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트렌드
외고 유학반 명맥만 유지
"차라리 한국으로…" "유학비 부담되고 메리트 적고"
방학을 이용한 영어캠프나 어학연수를 가는 단기 유학도 추세로 자리잡았다. 지난 여름 캐나다에서 4주 간 진행된 과학캠프에서 초등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한국청소년캠프협회제공
조기유학 빗장이 풀린 2000년 조기유학을 이유로 학업을 중단한 초ㆍ중ㆍ고교생은 4,397명에 불과했다. 이 숫자는 매년 두 배로 늘어나 6년 뒤 2만9,511명에 달했다. 금융위기 때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꺾이지 않던 조기유학 붐이 최근 들어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3년의 경우 1만2,374명으로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더 이상 국내에서 유학생 프리미엄이 통하지 않는 데다 대학과 특목고 입시전형이 바뀐 때문이다. 기업들의 해외파 선호가 낮아지면서 해외대학에서 국내대학으로 편입하는 역(逆)유학도 늘어나고 있다.
초창기, 외고--아이비리그 엘리트 코스로
초창기 조기유학 붐은 외국어고의 해외 유학반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고 졸업한 뒤 미국 동부 사립명문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최고의 엘리트 코스로 각광받았다. 그 선두에 있던 대원외고는 1998년 국내에서 처음 조기유학 프로그램 SAP(Study Abroad Plan)을 운영했다.SAP은 1기 9명 전원이 미국 동부의 사립명문인 아이비리그에 합격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엔 133명이나 해외대학에 붙었을 만큼 대성공을 거뒀다. 외고 유학반이 아이비리그행(行) 보증수표가 되자, 덩달아 외고에 가기 위한 조기유학까지 유행했다. 입시전문기관 하늘교육의 임성호 대표는 “외고 유학반은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미리 외국을 다녀오는 다른 형태의 조기유학이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GLP(GlobalLeadership Program)로 이름을 바꾼 대원외고의 조기유학 프로그램은 현재 명맥만 유지하는 실정이다. 2014년에 46명이 해외대학에 입학했을 뿐이고, 2015년 해외대학 입학을 준비중인 학생도 36명에 그치고 있다. 숫자로만 보면 조기유학 자유화 초기로 돌아간 것이다. 민족사관고 역시 2010년에 가장 많은 86명의 해외 대학 합격자를 배출했으나 올해에는 59명만이 유학을 떠났다. 자사고에서도 조기유학 붐이 전 같지 않은 모습이다.
입시 변화로 조기유학 이점 사라져
그 동안 조기 유학생들은 재외국민 특별전형이나 외국어 특기자전형으로 국내 대학에 진학했다.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던 때 유학생들은 이런 별도 전형으로 손쉽게 명문대에 승차할 수 있었다. 2000년대 중반 확대된 글로벌전형(외국어특기자전형)도 유학생에게는 유리한 전형이었다. 공인 영어성적을 기본으로 면접이나 논술로 평가한 이 전형은 해외고 출신에게 불리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부정입학과 특권층의 명문대 입학 루트로 악용된다는 비판여론이 거세지면서 별도 전형의 자격기준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재외국민 특별전형의 경우 부모를 동반하지 않은 조기유학생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2021학년부터는 5개 영역이던 별도 전형의 자격기준을 일원화시켜, 외국에서 고교 1학을 포함해 중ㆍ고교 3개 학년 이상을 이수해야 지원 자격을 부여토록 했다. 외고와 국제고 입시에서도 2011학년부터 유학생에게 유리한 시험을 치르지 않고 대신 영어 내신 성적과 면접, 학습계획서로만 신입생을 뽑고 있다. 입학비리로 물의를 일으킨 국제중은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유학생에게 절대 유리한 입시전형이 까다로워지면서 조기유학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했다.
편입 지원자 중 해외대 출신 4년 만에 3배까지
“미국 대학 졸업장만 있으면 한국 내 취업이 쉬운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유학비 부담도 크고, 미국에서 취업도 여의치 않아 한국 대학 편입을 준비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대학을 2년 다니다 귀국해 편입을 준비 중인 박모(25)씨는 “투자한 만큼 돌아오는 게 없다는 생각에 차라리 한국 대학으로 돌아가자”고 결심한 경우다. 박씨처럼 해외 대학에 다니고 있거나 졸업한 후 국내 대학에 편입하는 학생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 서부 명문인 UCLA를 다니던 김모씨도 같은 이유로 서울 사립 명문대로 편입한 경우다. 위드유 편입학원에 따르면 2014학년도 한국외대 편입시험 지원자 중 외국 대학 출신은 220명이었다. 2010년의 68명에 비하면 3배를 넘는 수치다. 또 중앙대는 297명, 한양대는 260명으로 2010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만경 위드유 대표는 “국내 대학 편입 희망자 10명 중 2명이 외국 대학 출신일 만큼
<기사 출처 : 한국일보>
외고 유학반 명맥만 유지
"차라리 한국으로…" "유학비 부담되고 메리트 적고"
방학을 이용한 영어캠프나 어학연수를 가는 단기 유학도 추세로 자리잡았다. 지난 여름 캐나다에서 4주 간 진행된 과학캠프에서 초등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한국청소년캠프협회제공
조기유학 빗장이 풀린 2000년 조기유학을 이유로 학업을 중단한 초ㆍ중ㆍ고교생은 4,397명에 불과했다. 이 숫자는 매년 두 배로 늘어나 6년 뒤 2만9,511명에 달했다. 금융위기 때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꺾이지 않던 조기유학 붐이 최근 들어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3년의 경우 1만2,374명으로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더 이상 국내에서 유학생 프리미엄이 통하지 않는 데다 대학과 특목고 입시전형이 바뀐 때문이다. 기업들의 해외파 선호가 낮아지면서 해외대학에서 국내대학으로 편입하는 역(逆)유학도 늘어나고 있다.
