는 등 불안심리가 싹트고 있다. 

◇ 싱가포르 국채값, 美대비 17년래 최저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미국 10년만기 국채보다 낮은 수준이었던 동일 만기 싱가포르 국채 금리가 지난 24일 기준으로 미국 국채보다 33bp(0.33%포인트)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싱가포르와 미국 국채 금리간 스프레드(=금리 차이)는 지난 1998년 이후 무려 17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같은 싱가포르 국채의 상대적 약세는 싱가포르달러화 가치 하락과 맞물려 있다. 싱가포르달러는 최근 10년간 미국 달러화대비 25%나 절상됐지만, 올 1월에는 0.5% 하락했다. 최근 6개월간에만 달러대비 8%나 추락했다. 6개월간 절하폭은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3번째로 컸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은 싱가포르달러화가 올 연말에는 1달러당 1.38싱가포르달러까지 떨어져 지금보다 1.7% 추가 절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전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AAA`라는 최고 국가신용등급을 가지고 있지만, 싱가포르 국채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력을 잃고 있다. 종전에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더라도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환차손이 생기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통화가치는 추락..달러매도 개입 나설듯

이는 싱가포르 통화당국(MAS)이 지난해 자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년만에 가장 저조한 수준에 머물자 경기 부양을 위해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유도하는 정책을 편 탓이 컸다.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MAS는 지난달 예정에 없이 공개한 성명을 통해 싱가포르달러화 절상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자유변동환율제와 고정환율제의 중간 형태인 관리변동환율제를 운용하며 환율을 통화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한다. MAS는 완만하고 점차적인 통화 가치 절상 정책을 유지하되 절상 속도를 늦추기 위해 정책 환율 변동폭의 기울기를 낮췄다.

뤽 프로에리히 매뉴라이프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MAS가 과거 싱가포르달러화의 가파른 가치 상승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팀 콘돈 ING그룹 아시아 리서치 대표는 “글로벌 경제 성장 개선으로 수출 위주의 싱가포르 경제가 혜택을 보게 되면서 국채 매도세도 일단락될 것”이라면서도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현 수준보다 좀더 상승해 연말에는 2.3%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금리는 1월중에만 38bp 상승한 2.19% 수준이다. 

이와 관련, 앤디 지 컴먼웰스 스트래티지스트는 “환율을 정책 범위내에서 유지하기 위해 MAS는 다시 달러화를 매도하는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고 점쳤다. MAS는 올 1월까지 7개월 연속으로 미국 달러를 매도하는 시장 개입에 나서 외환보유고를 2510억달러까지 낮췄다. 외환보유고는 2012년 8월 이후 2년 5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기사 출처 :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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