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31일 화요일

IAEA,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조사

오는 17∼21일 전문가 파견 日, 원전 비율 20% 유지 추진
후쿠시마 제1원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처리 상황 등을 현지 조사하기 위해 4월 17∼21일 전문가를 일본에 파견한다고 NHK방송이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IAEA 전문가는 후쿠시마 제1원전 현지를 방문해 오염수 해양 방출 등에 대해 원전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들을 예정이다. 아울러 오염수 해양 방출 발표가 최소 8개월 이상 지연됐다는 비판과 관련해 오염수 정보공개 방안 등도 논의할 계획이다.

IAEA는 지난달 원자로 폐로 작업을 검증하기 위한 조사단을 파견해 이달 중 정식 보고서를 낼 예정이었지만 새로운 문제가 잇따르면서 다시 전문가를 파견키로 했다.

한편 일본 경제산업성은 2030년 전체 전력생산에서 원자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율을 20% 정도로 유지하는 방안을 경제산업성 전문가위원회에 제시했다고 일본 언론이 31일 보도했다. 

경제산업성은 30일 개최한 전문가회의에서 2030년에 원전과 석탄, 수력, 지열 등 ‘기초 전력원’의 비중이 60% 이상이 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기초 전력원은 발전 단가가 싸고, 밤이든 낮이든 관계없이 상시 가동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의미한다.
<기사 출처 : 세계일보>

제때 먹어야 심장도 튼튼…불규칙한 식사 건강 해친다

[뉴스데스크]◀ 앵커 ▶

식사를 불규칙적으로 하거나 야식을 즐기게 되면 위장에는 당연히 좋지 않겠죠.

그런데 이런 습관이 심장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진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대 직장인들이 밤늦게 야식을 배달시켜 먹고 있습니다.

[김준성] 
"회사 일 끝나는 시간이 다르다 보니까 일찍 먹을 때고 있고 늦게 먹을 때도 있고…."

제때 밥을 안 먹거나 야식을 즐기면 심장에 얼마나 무리가 가는지, 미국 연구진이, 사람과 유전자가 60% 이상 같은 초파리로 실험했습니다.

먼저 하루에 12시간 동안만 제한된 시간에 먹이를 준 초파리는, 심장이 규칙적으로 뜁니다.

반면 하루 24시간, 아무 때나 먹이를 먹게 한 초파리는 3주가 지나자, 심장 박동이 불규칙적으로 변했습니다.

마치 사람이 야식을 먹듯, 낮 밤 가리지 않고 밥을 먹은 초파리는 심장이 빨리 늙어버린 것으로 확인된 겁니다.

시도 때도 없이 음식물이 들어오면, 소화기관에 계속 피를 보내려고 심장이 쉬지 못하고 무리하게 돼 기능도 떨어진다는 설명입니다.

[김학령 교수/서울의대 보라매병원] 
"야식을 소화시키기 위해서 심장이 또 밤에도 일을 해야 합니다."

또 남성 2만 7천 명의 식사 습관을 16년간 추적한 다른 해외 연구에서도 아침 식사를 자주 거르면, 심장 마비에 걸릴 위험이 27% 커지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전문의들은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하며 어쩔 수 없이 야식을 먹더라도 가능한 한 적게 먹고, 잠들기 두 시간 전부터는 음식을 먹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기사 출처 : MBC뉴스>

벤츠 GLA 45 AMG, 포르쉐 마칸과 경쟁할 고성능 크로스오버


  
 
고성능 SUV 시장이 갑자기 훨씬 재미있게 바뀌었다. 더욱 복잡해지기도 했다. 포르쉐 마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우리 <오토카> 또한 칭찬한 고성능 SUV로,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차를 찾진 않는다. 포르쉐 마칸의 대안이 되어줄 AMG의 신형 모델을 기다리는 이들 또한 있다. 만일 당신이 정말 고성능 SUV만을 사고 싶어 한다면, 메르세데스-벤츠 GLA 45 AMG는 당신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한 차다.
  
