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로 빌린 아파트에 묵었던 여성이 '몰래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며 에어비앤비와 임대인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독일 여성 이본 에디트 마리아 슈마허는 재작년 12월 16일 남자친구인 케빈 스톡턴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있는 한 아파트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이 아파트의 에어비앤비 예약은 스톡턴이 인터넷으로 했고, 임차 예정 기간은 4주였다.
이들은 이 아파트에 도착한 후 문제를 발견했다. 안방 욕실이 너무 더러워서 도저히 사용할 수가 없었다. 이들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임대인들에게 항의의 뜻을 전했지만 당장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었던 탓에 거실 건너편의 다른 욕실을 썼다.
슈마허와 스톡턴은 이 아파트에서 함께 지내면서 두 사람의 관계와 재정상태 등 매우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 은밀한 얘기를 나눴다.
슈마허는 아파트에 머무르면서 평소 습관대로 알몸으로 잤고, 밤에 욕실을 이용할 때도 따로 옷을 입지 않고 안방을 나와서 알몸으로 거실을 가로질러서 걸어갔다. 보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커플이 머무른지 사흘째 되던 날 스톡턴은 거실 선반에서 이상한 빛이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선반에는 양초가 여러 개 놓여 있었고, 그 뒤를 보니 원격 조종이 가능한 카메라가 숨겨져 있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스톡턴은 이 카메라가 거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낱낱이 보고 들을 수 있으며 어두울 때도 촬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분개한 이들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임대인들에게 항의하고 이 아파트에서 나갔다.
슈마허는 사건이 발생한지 거의 2년 후인 이달 14일 에어비앤비를 관할하는 샌프란시스코 소재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피고는 에어비앤비와 임대인들인 파리아 하심과 자밀 지바다.
원고 슈마허는 에어비앤비가 숙박업 중개를 하면서 숙박객의 프라이버시가 지켜지도록 합리적 수준의 주의를 기울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임대인들인 하심과 지바가 숨겨진 카메라를 원격으로 조종해 거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엿보고 슈마허와 스톡턴의 대화 내용을 엿들었다고 믿을만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 정황이 무엇인지는 소장에 상세히 쓰지 않았다.
에어비앤비는 이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으나, 임대인들에게 적용되는 약관에 "감시 카메라 등이 설치돼 있을 경우 반드시 이를 알리고, 관계 법령을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해명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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