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는 눈길에 강해야 눈길을 끌 수 있다. 눈길에 강하려면 4륜구동(4WD) 시스템을 장착해야 한다. 앞에서 끄는 전륜구동, 뒤에서 미는 후륜구동의 장점을 모두 갖춰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이다.
4륜구동 차는 다른 차들은 '설설(雪雪)' 기어다닐 때 보란 듯이 질주한다. 그러나 4륜구동만으로는 2% 부족하다. 오뚝이처럼 자세를 잡아주는 주행 안정화 시스템, 미끄러운 언덕에서 식은땀 흘리지 않게 막아주는 경사로 주행 시스템 등도 갖춰야 겨울 강차(强車)로 대접받는다. 여기에 밤이 긴 겨울 안전운전을 도와주는 첨단 안전·편의 사양까지 구비했다면 금상첨화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미는 '4륜구동'
네 바퀴를 모두 사용하는 4륜구동 자동차는 압력에 따라 힘을 고루 전달한다. 길이 험한 오프로드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가장 유명한 4WD 시스템은 아우디 콰트로다. 풀타임 콰트로 시스템은 평소에는 전륜과 후륜에 각각 40대60으로 동력을 배분한다. 노면이나 교통 상황에 따라 15대85 또는 65대35로 동력을 나눠 눈길이나 곡선 길에서 주행 안정성을 높여준다.
아우디는 2005년 콰트로 탄생 25주년을 기념해 A6 콰트로로 37.5도 경사에 눈까지 덮인 피카보리 스키점프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광고를 내보내 유명해졌다.
폭스바겐 4모션도 뛰어난 4륜구동 시스템이다. 전후좌우는 물론 대각선으로도 구동력을 전달해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안전하게 달릴 수 있게 한다. 벤츠 4매틱 시스템은 전륜과 후륜에 45대55의 일정한 구동력을 전달하는 상시 4WD 시스템이다. 눈길에서 구동력을 고루 분배해 바퀴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절해준다.
BMW 4WD는 X드라이브다. 도로 상황에 따라 앞뒤 구동력을 0~100이나 100~0으로 자동 분배한다. 인피니티의 올모드 4WD는 전륜과 후륜 토크 배분을 0대100에서 50대50까지 전자식으로 자동 변환해준다.
마세라티 Q4 시스템은 평소에는 구동력을 100% 후륜에 전달하다 노면 접지력이 떨어지면 전륜과 후륜 액슬에 토크를 동일하게 재배분해 안정성을 확보한다.
렉서스 이포(E-Four)는 가변식 4륜구동 시스템이다. 일상 주행에서는 전륜만을 사용하다 미끄러운 도로에서는 자동으로 전륜과 후륜에 토크를 배분해 구동력을 유지한다. 혼다 SH-AWD는 배의 앞머리를 틀 때 반대쪽 노를 젓는 원리를 이용했다. 2WD 자동차가 미끄러운 도로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오른쪽으로 밀리는데 이 방식을 사용하면 안정적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
현대 HTRAC는 전자식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이다. 도로 상태를 휠과 서스펜션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감지한 뒤 ECU 제어를 통해 구동력을 제어한다. 르노삼성 올모드 4WD는 운전자의 습성, 도로, 날씨 조건에 맞게 주행 모드를 바꿔준다. 쌍용 4트로닉은 구동력을 40대60으로 분배한다.
◆위험한 상황 오면 스스로 자세 제어
전자식 주행 안정화 프로그램(ESP)은 4륜구동과 찰떡궁합이다. ESP는 곡선도로 등 위험한 운전 상황에서 자동차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거나 토크를 제어해 위험에서 벗어나게 도와준다. ESP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스스로 최적의 차량 운행 조건을 찾아준다.
지프 ESP는 차가 중심을 잃고 옆으로 쏠리게 될 경우 제동력과 구동력을 조절해 미끄러지거나 기울지 않도록 잡아준다. 마찰력을 조절하는 시스템으로 엔진 파워를 줄이지 않은 상태에서 바퀴에 더 많은 힘을 전달한다.
BMW가 채택한 DTC와 오토매틱 디퍼렌셜 브레이크(ADB-X)도 겨울에 빛을 발한다. DTC는 엔진 파워를 줄이지 않고 바퀴에 직접적으로 더 많은 힘을 전달해 어느 정도 차가 미끄러지면서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게 해준다. 스노체인을 장착했을 때, 깊은 눈밭이나 미끄러운 모래밭에서 주행할 때, 더욱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원할 때 효과적이다.
