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1일 금요일

수입차 계약할 땐 500만원 할인, 차 받을 땐..‘황당’

출고일 다르면 가격 다르다
막상 차 받을땐 400만원만 혜택?


#. 2년 전 하이브리드카를 구매했던 A씨는 어머니를 위해 같은 브랜드의 다른 차종을 1대 더 구입키로 했다. 경기 일산의 한 영업점에서 나온 견적은 7% 할인, 블랙박스, 100만원 상당의 주유권 등을 포함해 500만원가량의 혜택을 본다는 조건이었다. 문제는 2개월 후 발생했다. 출고 시점이 되자 영업사원이 뽑아준 견적서에 100만원 주유권 등 일부 혜택이 빠져 있었던 것. A씨는 영업점에 따져 물었지만 영업사원은 "차량 프로모션은 계약 시점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차량이 출고되는 달의 프로모션 패키지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A씨는 영업점이 아닌 한국지사 본사 측에 직접 항의했으나 역시 "회사 방침이니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 A씨는 "프로모션 혜택이 크기 때문에 흔쾌히 계약했는데 막상 차를 뽑는 시점에 혜택을 적용해 주지 않아 속는 기분이었다"면서 "내가 일부러 차를 늦게 출고해달라는 것도 아니어서 결국 다른 브랜드 차량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차를 살때 소비자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것이 영업사원의 '프로모션(구매 혜택)'이다. 특히 수입차는 국산차와 같은 차급이라도 브랜드에 따라 1000만~4000만원 이상 비싸 할인 혜택폭도 구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구매 단계에서 혜택폭을 둘러싼 소비자와 영업사원 간의 신경전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수입차에 대한 구매 혜택은 매달 딜러점을 통해 공지 된다. 모든 딜러점에 대한 구매 혜택이 공식적으로는 똑같다는 얘기다. 하지만 소비자가 여러 곳에 발품을 팔면 팔수록 영업소별로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 공식적인 구매 혜택과 함께 영업사원의 역량도 혜택폭을 조정하는 요인이 된다.

전문가들은 구매 단계에서 영업소와의 분쟁을 방지하려면 몇 가지 노하우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프로모션 적용 시점과 해당 영업점의 차량 재고 현황, 출고 대상 차량의 입항 시기 등이다.

프로모션을 적용하는 시점은 국내차와 수입차 모두 동일하다. 차량이 출고되는 시기에 공표한 프로모션이 적용된다는 얘기다. A씨의 사례는 견적을 뽑을 때 적용한 프로모션과 차량출고 시점이 달라서 발생했다. 영업사원이 프로모션 적용 기준을 설명하는 데 소홀했거나 재고가 없어 차량 출고 시점이 밀렸을 경우다.

특히 판매실적이 좋지 않은 영업사원을 만나는 경우 이처럼 계약하는 달과 출고하는 달이 달라지면 구매자에게 줄어드는 혜택을 보상할 능력이 줄어든다. 실적이 좋은 영업사원은 평상시에 받아온 인센티브를 이용해 구매자 혜택을 보전해주는 방법을 쓴다. 예를 들어 출고 시점이 한 달 밀려 100만원 상당의 주유권 혜택이 사라지는 경우 영업사원이 자신의 마진을 일부 포기하고 구매가격에서 100만원을 빼주는 형태다.

재고가 많아 대기시간이 적은 경우에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영업소를 찾아가서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규모가 작은 영업소는 실적을 높이기 위해 공식 프로모션보다 추가 혜택을 주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편법에 가깝지만 수입차 한국지사 측도 이 같은 편법은 눈감아 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입항 시기 역시 구매 시 꼭 확인해 봐야 할 사항 중 하나다. 구매자가 3월에 출고할 차량의 입항 날짜가 지난해 9월이나 10월이라면 하자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참고해야 한다. 업무 착오로 이미 타 영업점에서 전시했던 차량을 팔거나 출고 후 하자가 있어 수리했던 차량을 주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민사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 입장에선 상당히 피곤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수입차 구매관리 전문업체인 엠플러스의 문동훈 대표는 "일단 소비자가 차를 살 때 가격이나 옵션 혜택을 받는 것은 출고일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면서 "판매량이 좋아 인센티브를 많이 받는 딜러들은 출고월이 바뀌어도 계약 당시 견적으로 혜택을 줄 여유가 있기 때문에 실적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영업사원을 고를 때 주임급 이하보다는 대리나 팀장급 이상을 골라야 한다"면서 "가장 싼가격으로 차를 뽑으려면 대형 영업소보다는 군소 영업소를 찾아 가격을 문의해 보는 것이 효과적으로 구매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기사 출처 :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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