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AP=연합뉴스) |
신임 국왕, 유가 하락·IS 사태 등 과제 산적
새 국방장관에 아들 임명…부왕세제에는 다음세대 무함마드 왕자 책봉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91세를 일기로 23일 오전 1시(현지시간) 타계했다.
사우디 왕실은 이날 낸 성명에서 압둘라 국왕의 사망 소식과 함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세제(80)가 왕위를 이어받는다고 밝혔다.
압둘라 국왕은 파흐드 국왕을 이은 알사우드 왕가의 6번째 국왕으로 2005년 왕위에 올랐다.
그는 재위 10년간 중동의 강력한 미국의 우방으로서 친미 정책을 유지했으며 이전 국왕에 비해 여성의 권익을 증진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수년간 고령에 따른 건강문제로 종종 입원치료를 받은 압둘라 국왕은 폐렴 증세로 지난달 31일 리야드에 있는 '킹 압둘아지즈 메디컬시티'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압둘라 국왕의 건강이 악화하면서 살만 왕세제가 지난해부터 국제회의와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등 사실상 국왕 대행 역할을 했다.
장례식은 이날 금요예배(줌마)가 끝나고 나서 진행된다.
살만 신임 국왕은 압둘라 국왕의 이복동생으로 사우디 왕실의 실세인 이른바 '수다이리 7형제'중 한 명이다.
살만은 2012년 동복형이자 당시 왕세제 겸 내무장관이었던 나예프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가 사망하자 왕세제로 책봉됐다.
그가 왕위를 계승하면서 지난해 3월 부왕세제로 임명된 무크린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70) 왕자가 왕세제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새 부왕세제에는 나예프 전 왕세제의 아들인 무함마드 빈 나예프 알사우드 내부장관이 책봉됐다고 사우디 왕실이 이날 밝혔다. 무함마드는 사우디 제2부총리로도 임명됐다.
이는 사우디의 왕위 계승이 형제 세습 원칙에서 벗어나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사우디는 왕이 죽으면 왕세제가 왕위에 오르고, 새로운 왕세제, 부왕세제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후계자가 선정된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의 새 국왕이 된 살만은 이날 국영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선왕의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또 자신의 아들인 무함마드 빈 살만을 새 국방장관에 임명하고 외무와 석유, 재무 등 일부 장관은 유임시켰다고 왕실은 전했다.
그러나 살만 국왕은 사우디가 대내외적으로 직면한 여러 문제를 처리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유가의 급속한 하락과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의 득세, 인접국 예멘의 혼란 등 최근 사우디가 처한 위기 상황을 돌파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압둘라 국왕이 예민한 시점에 세상을 떠나면서 사우디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양국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압둘라 국왕의 확고하고 열정적인 믿음에 감사한다"며 조의를 전했다.
중국과 일본, 프랑스, 인도 등도 이날 성명을 내고 압둘라 국왕의 타계에 조의를 표시했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로 사우디와 긴장 관계를 유지해 온 이란도 외무부 명의 성명에서 사우디 정부와 국민에게 조의를 표한다며 "이란을 대표해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이 24일 사우디의 리야드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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