 
GLA 45 AMG는 SUV보다는 크로스오버에 가깝다. 그래서 GLA의 디자인은 가족용 해치백 또는 차고를 높인 스테이션 왜건과 같은 비율이다. 그래서 SUV에 좀 더 가까운 아우디 Q3 RS를 마치 네모 블록처럼 보이게 할 정도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
  
 
이 디자인은 GLA를 좀 더 돋보이게 하지만, 차에 올라보면 GLA에 무엇을 바라야 할지 헷갈리게 만든다. 편안한 운전 자세와 탁월한 전방 시야는 기대할 수 없다. 대신 트렁크 공간과 뒷좌석이 전통적인 5도어 해치백보다 뛰어다나는 점이 위안이다. 이런 점은 A클래스나 CLA클래스에 비해 꽤 뛰어난 부분이다. 하지만 아주 크게 차이 날 정도는 아니다.
  
 
GLA 45 AMG는 SUV의 유용한 기능성에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신선한 감각을 더했다. 그러니 실망할 일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성능을 위해 불필요한 오프로드 성능을 없앴다. 대신 가벼운 차체와 낮은 지상고를 얻었다. 매우 신뢰할 수 있는 고성능 SUV 후보 중 하나다.
  
 
구동계는 A 45 AMG와 CLA 45 AMG와 동일하다.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에 네바퀴굴림 조합이다. GLA 45 AMG의 차고는 기본형 GLA보다 15mm 낮다(물론 A45 AMG보다는 40mm 높다). 하체도 새로 매만졌다. 단순히 강화 스프링만 끼운 것이 아니다. 댐퍼, 안티롤바, 강화 스티어링 너클, 강화 부싱 또한 더했다.
  
 
승차감과 핸들링의 조합은 훌륭했다. 매일 탈 수 있는 일상용 정도다. 충분히 편안하나 스포츠 성향으로 끝까지 몰아붙이면 약간 부족한 부분은 있다. 이는 옵션인 AMG 퍼포먼스 서스펜션으로 해결할 수 있다. 차체를 뒤흔드는 서스펜션과 달리 조금 더 단단하다.
  
 
코너를 돌며 드로틀을 열고 닫을 때 균형 잡힌 횡 그립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스티어링 감각이 직관적이며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정밀도, 안정성, 뛰어난 접지력이다. 굽이진 도로에서 꽤 빠르게 달릴 수 있으며 커다란 즐거움을 안겨준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 마칸 S와 비슷한 가격에도 불구하고-대담하게 GLA 45 AMG를 사게 될 것이란 점이다. 하지만 포르쉐 마칸이 충분히 작고 좋다고 생각하며, 그저 궁금증으로 이 차를 살펴본 이들이라면 구매 순위 2위로 밀려난다.
<기사 출처 : 아이오토카>

미드쉽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BMW i8


  
 
본래 디자인된 목적이 아닌 파워트레인 타입으로만 자동차를 분류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을 불러올 수 있다. 이는 자동차업계에 속해 있는 현명하고 노련한 전문가들의 말이다. 그리고 BMW i8은 그들의 말이 옳다는 것을 증명한다. BMW는 i8을 가리켜 정숙성이 뛰어난 저공해, 하이브리드, ‘뉴 프리미엄’ 미래형 독일 스포츠카라고 소개했다. 얼핏 들으면 그렇게 복잡하지만은 않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죽 늘어선 나머지 단어들 때문에 정작 ‘스포츠카’라는 의미를 잃어버리는 느낌이다. ‘스포츠카’라는 단어만 더 굵고 크게 써서 강조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곧 그 생각은 기우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왜냐하면 i8은 충격적이기까지 한 첫인상에 원숙함이 느껴지는 디자인, 그리고 독보적일 정도로 매력적인 오너쉽을 갖춘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를 운전해보는 것과 직접 구매하는 것, 다시 말해 이 완벽한 스포츠카의 미래와도 같은 차에 적응하는 것과 1억짜리 BMW를 구매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i8은 BMW의 새로운 서브 브랜드인 ‘i’를 대표하는 상징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i8의 기원은 최초로 새로운 미드엔진 BMW 스포츠카에 대한 아이디어가 제기됐던 2009년의 비전 이피션트다이내믹스 콘셉트였다. 비전 이피션트다이내믹스는 두 개의 전기모터와 터보디젤 엔진을 갖춰 Z10 ED라고 불리던 로드카와 흡사한 면이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로부터 2년 후, i8은 탄소섬유/알루미늄 차체에 1개의 전기모터와 중앙부에 가솔린 엔진을 얹어 더욱 이국적인 콘셉트 카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i8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로, 포르쉐 918 스파이더의 무려 다섯 배나 되는 개발비용이 투입되었다. 양 뒷바퀴 사이에 자리한 1.5L, 3기통 미니 쿠퍼 엔진은 6단 ZF 자동변속기를 통해 뒷바퀴에 228마력과 32.6kg·m의 토크를 전달하는데, 이는 현재까지 BMW가 만든 그 어떤 양산형 엔진보다 높은 수치이다. 앞바퀴 사이에 위치한 ‘하이브리드 동기’ 전기모터는 2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128마력, 25.4kg·m의 토크를 앞바퀴에 전달한다.

