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기후 협정이 체결된 12일(현지시간) 4만 명의 시민과 활동가들이 파리 시내에서 위치태그 기법을 활용해 '기후정의와 평화'의 메시지를 만들고 있다. << 지구의 벗 제공 >>
'자발적 목표 의무화' 실효성 의문…협상 당사국들도 한계는 시인
12일(현지시간) 체결된 '파리 협정'은 지구 온난화를 막고자 전 세계가 함께 노력하자는데 합의한 역사적 결과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이번 합의의 한계와 우려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협정 당사국들도 이런 견해를 일부 시인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히는 것은 구속력이다.
각국이 감축목표를 제출하는 것이 의무화됐으나 그 목표는 자발적으로 수립되고 이행 여부도 자발적으로 노력할 사항으로 규정돼 법적 구속력이 없다.
영국의 사회단체 '글로벌저스티스나우'의 닉 디어든 대표는 BBC방송 인터뷰에서 "세상에서 가장 취약한 공동체의 권리를 약화시키고 미래 세대가 안전하고 살 만한 기후를 보장할 구속력은 하나도 없으면서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BBC는 가난한 나라들을 지원할 재원, 꾸준히 감축 목표치를 높일 수 있는 강력한 점검 시스템이 있어야 협정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NBC 뉴스는 기후 변화로 '손실과 피해'를 입은 나라들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협정에는 그런 나라들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들 국가의 기후 대응을 돕는 체계를 만든다는 내용이 막연하게 포함됐다.
그러나 저개발국들이 요구하는 보상과 배상 방안은 아예 빠지면서 미리 산업화에 성공한 국가들이 구체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AP=연합뉴스)
NBC는 "외교적 수사를 치우고 보면 저개발국의 요구는 기후변화로 파괴된 재산을 보상해달라는 것"이라며 "어떤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보더라도 그런 재산상의 손실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협정 대부분은 단순히 미래 행동을 위한 토대일 뿐이라며,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면보다 훨씬 더 많은 불확실한 면이 앞으로 대기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리 협정에 따르면 각국은 5년마다 상향된 감축 목표를 제출하며, 검증도 2023년부터 5년 단위로 이뤄지며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검증하는 '이행 점검'(Global Stocktaking) 시스템도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 역시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시스템"이라며 "결국 파리 협정은 시작일 뿐"이라고 NBC는 지적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도 섭씨 1.5도 이하라는 "모호하지만 기분 좋은 목표에 합의했을 뿐"이라며 "그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명확한 계획은 없다"고 꼬집었다.
유명 기후학자인 제임스 핸슨는 각국의 자발성에 의존하는 이번 협약을 두고 "쓸모없다"고까지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협상을 이끈 각국 지도자들도 이번 협정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협정이 '완벽하지는 않다'고 말했고, 중국의 협상 대표도 '이상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것이(협상의 결점이) 우리가 역사적인 단계로 나아가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환경보호청 청장을 지낸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은 파리 협정이 "완벽과는 거리가 멀다"고 진단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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