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으로만 존재하던 초기 우주 생성과정의 비밀이 밝혀졌다. 미국 과학자들이 138억년 전에 발생한 ‘빅뱅 후 급팽창’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아내면서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는 17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빅뱅 직후 짧은 순간에 우주가 엄청난 속도로 급팽창하며 지금과 같이 균일한 우주를 형성했다는 ‘팽창(인플레이션) 이론’을 관찰을 이용해 증명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증명으로 지금껏 가설에 불과했던 인플레이션(팽창) 이론이 검증됨으로써 인류가 우주를 이해하고자 도입했던 가정이 사실임이 밝혀졌다. 과학 역사에 남을 위대한 성과로 평가되며 과학계 검증만 거치면 노벨상 수상도 문제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남극에 설치한 일종의 망원경인 ‘바이셉2(BICEP2)’라는 관측 장비를 이용해 초기 우주 급팽창의 흔적인 중력파 패턴을 찾았다.
팽창 이론은 우주가 대폭발 후 10의 36승분의 1초에 급속히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처음에는 느리게 팽창하다가 팽창이 일어나 부쩍 더 빨리 팽창한 후 다시 느린 팽창으로 돌아갔다는 말이다. 급팽창은 중력파 형태로 우주 전체에 퍼져 나갔다. 나중에 중력파가 우주 전체를 가득 채운 우주배경복사(CBR)에 특정한 패턴을 남겼고 이번에 연구팀이 패턴을 탐지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발견한 중력파 패턴은 현재 망원경으로 관찰이 가능한 가장 오래된 시점인 대폭발 후 38만년께 새겨진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단장인 존 코박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부교수는 “중력파가 우주를 가로질러 가는 직접적인 이미지일 것”이라며 “이 신호를 탐지하는 것은 오늘날 우주론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미 1989년 ‘우주배경복사 탐사선(COBE)’을 이용해 팽창 이론 가설을 관측한 공로로 존 매더와 조지 스무트가 2006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고 앞서 러셀 헐스와 조지프 테일러가 중력파 존재를 증명한 공로로 199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발견도 과학계 검증만 거친다면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발견에 대해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요한 수면에 돌을 던지면 원형 물결이 퍼져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빅뱅은 우주 공간에 엄청난 세기의 중력파를 방출했다”면서 “연구팀은 중력파를 간접적으로 관측하고 편광 패턴을 공개했는데 이는 급팽창 우주 모형 이론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말했다.
<기사 출처 :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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