7.1kWh 리튬 이온 배터리와 고전압의 전력 관리 시스템으로 인해 i8에는 약 200kg의 무게가 더해졌다. 하지만 BMW는 알루미늄이나 강철 소재 대신 탄소섬유로 보강된 플라스틱 모노코크를 선택하여 정확히 200kg 정도의 무게를 감량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연료가 주입된 상태에서 i8의 무게는 1,540kg이기 때문에 포르쉐 918은 물론, 911 터보보다도 가벼워졌다. 한편, 2단 변속기는 저단 기어에서 엔진이 3,700rpm을 넘어서면 전기모터를 작동시켜 357마력에 58.1kg·m의 토크가 발휘된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느껴진다.
  
 
i8의 첫인상은 슈퍼카다운 슈퍼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터무니없이 낮고 넓은 차체는 마치 지면에 붙어 있는 것처럼 보였고, 라이벌인 람보르기니를 위협할 정도의 과감한 스타일링에 버터플라이 도어까지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운전석에 타기 위해선 낮은 루프라인과 높고 넓은 문틀 사이로 몸을 잔뜩 웅크려야만 했다. 운전자에게 포커스를 맞춘 대시보드, 화려한 LCD 계기판, 지면에 가까운 스포츠 시트, 다양하게 적용된 여러 장치들로 풍성하고 특별하게 꾸며진 실내는 보수적인 느낌이 강했던 BMW의 분위기를 한층 가볍게 해주는 일등공신이었다.

i8의 목표는 크고 분명했지만, 실제로 911만큼 순수한 스포츠카를 만든다는 것은 역시나 어려운 일이었다. BMW는 핸들링 정확도와 운전자와의 교감과 관련된 측면에서는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거의 목표한 바에 가까웠다. 굉장히 특수한 틈새시장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주행감의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까다롭게 체크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전반적인 i8의 성능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어댑티브 댐퍼 위에서 컴포트 모드로 출발하면 정숙한 구동장치가 앞바퀴를 굴린다. i8의 도심 주행은 편안하고 매우 안락하다. 가끔씩 약간의 출렁임이 있기는 했지만, 자주는 아니었다. 스티어링은 가벼우면서도 충분한 느낌을 전달했고, 일렉트릭 모드의 퍼포먼스 또한 훌륭했다. 하지만 일렉트릭 모드로만 주행하기엔 24km 정도인 주행범위가 인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기어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엔진이 쉴 새 없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으면 파워트레인이 마치 커다한 V6 엔진처럼 미드레인지를 지나쳐간다. 즉각적이고 무거운 페달 반응과 함께 웅장한 엔진 사운드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들어온다. 하지만 엔진이 더 가속화되고 더 빠르게 달릴수록 V6과는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5,000rpm 이상이 되면 i8의 퍼포먼스는 약간 빈약하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핸들링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지만 완벽하진 않았다. 차체 제어력은 훌륭했고 스티어링은 균형이 잘 잡혀 있었다. 측면 그립감은 앞바퀴가 더 높았는데, 높은 부하를 걸면 소음이 발생했다. 코너에서는 하중 이동을 이용하여 운전하자, 다른 괜찮은 미드 엔진 자동차와 비슷한 반응성을 보여주었다. 리어 액슬은 단단히 고정돼 믿을 만한 안정감을 제공했지만, 스로틀을 이용하여 코너링 라인을 조정하려들자 안정감이 감소했다.

결과를 말하자면 i8은 그 빠른 속도에 반해 정말 흥미진진한 주행 경험을 제공하진 못했다. 안정적이고, 부드러웠지만 재미는 부족했다. 참신함과 슈퍼카적인 특성, 낮은 배기가스 배출량은 아마도 스포츠카를 달리 정의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겐 충분히 스포티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열성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복잡성을 가진 자동차가 대중들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지만 슬프게도 그 깊이는 충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기사 출처 : 아이오토카>

BMW X4


  
 
BMW X6은 많은 테스터들이 혹평을 했던 차다. 크고, 낭비적이며, 마치 허머처럼 둔하다는 평을 들으며 그 과잉에 대해 비판받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중들이 이런 평가를 무시한 채 수십만 대의 X6을 덥석 구매했던 것이다. 약 25만대 이상의 거대한 4인승 네바퀴굴림 쿠페 X6가 판매됐고, 이제 예정된 수순처럼 BMW는 또다시 이 X6을 축소한 X4를 대중들 앞에 내놓았다.

