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로·청량리 일대 등 쇠락한 舊도심이 후보
'규제 최소지구' 지정해 주거·상업·문화 복합단지로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복합시설인 '롯폰기(六本木) 힐스'. 지상 54층 높이의 오피스 빌딩 '모리타워'를 중심으로 주거용 빌딩과 쇼핑센터, TV아사히, 호텔, 미술관 등이 입주해 있다. 롯폰기 힐스는 1980년대 중반만 해도 30~40년이 넘은 낡은 건물이 즐비했다. 그러나 지금은 글로벌 기업 사무실이 들어찬 공간이자, 연간 3000만명이 찾는 관광 명소다.
정부는 한국판 '롯폰기 힐스'를 짓기 위해 오랫동안 방치되고 낙후된 도심의 각종 건축 규제를 대폭 풀어 주거·상업·문화시설 등이 집약된 복합단지로 개발하기로 했다. 업계는 입지규제 최소지구가 도입되면 현재 답보 상태인 대규모 복합개발사업 추진이 한층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발에서 소외된 '구도심' 거론
정부는 황폐해진 주거 지역이나 역세권을 주거·상업·문화 기능이 어우러진 창의적인 공간으로 개발하기 위해 기존의 각종 건축 규제를 최소화하는 '입지규제 최소지구'를 도입하기로 했다. 올해 관련 법 개정을 마치고 내년에는 5개 시범지구를 지정할 계획이다. 시범지구에 선정될 후보지로 서울 구로·용산구, 청량리 일대와 인천 남구와 같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구도심(舊都心)과 부도심(副都心)이 거론된다.
서울에서는 용산구 후암동과 중구 신당동 일대가 후보지로 꼽힌다. 업무·상업·관광시설이 밀집해 있고 관광객이 많이 오가는 도심과 가까우면서 주변 지역보다 개발이 상대적으로 덜 돼 있다.
구로·청량리 일대와 같이 오랫동안 쇠퇴한 부도심도 가능성이 높다. 이 지역은 서울 강남과 광화문 등 도심이 집중적으로 개발되면서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 한때 도심 개발이 진행되다 무산된 인천 남구(구도심)는 지역 내에 지하철 역이 많아 상업·문화시설이 들어서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근에 송도·청라 국제도시가 개발되고 있는 데다가, 인천국제공항도 가까워 외국인 유치에도 유리하다.
지방에서는 인구 유출로 도심 공동화가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전남도청이 무안군으로 이전하면서 빠르게 쇠락하고 있는 광주광역시의 구도심이 대표적이다. '닥터아파트' 권일 팀장은 "구도심을 중심으로 지역 활성화를 추진했다가 사업이 부진해진 뉴타운이나 재개발 사업지가 후보지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밀도 도심 개발은 자칫 도시의 쾌적성과 공공성을 훼손하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수도권 분양 시장도 활기 띨 듯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소형주택 공급 의무비율 완화 등 정부의 규제 완화책으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와 신규 분양 아파트도 수혜(受惠) 단지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폐지될 경우, 전국의 442개 재건축 단지와 14만여가구가 혜택을 받는다"고 밝혔다. 당초 올해 말까지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납부가 유예된 만큼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혜택은 재건축 사업이 초기 단계인 단지들이 받게 될 전망이다.
수혜 단지로는 서울 잠실 주공5단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7차, 일원동 현대사원, 개포동 주공1~4단지·시영, 잠원동 한신2·4·7차가 꼽힌다. 재건축 단지에 대한 소형주택 공급 의무비율 완화는 현재 중형주택 위주로 구성된 재건축 단지의 사업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101~115㎡로 구성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재건축 조합의 선택에 따라 60㎡ 이하 주택을 짓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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