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지만 서울 서초구만은 완전히 딴 세상이다. 아파트 분양가 상승 경쟁이 이어지면서 이제 3.3㎡당 4000만원은 기본이 됐다. 신흥 최고 부촌으로 떠오른 반포가 고분양가를 이끌고 있다.
부동산114 집계 결과 서초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16일 기준 415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154만원과 비교하면 92.7%나 폭등한 가격이다. 강남구가 2217만원에서 3950만원으로 78.2% 오르고, 송파구가 1937만원에서 2567만원으로 32.5% 상승한 것과 비교해도 유독 서초구의 분양가가 두드러진다. 올해 서울과 전국의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각각 2002만원, 989만원이다.
최근 반포에서는 역대 최고 분양가가 잇달아 경신됐다. 지난 10월 분양을 시작한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이 3.3㎡당 평균 4040만원의 분양가를 책정하며 최고 타이틀을 갈아치웠지만 지난달 곧바로 반포 래미안아이파크가 4240만원의 분양가로 기록을 깼다. 그러나 이 기록마저 또 깨질 조짐이다. 신반포자이가 3.3㎡당 4300만원 안팎의 분양가로 내년 1월 공급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학군을 기반으로 전통적인 부촌으로 군림했던 강남구 압구정·대치·도곡동을 제치고 반포가 국내 최고가 주거지로 자리매김한 배경에는 재건축 사업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강남구의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이 2008년 반포 자이, 2009년 반포 래미안퍼스티지가 속속 들어서며 서초구 분양가 상승의 신호탄을 쐈다.
게다가 한강변에 자리 잡은 강남권의 새 아파트라는 점이 부유층을 끌어들였다. 반포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17일 “한강이 보이는 새 아파트에 대한 고소득층의 수요가 탄탄하다”며 “학군·교통 등 이미 모든 게 갖춰진 강남권에 집을 구하는 수요자들은 조망권까지 확보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포의 모든 이점을 감안해도 4000만원이 넘는 분양가는 향후 위험도가 너무 높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포의 ‘투톱’으로 꼽히는 반포 자이와 반포 래미안퍼스티지의 경우 3.3㎡당 시세가 4300만∼4500만원 선에서 형성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반포라고 해도 분양가 4000만원대는 너무 높은 것 같다”며 “주변 시세를 고려해봤을 때 분양가가 4000만원 이하여야 거래도 되고 가격도 오를 여지가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지난 8∼10일 계약을 진행한 반포 래미안아이파크의 경우 70% 수준의 계약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계약률이 50%대에 불과했던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은 현재 90%대까지 계약률을 끌어올렸다고는 하지만 역시 미분양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실제 계약률은 이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사 출처 : 국민일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