당신이 BMW X3에 익숙하다면, X4는 아마도 비슷하게 느껴질 것이다. 사실상 두 모델은 거의 같은 차라고 봐도 무방하지만, 약간의 변화를 주어 좀 더 실용적이고, 스포티한 모델로 변화시켰다. 무게중심도 낮아졌고, 좌석도 지면에 더 가까워졌다. 스프링, 댐퍼, 부싱과 스티어링은 모두 주행성능을 높이기 위해 재조정됐고, 토크 벡터링으로 코너링 파워가 향상됐으며, 8단 변속기의 기어비와 변속 로직 또한 기민한 퍼포먼스를 제공하도록 조정됐다.
  
 
물론 외관도 달라졌다. 공격적인 앞면부터 더 강인해진 옆면, 활처럼 휘어진 루프라인에서 역동적인 테일게이트 위로 떨어지는 모양새까지 모두 이 차가 X6의 축소버전임을 알려준다. 리어부분의 공기역학 효율은 다소 떨어지지만 쿠페 스타일 SUV가 확실하다. 하지만 좀 더 본질적으로 본다면 이 차는 용도만 바꿔 뜯어고친 X3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세히 봐야 알 수 있지만 보닛과 앞 범퍼 및 그릴, 프론트 윙, 앞문, 대시보드 구성이 동일하다.

영국에서는 세 가지 엔진의 X4가 출시될 예정이고, 전부 디젤이다. 가장 저가의 모델은 BMW의 새로운 187마력 2.0L 엔진을 얹은 X4 xDrive20d로, 3만6천590파운드(약 6천340만원)이다. 수동변속기 사양은 0→시속 100km 가속기간 8초, 최고시속 212km, 복합연비 22.2km/L와 143g/km의 CO₂ 배출량을 기록했다. 다음 모델인 xDrive30d는 가격은 4만4천890파운드(약 7천780만원)로 조금 비싸지만 더 빠르다. 0→시속 100km 가속기간은 5.8초, 최고시속은 238km이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20.3km, CO₂ 배출량은 156g/km이다. 최고급 모델은 xDrive35d로, 가격은 4만8천990파운드(약 8천490만원), 0→시속 100km 가속기간은 5.2초, 최고시속 256km이고, 복합연비는 거의 비슷한 리터당 20km, CO₂ 배출량은 157g/km이다.
  
 
xDrive30d와 xDrive35d는 8단 자동변속기로 출시되며, 6단 수동변속기가 기본인 xDrive20d도 옵션으로 이를 적용할 수 있다. xDrive는 네바퀴굴림이라는 것을 뜻하고, 세 모델 전부 토크 벡터링 기술이 적용되어 있는데, 이 기술은 드라이브라인의 추진력을 네 바퀴에 적절히 배분하여 트랙션을 극대화하는 기술로 안정적인 코너링을 도와준다. 그런 면에서 X4는 스포티함을 외관뿐만이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충실히 어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네바퀴굴림 모델도 충분히 운전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BMW의 X5가 출시된 지 1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높은 차를 타고 속력을 높이는 것은 여전히 어색하다. 하지만 낮은 BMW를 탔던 사람이라면 한눈에 알아볼 드라이빙 포지션과 스포츠 시트는 퍼포먼스 세단에 어울리는 대시보드와 더불어 X4의 성격을 한층 더 부각시키고, 바퀴의 두터운 휠을 보면 다시 한 번 X4의 성격을 느낄 수 있다. X4는 안정된 중량 배분을 이루어 냈으며, 직관적이고 정확하면서 매끄럽게 움직인다는 느낌을 준다. 도심이든, 날카로운 급커브에서든 손쉽게 달릴 수 있다. 다만 좁고 괴상한 모양의 뒤 창문은 그리 넓은 세상을 보여주진 않는다. 동력 전달은 탁월하며, 변속기는 느린 도심 교통상황에서도 적절한 기어를 찾아준다.
  