도요타는 자세 제어 장치(S-VSC)와 액티브 토크 컨트롤 4WD를 통해 운전자가 눈길과 빙판길에서 안정성을 높인 시스템을 채택했다. 닛산의 액티브 언더 스티어 컨트롤(AUC)은 미끄러운 도로에서 코너를 돌 때 차가 도로 밖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아준다.
HDC(경사로 감속 주행 장치)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속도를 잡아줘 언덕길을 오르내릴 때 효과적이다. 랜드로버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르노삼성은 언덕길에서 멈췄을 때 차가 뒤로 움직이지 않도록 잡아주는 HSA(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와 HDC를 채택했다.
BMW ADB-X(자동 차등브레이크시스템)는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가속할 때 바퀴가 헛돌면 제동한 뒤 나머지 힘을 다른 쪽 바퀴에 전달해준다. 폭스바겐 오토홀드는 정차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기능이다. 눈길이나 빙판길은 물론 언덕길에서 스위치만 누르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미끄러지거나 밀리지 않는다.
운전자가 도로 상태나 기분에 따라 차의 특성을 바꿀 수 있는 드라이브 모드 중에는 눈길 탈출 성능을 갖춘 것도 있다. 지프 셀렉터레인 시스템에 있는 스노 모드를 선택하면 차 스스로 파워트레인, 서스펜션 등을 전자적으로 조절해 눈길을 쉽게 탈출할 수 있게 해준다. 랜드로버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도 눈길, 모래, 진흙, 바위 등 다섯 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재규어 드라이브 컨트롤에도 윈터 모드가 있다.
◆경사로 주행시스템 등 첨단 기능들
겨울밤을 두려워하는 운전자들이 많다. 시야가 제한돼 잘 보이지 않는 데다 네온사인이나 가로등, 맞은편 차의 전조등 등으로 눈이 부셔 운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겨울에는 밤이 빨리 오고 긴 데다 도로 곳곳이 결빙돼 사고 위험이 더 커진다. 어두운 색상의 겨울옷을 입은 보행자나 자전거가 갑자기 튀어나오면 간담이 서늘해지기도 한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에 야간 운전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각종 안전·편의 장치를 장착하고 있다. 자동차 성능이 비슷비슷해지면서 '밤에 강한' 장치들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
밤눈을 밝게 해주는 기본 장치는 전조등이다. 요즘 나오는 전조등은 '두뇌'를 달았다. 스티어링 휠의 회전 각도와 주행 속도를 계산한 뒤 차의 주행 방향에 따라 빛의 방향을 조절한다. 크라이슬러 스마트빔 어댑티브 헤드램프는 핸들 각도에 따라 좌우 헤드램프가 자동 조절되고 램프 하단에 있는 워셔 장치는 눈비 등으로 더럽혀진 램프를 자동 세척한다.
어두운 지역에서는 상향등이, 맞은편 차의 전조등이 감지되면 하향등이 켜지는 시스템도 있다. BMW 하이빔 어시스트는 외부의 밝기와 색을 감지해 하이빔이나 로빔을 자동으로 조정해 운전자에게 더 밝고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룸미러에 내장된 센서가 마주 오는 차량의 광원 휘도와 색상 등을 감지해 자동으로 빔의 각도를 조절한다. 적외선은 어둠에 묻힌 물체를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다. 벤츠 나이트 뷰 어시스트는 적외선 라이트를 사용해 메인빔 영역에 최적의 조명을 제공하고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포착된 이미지를 계기판에 표시한다. BMW 나이트비전은 적외선 카메라가 전방 물체를 열로 감지해 경고를 보내는 시스템이다. 눈비가 내려 차로를 파악하기 어려울 때는 차선이탈 시스템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현재 주행 중인 차로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감지됐을 때 스티어링휠이나 시트에 진동을 주거나 안전벨트를 당겨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막아주는 경고 시스템도 겨울밤에 빛난다. 볼보 블리스는 사이드미러 양쪽 밑 부분에 달린 소형 카메라가 사각지대에 나타난 물체를 감지한 뒤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기사 출처 : 매일경제>
<기사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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