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 한 건설현장/조선일보DB |
중동에 이어 국내 사업장에서도 건설업체들의 부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4분기 어닝쇼크(예상보다 저조한 실적) 수준의 실적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 지역 저가 수주 탓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더니 올해는 국내 주택 사업장에서도 추가 손실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고있다.
◆ 4분기 실적 줄줄이 악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44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영업손실 1199억원을 기록, 적자로 돌아섰다. 대림산업도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3196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현대건설은 4분기 영업이익이 2075억원으로 전년보다 12.3% 감소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 2010년 수주한 해외 저가 수주 현장의 손실을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도 외형을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삼성물산 4분기 영업이익이 1257억원으로 38.6% 감소했다.
인천시 한 건설 현장/조선일보DB |
실적 발표를 앞둔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이미 대규모 해외공사 손실로 지난해 3분기까지 79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중인 상태다. 4분기에도 추가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32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현대산업개발도 4분기에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 믿었던 국내 사업장 악화
건설업계는 지난해에는 중동 사업장이 문제였다면 올해는 국내 사업장에서 손실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미 국내 주택 부문의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업체마다 악성 미분양 주택을 대손(회수가 어려운 불량채권) 처리하면서 비용이 크게 늘었다.
대우건설은 국내외 사업장에 대해 공사원가율을 보수적으로 조정했다. 국내 분양사업현장 장기미착공 사업장의 사업성 악화 등으로 기타 영업비용이 5653억원이 발생했다.
삼성물산도 4분기 영업이익 감소 이유에 대해 국내 건설 사업을 지목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업장 중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이 계획보다 장기화된 곳을 중심으로 각종 비용 처리를 위해 대손 충당금을 많이 쌓아 영업이익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올해도 건설업계 형편이 크게 개선될 여지는 없어 보인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주택경기가 좋지 못해 미분양과 미착공 사업장 부실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사업장에서 부실을 털어내지 못한 건설사들이 다수 있는 만큼 상반기까지는 부실을 털어내는 작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출처 : 조선비즈>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