 
불행히도, 영국에서 최종적으로 출시될 엔진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출시 시점에서 공개된 것은 3.0L 터보 6기통 휘발유 엔진을 단 xDrive35i뿐이었다. 엔진은 넉넉한 302마력의 출력에도 불구하고 저회전에서는 디젤과 같은 힘을 내진 못했고, 직선도로에서도 콘셉트에 어울릴 정도로 달리기 위해서는 3,000rpm까지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한다. 게다가 기존 BMW의 6기통 엔진처럼 매혹적인 사운드를 가진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가속을 계속하면 결국엔 꽤나 훌륭한 출력을 발휘한다.

이런 중속 영역의 출력 부족은 매혹적으로 곧게 뻗은 도로에서 당신이 X4의 컨트롤을 변경하도록 만들 것이다. 변속기 레버를 왼쪽으로 조작하면 드로틀과 변속기의 반응이 좀 더 향상되고, 컨트롤을 스포트 모드로 변경하면 이는 더 극대화된다. 코너를 빠르게 빠져나가고 싶을 때는 8단 자동변속기를 대시해서 패들시프트를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런 상황들은 모두 X4에게 있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며, 1,815kg의 무거운 무게는 코너에서의 고속주행을 거듭할수록 높이에 대한 불안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할 것이다.
  
 
X4의 정밀한 차체 제어능력은 훌륭한 스티어링과 맞물려 자신감 있는 주행을 가능케 한다. 그리고 언더스티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도움을 준다. 결론적으로, X4는 빠르고, 민첩하며, 뛰어난 정밀성을 가졌다. 포르쉐 마칸만큼의 스포티함은 아닐지라도 대부분의 SUV들과 비교한다면 충분히 다이내믹하다고 표현해도 될 것이다.

단점이라면, 가장 심각한 것은 낮아진 루프라인 때문에 뒷좌석 부분이 리패키징되면서 발생한 것인데, 뒷좌석이 28mm 낮아진 데 반해, 앞좌석 밑으로 발을 넣을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에 허벅지를 완전히 지지해주지 못한다. 아이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어른들에게 장시간의 주행은 피곤하게 느껴질 것이다. 다행히도 트렁크 용량은 충분하고, 시승을 했던 빌바오의 도로가 BMW의 도색만큼이나 매끄러웠기 때문에 장담은 할 수 없지만, 실내는 고속주행 시 들리는 약간의 바람소리만 제외하면 흠잡을 곳이 없었다.

X4의 추가 패키지는 4천715파운드(약 817만원)로 X3 xDrive20d SE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가격만큼 더욱 향상된 민첩성과 뛰어난 스타일을 기대해봐야겠다. 어른이나 큰 아이가 뒷좌석을 자주 이용해야 한다면 X4가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닐지도 모른다. 게다가 xDrive30d의 가격은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이라고 느껴질 것이 분명한 디젤버전의 마칸보다 약간 더 비싸다.
<기사 출처 : 아이오토카>

BMW X3 xDrive20d M스포츠, X3와 4기통 디젤의 궁합은?

신형 2.0L 디젤 엔진은 나름의 장점이 있다. 그러나 6기통이 여전히 더 매력적인 선택이다

  
 
BMW X3의 최신형 모델은 외모를 약간 단장하고, 트윈파워 2.0L 디젤 엔진을 얹어 이점을 더했다. 더불어 우리의 시승차에는 네바퀴굴림 x드라이브 구동계에 M 스포트 트림이 더해졌고, 옵션으로 자동변속기와 패들시프도 마련되었다.

자료를 살펴보면 직렬 4기통 2.0L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91마력과 40.8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0→시속 100km 가속까지는 8.1초가 소요되며, BMW가 주장하는 19.2km/L의 복합 연비는 X3가 위치한 차급을 고려하면 뛰어난 축에 든다. 그리고 138g/km의 CO2 배출량은 영국에 수입될 시 1년 도로세가 130파운드(약 22만원)라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 당신은 1,820kg의 공차중량에 네바퀴굴림인 X3에 4기통 엔진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BMW의 4기통 엔진은 충분히 제 역할을 수행한다. 출력 전달은 부드럽고 균일하다. 그리고 4,500rpm까지 쉽게 회전수를 올린다. 심지어 시속 97km에서도 추월 가속을 위한 충분한 출력이 남아 있다. 더불어 변속이 빠른 8단 자동변속기에 힘입어 가속이 비교적 빠르다.

