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지방·나트륨 많고 칼슘 부족
'3대 영양소' 균형 섭취도 어려워
라면은 이제 우리의 국민 식품을 넘어서 전 세계가 좋아하는 훌륭한 가공식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2012년에는 판매된 라면이 무려 1000억개를 넘어섰다. 특히 중국 사람들이 라면 소비량의 43%를 먹어치운다. 하루에 소비하는 라면이 1억2000만개가 넘는다고 한다. 라면 종주국인 우리도 만만치 않다. 우리 국민들은 평균 닷새에 한 개씩의 라면을 먹는다.
최근 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라면의 영양 성분과 소비자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탄수화물·지방·단백질 등 영양성분의 양과 포화지방·나트륨·칼슘·캡사이신·MSG 등의 함량은 제품에 따라 최대 50% 이상 차이가 있었다. 특히 라면 한 봉지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이 하루 권장 섭취량의 절반을 넘는 제품도 있었고, 나트륨이 하루 권장 섭취량의 86% 이상인 경우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칼슘의 함량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에 포화지방의 함량이 높은 것은 생산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값이 싼 식물성 유지인 팜유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1989년의 공업용 쇠기름 파동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팜유는 오일팜(기름야자)의 과육을 압착해서 얻은 식용유로 마가린이나 과자류의 생산에 많이 사용된다. 팜유에는 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레산이 적게 들어있어서 상온에서 고체 상태로 존재한다. 포화지방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지방간의 위험이 높아지고,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이 늘어나서 심혈관계 질환과 비만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라면에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것은 소비자들이 일반적으로 짠맛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보통 소금(염화나트륨)을 통해서 흡수하는 나트륨은 우리 몸의 생리작용에 반드시 필요한 전해질 성분이다. 우리 몸에 나트륨이 지나치게 부족해지면 전해질 쇼크가 일어나서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것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문제가 된다. 나트륨을 너무 많이 먹으면 고혈압을 비롯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우리 식약처가 2012년부터 나트륨 적게 먹기 운동을 시작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라면이 영양성분이 크게 다른 것은 절대 문제가 될 수 없다. 모든 라면이 동일한 영양 성분의 기준을 만족해야 할 이유는 없다. 라면은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라면을 생산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라면의 맛과 영양 성분의 기준을 동시에 만족시킬 것을 요구하기는 어렵다.
1958년 일본의 식품기업가 안도 모모후쿠가 처음 개발한 즉석 라면은 싼 값과 간편한 조리 방법 덕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20세기의 가장 대표적인 가공식품이다. 식용유에 튀겨서 건조시킨 면발과 다양한 재료를 분말 형태로 가공한 분말 스프가 즉석 라면의 핵심이다. 수분이 제거된 즉석 라면은 보존재를 넣지 않더라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더욱이 1971년에 컵라면이 등장하면서 라면은 더욱 편리한 간편 식품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그렇다고 라면이 영양학적으로 완벽한 것은 아니다. 소비자원이 밝혔듯이 포화지방과 나트륨의 문제 이외에도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지방·단백질의 불균형도 무시할 수 없다. 라면을 주식으로 여기면 정상적인 영양 섭취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라면을 하루에 두 봉지 이상 먹지 말아야 하고, 동물성 지방이 많은 식품과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는 소비자원의 결론은 그런 뜻이다. 그러나 1000원도 안 되는 라면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애써 만든 라면의 스프나 국물을 버려야 한다는 소비자원의 권고도 어설픈 것이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버리도록 요구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다. 매끼 영양 섭취기준에 맞춰서 식사를 할 수도 없다.
현재의 라면 값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가 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기사 출처 : 디지털타임스>
'3대 영양소' 균형 섭취도 어려워
라면은 이제 우리의 국민 식품을 넘어서 전 세계가 좋아하는 훌륭한 가공식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2012년에는 판매된 라면이 무려 1000억개를 넘어섰다. 특히 중국 사람들이 라면 소비량의 43%를 먹어치운다. 하루에 소비하는 라면이 1억2000만개가 넘는다고 한다. 라면 종주국인 우리도 만만치 않다. 우리 국민들은 평균 닷새에 한 개씩의 라면을 먹는다.
최근 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라면의 영양 성분과 소비자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탄수화물·지방·단백질 등 영양성분의 양과 포화지방·나트륨·칼슘·캡사이신·MSG 등의 함량은 제품에 따라 최대 50% 이상 차이가 있었다. 특히 라면 한 봉지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이 하루 권장 섭취량의 절반을 넘는 제품도 있었고, 나트륨이 하루 권장 섭취량의 86% 이상인 경우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칼슘의 함량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에 포화지방의 함량이 높은 것은 생산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값이 싼 식물성 유지인 팜유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1989년의 공업용 쇠기름 파동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팜유는 오일팜(기름야자)의 과육을 압착해서 얻은 식용유로 마가린이나 과자류의 생산에 많이 사용된다. 팜유에는 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레산이 적게 들어있어서 상온에서 고체 상태로 존재한다. 포화지방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지방간의 위험이 높아지고,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이 늘어나서 심혈관계 질환과 비만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라면에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것은 소비자들이 일반적으로 짠맛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보통 소금(염화나트륨)을 통해서 흡수하는 나트륨은 우리 몸의 생리작용에 반드시 필요한 전해질 성분이다. 우리 몸에 나트륨이 지나치게 부족해지면 전해질 쇼크가 일어나서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것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문제가 된다. 나트륨을 너무 많이 먹으면 고혈압을 비롯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우리 식약처가 2012년부터 나트륨 적게 먹기 운동을 시작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라면이 영양성분이 크게 다른 것은 절대 문제가 될 수 없다. 모든 라면이 동일한 영양 성분의 기준을 만족해야 할 이유는 없다. 라면은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라면을 생산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라면의 맛과 영양 성분의 기준을 동시에 만족시킬 것을 요구하기는 어렵다.
1958년 일본의 식품기업가 안도 모모후쿠가 처음 개발한 즉석 라면은 싼 값과 간편한 조리 방법 덕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20세기의 가장 대표적인 가공식품이다. 식용유에 튀겨서 건조시킨 면발과 다양한 재료를 분말 형태로 가공한 분말 스프가 즉석 라면의 핵심이다. 수분이 제거된 즉석 라면은 보존재를 넣지 않더라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더욱이 1971년에 컵라면이 등장하면서 라면은 더욱 편리한 간편 식품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그렇다고 라면이 영양학적으로 완벽한 것은 아니다. 소비자원이 밝혔듯이 포화지방과 나트륨의 문제 이외에도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지방·단백질의 불균형도 무시할 수 없다. 라면을 주식으로 여기면 정상적인 영양 섭취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라면을 하루에 두 봉지 이상 먹지 말아야 하고, 동물성 지방이 많은 식품과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는 소비자원의 결론은 그런 뜻이다. 그러나 1000원도 안 되는 라면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애써 만든 라면의 스프나 국물을 버려야 한다는 소비자원의 권고도 어설픈 것이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버리도록 요구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다. 매끼 영양 섭취기준에 맞춰서 식사를 할 수도 없다.
현재의 라면 값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가 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기사 출처 : 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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