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1일 화요일

농담따먹기? '2014년 잡담이 뜬다



대기업 보험사에서 2년 연속 판매왕으로 승승장구 중인 김모씨(38). 그녀는 고객을 만나러갈 때 '놀러간다'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대화의 95% 이상이 시시콜콜한 잡담들뿐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렇게 편안하게 접근하는 영업 전략이 고객으로 하여금 호감을 불러일으키고 신뢰를 심어주어 이제는 고객들이 먼저 찾는 보험왕으로 인정받고 있다.

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김모씨의 숨겨진 성공비결은 바로 '차별화된 잡담력'에 있다. 흔히들 잡담이라고 하면 시간을 때우기 위해 잠시 나누는 쓸모없는 대화 정도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실제로 미국 벤처기업인 소시오메트릭 솔루션즈가 직원들의 업무패턴을 분석한 결과 동료들과 잡담을 나누고 유대관계가 좋은 직원들일수록 생산성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 실험결과는 포브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주요 언론에 실리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긍정적인 리더십의 사례로 언론과 논문에 자주 등장하는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CEO 허브 켈러허 역시 직원들과 격의 없이 잡담을 하고 농담을 건네는 것으로 유명하다.

직원들과 친구처럼 즐겁게 나누는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애사심을 키울 수 있도록 유도했고 이는 곧 경영실적으로 이어져 지난 1973년 이후 매년 흑자를 기록하는 미국 내 손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하게 됐다.  

이처럼 잡담은 이제 더 이상 하찮은 농담 따먹기가 아니다.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익혀야 할 고도의 커뮤니케이션인 셈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에는 '잡담이 능력이다'(위즈덤하우스 펴냄)라는 책이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사이토 다카시 일본 메이지대학교 교수는 "의미 없이 흘려버리는 잠깐의 잡담을 통해서도 상대의 속마음을 간파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할 수도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잡담이라고 해서 긴 시간 동안 주절주절 떠들어대야 하는 것이 아니다. 잡담은 화술이 아니기 때문에 맞장구만 잘 쳐도 좋고 오래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며 꼭 재미있는 말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무리하게 이야기를 정리하거나 결론을 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질 필요도 없다. 

이와 같이 '잡담력'을 키워주는 책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비즈니스를 하거나 인간관계를 만들어나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잡담의 필요성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쯤 되면, 친구와 소곤소곤 얘기를 나누는 학생들을 향해 "잡담하지마!"라며 회초리를 들이댔던 과거 우리네 교육방식도 조만간 "마음껏 잡담해!"라는 말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기사 출처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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