그러나 디젤 특유의 엔진음이 들리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 소란스러운데다 순항 시에도 신경이 쓰일만큼 항상 들린다. 이는 제법 들이치는 도로 소음과 함께 BMW가 주는 운전의 기쁨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달리 말하자면, X3은 몇 가지 부정적인 특성을 지녔지만, 역시 뛰어난 드라이빙 머신이다.

스티어링은 조금 무겁지만 정확하게 움직이며, 최소한의 차체 기울임을 허용하며 쉽게 다룰 수 있다. 제동은 신속하며, 시야가 좋고 다루기 쉽다. 승차감은 쾌적하고 부드러우며, 풍절음은 작다.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유능한 성능을 낸다.

  
 
BMW의 매력은 어디서나 찾을 수 있다. 멋진 디자인에 크기는 실용적이고, 실내는 고급스럽다. 앞좌석과 뒷좌석의 넓은 공간과 큰 트렁크에서 유용성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보닛 아래까지도 잘 마감됐다. 하이-엔드 감각을 더하는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만일 멋진 M 스포트 트림을 포기할 수 있다면, 2천155파운드(약 370만원)를 추가하는 것으로 더욱 훌륭한 6기통 디젤 엔진을 얹은 X3 SE 트림을 살 수 있다. 이 엔진은 6기통 엔진이 달리는 데 더 비용이 많이 든다는 편견과는 거리가 멀다. BMW의 프리미엄 감각에 더 잘 들어맞으며, 더 빠르고 더 세련됐다. 스포티한 M 스포트 트림을 유지한 채 6기통 디젤 엔진을 원한다면, 5천155파운드(약 885만원)를 더 지불해야 할 것이다.

만일 당신이 세금이나 경제성을 고려한다면 4기통 엔진이 끌릴 것이다. 그러나 4기통 엔진이라고 해서 옵션이 떨어지진 않는다. 성능 또한 마찬가지다. 전반적인 매력과 그 특성은 적당하다.

SO GOOD
- 부드럽고, 적절한 성능
- 편안하고 넓은 실내
- 다루기도, 운전하기도 쉽다
- 눈에 보이는 윤택한 마감

NO GOOD
- 더욱 좋게 다듬을 수 있었다
- 6기통에 비해 크게 모자라다
<기사 출처 : 아이오토카>

드라마틱한 GT, 마세라티 기블리 S Q4

4도어 쿠페가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지만 진정한 4도어 쿠페는 기블리 S Q4가 아닐까. 분명한 것은 세단의 탈을 쓴 쿠페. 뒷좌석조차 GT의 성격에 충실하다.

  
 
푸른 바다가 성큼 내게로 다가온 듯했다. 처음 본 순간 기블리의 블루 이모지오네(Blu Emozione) 컬러는 저절로 감탄사가 튀어나올 만큼 강렬했다. 이모지오네 또는 에모치오네라고도 하는 이 이탈리아어는 감동, 감격이라는 뜻. 영국의 튜너 에볼루션 2 모터스포츠(E2M)가 페라리 458 이탈리아를 기반으로 ‘이모지오네’란 이름의 튜닝카를 선보인 바 있다. 거의 같은 컬러다. 감동적인 파랑. 사람도 그렇지만 첫눈에 반해버리면 단점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법. 애써 담백하게 차에 오른다.

사하라 사막의 뜨거운 바람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기블리(ghibli)에는 마세라티 GT 역사가 농축되어 있다. 바다의 신, 넵투누스의 삼지창을 나타내는 브랜드 상징과 사막의 열풍이라는 조합이 이질적이면서 격정적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도 이 기블리를 잘못 표기한 것이라 했다. 기블리라는 이름에는, 신화적인 또는 전설적인 스토리들이 바람의 때처럼 켜켜이 쌓여 있다.

  
 
긴 보닛은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차들의 공통점이지만 마세라티는 유난히 길다. 초대 기블리에서 그랬던 것처럼 ‘낮고’ 길다. 기블리는 콰트로포르테보다 차체 길이가 295mm나 짧지만 보닛 길이만 보면 그다지 짧아 보이지 않는다. 휠베이스는 170mm 짧아 보닛이 차지하는 비율을 짐작할 수 있다. 너비는 5mm 짧고 높이는 20mm 낮다. 전체적으로 길이를 줄였으되 마세라티 특유의 스타일은 오히려 강조된 느낌. 4도어 세단이지만 기블리의 전통을 이은 2도어 쿠페 스타일, 그리고 약간 뒤로 물러난 운전자세가 스포티한 비율을 완성한다. 그럼에도 앞뒤 무게배분은 거의 50:50에 가깝다. 독특한 C필러 역시 드라마틱한 초대 기블리의 특징을 그대로 안고 있다.

