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5일 월요일

<통증, 아는게 藥이다>아파도 참는게 미덕?… 통증, 참을수록 악화됩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 만성통증이 급증하면서 통증클리닉도 전례 없이 성업 중이다. 그러나 통증 자체를 병으로 인식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도 같이 늘고 있다. 통증을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주관적인 데다, 사회적으로 ‘아프면 엄살’이라는 선입견이 많고, 본인 스스로 통증을 노화로 잘못 진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일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통증을 느낀다. 통증은 우리 몸이 이상을 느끼면서 경고하는 신호다. 겨울에는 낮은 기온으로 통증의 강도가 심해지는 만큼 연말을 맞아 다빈도 통증의 원인과 치료법 등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나이 탓에 허리가 아프다”, “오십견으로 어깨가 아프다”. 중장년에게서 흔하게 나오는 말이다. 물론 노화로 인해 관절이 약해진 경우일 수도 있지만 만성통증으로 이어지는 전조 현상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만성통증 환자들이 통증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스스로 아픔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오해가 ‘통증은 나이가 들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라는 인식이다. 또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도 많다. 하지만 대한통증학회는 통증은 나이와 상관없이 그 자체가 병이며,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치료하기 어려워지는 만성통증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학회가 2011년 전국의 통증클리닉을 방문한 환자 10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만성통증 환자의 42.6%가 통증클리닉을 방문해 치료를 받기 시작한 시점이 통증이 나타난 지 6개월 이상 지난 후였다. 1년 이상 지난 후에 병원을 방문한 경우도 31.1%에 달했다. 특히 사회활동이 왕성한 40대의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한 시점이 1년이 넘은 경우가 35.2%로 전체 방문 시점 중에서 가장 많았다. 또 통증클리닉을 방문하기 전에 민간요법으로 잘못된 치료를 받은 경우도 18.9%나 됐다.

학회는 통증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를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우선 통증은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통증 자체가 몸에 이상이 있다고 알려주는 경고 신호로 원인을 찾아 해결하지 않으면 계속 발생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허리통증이다. 중년들이 외부 충격으로 허리를 다쳤을 경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방치하다가 만성 허리통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통증은 참으면 저절로 없어진다는 인식도 많은데 잘못됐다. 급성통증을 내버려두면 만성통증으로 진행되고, 만성통증은 내버려 둘수록 통증이 심해져 결국에는 치료가 어려워진다. 만성통증은 빨리 치료할수록 완치 가능성이 높고 우울증, 자살 등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통증을 참으려고 하고, 아프다고 하면 엄살을 피우는 것으로 인식하는 한국인만의 생각도 개선해야 할 항목으로 지적됐다. 주위의 협조를 통한 마음의 안정은 통증 치료의 필수적인 요소다. 주변에 적극적으로 통증을 알려 초기에 치료해야 한다. 통증 조절에 쓰는 진통제가 마약이라서 중독된다는 점도 오해다. 통증 단계에 따라 적절한 의료용 마약성 진통제 처방이 가능하다. 특히 통증 환자는 마약 효과가 보통 사람에 비해 매우 약해 마약 중독에 빠질 위험이 0.004%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의료용 마약의 부작용은 졸음, 구역질 등이 있지만 대개 1주일 이내 사라지고 환자의 92.6%가 만족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단 마취통증 전문의를 통해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학회는 국내의 만성통증 환자가 성인 인구의 약 10%인 25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1998년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를 토대로 추정한 것으로 고령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국내 통증환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의 2008년 노인실태조사에서는 65세 노인 인구의 약 82%가 통증을 지니고 있으며, 92%는 통증으로 인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통증연구협회는 전 세계 성인의 20%가 만성 통증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1년 발표한 10년간의 조사 보고서에서 1억 명 이상의 미국인에게 통증이 있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만성통증은 환자 개인에게는 물론 가족, 사회경제적 측면에 부정적 영향이 크다. 환자 개인과 가족에게는 의료비 증가·직업의 상실 등으로 인한 경제적 문제, 부양 문제 등에 따른 가족관계의 악화, 심각한 신경정신과적 문제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통증 표현에 적극적인 미국의 경우 전체 만성 통증 환자의 약 50%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으며, 이 중 한 번이라도 자살을 시도한 경우도 5∼1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학회가 국내 만성통증 환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에서도 조사 대상의 약 35%가 자살 충동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수면장애·우울감·집중력 감소·불안감 등의 부작용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제활동의 제약·가정불화·실직 등의 악영향으로 이어졌다. 
<기사 출처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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