초창기, 외고--아이비리그 엘리트 코스로
초창기 조기유학 붐은 외국어고의 해외 유학반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고 졸업한 뒤 미국 동부 사립명문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최고의 엘리트 코스로 각광받았다. 그 선두에 있던 대원외고는 1998년 국내에서 처음 조기유학 프로그램 SAP(Study Abroad Plan)을 운영했다.SAP은 1기 9명 전원이 미국 동부의 사립명문인 아이비리그에 합격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엔 133명이나 해외대학에 붙었을 만큼 대성공을 거뒀다. 외고 유학반이 아이비리그행(行) 보증수표가 되자, 덩달아 외고에 가기 위한 조기유학까지 유행했다. 입시전문기관 하늘교육의 임성호 대표는 “외고 유학반은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미리 외국을 다녀오는 다른 형태의 조기유학이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GLP(GlobalLeadership Program)로 이름을 바꾼 대원외고의 조기유학 프로그램은 현재 명맥만 유지하는 실정이다. 2014년에 46명이 해외대학에 입학했을 뿐이고, 2015년 해외대학 입학을 준비중인 학생도 36명에 그치고 있다. 숫자로만 보면 조기유학 자유화 초기로 돌아간 것이다. 민족사관고 역시 2010년에 가장 많은 86명의 해외 대학 합격자를 배출했으나 올해에는 59명만이 유학을 떠났다. 자사고에서도 조기유학 붐이 전 같지 않은 모습이다.
입시 변화로 조기유학 이점 사라져
그 동안 조기 유학생들은 재외국민 특별전형이나 외국어 특기자전형으로 국내 대학에 진학했다.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던 때 유학생들은 이런 별도 전형으로 손쉽게 명문대에 승차할 수 있었다. 2000년대 중반 확대된 글로벌전형(외국어특기자전형)도 유학생에게는 유리한 전형이었다. 공인 영어성적을 기본으로 면접이나 논술로 평가한 이 전형은 해외고 출신에게 불리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부정입학과 특권층의 명문대 입학 루트로 악용된다는 비판여론이 거세지면서 별도 전형의 자격기준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재외국민 특별전형의 경우 부모를 동반하지 않은 조기유학생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2021학년부터는 5개 영역이던 별도 전형의 자격기준을 일원화시켜, 외국에서 고교 1학을 포함해 중ㆍ고교 3개 학년 이상을 이수해야 지원 자격을 부여토록 했다. 외고와 국제고 입시에서도 2011학년부터 유학생에게 유리한 시험을 치르지 않고 대신 영어 내신 성적과 면접, 학습계획서로만 신입생을 뽑고 있다. 입학비리로 물의를 일으킨 국제중은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유학생에게 절대 유리한 입시전형이 까다로워지면서 조기유학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했다.
편입 지원자 중 해외대 출신 4년 만에 3배까지
“미국 대학 졸업장만 있으면 한국 내 취업이 쉬운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유학비 부담도 크고, 미국에서 취업도 여의치 않아 한국 대학 편입을 준비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대학을 2년 다니다 귀국해 편입을 준비 중인 박모(25)씨는 “투자한 만큼 돌아오는 게 없다는 생각에 차라리 한국 대학으로 돌아가자”고 결심한 경우다. 박씨처럼 해외 대학에 다니고 있거나 졸업한 후 국내 대학에 편입하는 학생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 서부 명문인 UCLA를 다니던 김모씨도 같은 이유로 서울 사립 명문대로 편입한 경우다. 위드유 편입학원에 따르면 2014학년도 한국외대 편입시험 지원자 중 외국 대학 출신은 220명이었다. 2010년의 68명에 비하면 3배를 넘는 수치다. 또 중앙대는 297명, 한양대는 260명으로 2010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만경 위드유 대표는 “국내 대학 편입 희망자 10명 중 2명이 외국 대학 출신일 만큼
<기사 출처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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