  
 
시트에 앉으면 눈앞에 파도가 너울 친다. 굴곡이 진 인스트루먼트 패널 상단은 파도의 형상처럼 리드미컬하다. 가운데 솟은 아날로그 시계는 바다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 같다. 삼지창이 가로 새겨진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 바다를 호령하는 포세이돈이 된 기분이다. 시동키는 처음에 잘 보이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 왼쪽 뒤에 동그랗게 오토 버튼으로 자리한다. 왼손으로 시동을 걸고 오른손으로 기어를 조작해 0.1초라도 먼저 스타트를 끊으려는 레이싱카의 유산이다. 이런 하나하나의 디테일에서 브랜드의 역사를 향유한다.

  
 
파워 트레인은 콰트로포르테 S Q4의 것과 같은 V6 3.0L 바이터보 410마력 엔진에 자동 8단의 조합. 일단 크기와 무게가 작아진 차체에 같은 엔진이라면 더 강력한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다. 그밖에 기블리는 스티어링, 서스펜션, 브레이크 등 많은 부품을 콰트로포르테와 공유한다. 바이터보(Biturbo)의 이탈리아어 ‘비투르보’는 기블리 역사에 자리한 하나의 모델 이름. 마세라티-데 토마소 시절일 것이다. 3세대로 부활한 기블리에서 바이터보는 그러한 전통을 잇는 의미도 있다. 근데 차 이름과 관련해 우아하게 발음되는 이탈리아어는 대개 뜻이 단순하다. 그 자체로 멋들어진 이름, 콰트로포르테가 그냥 4개의 도어를 의미하는 것처럼.

  
 
시동 버튼을 누르자 잔잔했던 바다에 격랑이 인다. 주변에 방해를 주지 않는다면 창문을 열고 소리를 들어보자. 마세라티 특유의 날카로운 음색은 배기파이프를 서로 빠져나오려고 치고 박는 아우성 같다. 글쎄, V8의 것이 어떠했든 이 V6은 그 어떤 V6보다 강력한 울음을 운다. 슈퍼 스포츠카 영역에서 배기 사운드는 중요한 경쟁의 요소, 브랜드 고유의 사운드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려는 엔지니어들의 노력은 자동차의 세계가 복잡하고 심오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현대적인 느낌이 드는 인테리어지만 폴트로나 프라우 가죽과 나무의 클래식한 느낌, 천장을 덮고 있는 알칸타라가 포근하게 감싸주는 듯하다. 지난겨울 만난 콰트로포르테 Q4는 눈길에서 무척 인상적이었다. 오늘 만나는 기블리 S Q4는 하얀 눈 대신 눈부신 햇살 속으로 달린다. 하늘은 블루 이모지오네만큼이나 푸르고 또 푸르다.

  
 
스티어링 휠을 잡은 두 손은 자연스레 양쪽 패들 시프트를 안는다. 손끝에 전해지는 금속성의 차가운 질감이 열정에 사로잡힌 마음을 냉정하게 해준다. 항해사가 조종하는 키처럼, 패들 시프트를 다루며 속도를 조율한다. 방향을 잡아나가는 핸들링은 정확하다. 그런 한편으로 패들 시프트 뒤에 자리한 방향지시등 레버는 거리가 좀 멀다. 대신 와이퍼 기능을 하나로 통합했다. 오른쪽에는 거추장스런 레버가 없다. 1+1은 때때로 1이 된다.

  
 
기어 레버 왼쪽에 나란히 자리한 드라이빙 모드는 세 가지. M은 수동 변속 모드, I.C.E.(Increased Control Efficiency)는 효율성을 높이고자 할 때, 스포츠 모드는 좀 더 성격이 거칠어지는 곳. 아무 버튼을 선택하지 않으면 ‘노멀’ 모드로 달리게 된다. 그렇다고 이 상태가 평범한 것은 아니다. 액셀러레이터를 조금이라도 깊숙이 밀어 넣으면 씽 하고 등이 뒤로 떠밀려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정신이 번쩍 드는 순간, 에너지 음료를 마시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바이터보는 기민하게 출력을 상승시킨다.

  
 
계기판 사이 정보창에는 섀시 구동계의 토크 배분 현황이 표시된다. 주행 중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뒷바퀴로 곧장 구동력이 집중된다. 가속을 시도해도 좀체 앞바퀴 구동력은 20%를 넘지 않는다. 보다 강하게 밀어붙이거나 코너에서 가속할 때 30%를 살짝 넘기기도 하지만 코너를 돌아 나오자마자 구동력은 다시 뒷바퀴에 집중된다. 기본적으로 뒷바퀴굴림의 자기장이 매우 강하다. 지난겨울 콰트로포르테 Q4를 탔을 때, 앞바퀴가 빙판에 닿자마자 앞뒤 50:50으로 변환했던 기억이다. 말하자면 써야 할 때를 정확히 안다. 일반적인 주행에서 50:50은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다. 고속으로 순항해서 달리면 완전한 뒷바퀴굴림(FR)의 움직임을 나타낸다.

  
 
네바퀴굴림이지만 0→시속 100km 가속 4.8초의 압도적인 성능을 내는 것은 토크를 네 바퀴에 분배하는 대신 뒷바퀴에 100% 집중시키기 때문이다. 게다가 56.1kg·m에 이르는 최대토크가 겨우 1,650rpm부터 발휘되기 때문에 초기가속이 폭발적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284km에 이른다. 그리고 마세라티 안정성 프로그램(MSP)의 ASP(Anti-Slip Regulation)가 접지력이 떨어지는 곳에서 타이어 슬립을 막아주고, 힐 홀더(Hill Holder) 시스템이 경사진 오르막길에서 뒤로 밀리는 것을 방지한다.

마세라티의 성격이 원래 그렇듯 기블리도 고분고분한 타입은 아니다. 달리면서 뭐랄까 지면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기분이다. 장거리를 달리는 GT카가 너무 얌전해도 재미없을 것이다. 통통 튀는 성격을 받아들이면 그다음엔 즐기게 된다. 앞 더블 위시본 뒤 5링크 서스펜션은 견고하면서도 터프한 인상을 준다. 전자장비가 철저히 개입한 매끄러움 대신 아날로그적인 생경함이 있다. 차가 알아서 다해 준다기보다 운전자의 개입의지가 받아들여지는 것. 차가 지면과 대화하는 느낌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유벤투스의 미드필더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는 이탈리아 패션계의 러브콜을 받는 축구선수. 과감한 공간침투와 강력한 중거리 슛, 우수에 찬 표정에서 나오는 터프함으로 인기를 끈다. 세련된 슈트가 어울리는 축구선수는 많다. 베컴이나 호날두보다 마르키시오가 마세라티와 어울리는 것은 이탈리아 혈통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트사커로 표현되는 프랑스 축구가 유연하다면(지단의 시대는 지났지만) 유연한 핸들링을 자랑하는 프랑스차를 닮았고,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독일축구는 독일차와 닮았다. 그러고 보면 그 나라의 축구 스타일과 자동차의 성격은 꽤 닮은 구석이 있다.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누르면 록 음악이 갑자기 헤비메달로 전환되는 순간과 같다. 발아래에서 누군가 신나게 드럼을 두드리는 듯하다. 이 순간에는 음악을 잠시 꺼두는 게 좋다. 그것이 아무리 바우어스 앤 윌킨스 오디오라 해도 말이다. 배기 사운드는 음악이 되고 심장은 리듬에 맞춰 쿵쾅거린다. 어느새 도시에서 멀어졌고 꽤 먼 거리를 쉬지 않고 달렸다. 그런데 이 시트에서 일어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 풍취가 깊은 가죽의자는 세월과 더불어 몸에 더 잘 맞고 편안해질 것이다. 오너드라이버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뒷좌석은 보기에 좁아 보이지만 앉으면 느낌이 달라진다. 무릎 공간은 적당하고 생각보다 헤드룸이 넓다. 무엇보다 파묻히는 안락함이 좋다. 그러면서 푹 꺼지지 않는, 좋은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는 자세다. 쿠페 라인이지만 차창 밖 시야는 좁지 않다. 풍경의 프레임은 맞춤하다. 뒤에 앉아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언제라도 운전석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기블리 S Q4는 그런 차다. 마성이 강한 다이내믹 GT다.
<기사 출처 : 아이오토카>

MKC - 링컨의 작은 날개, 날아오르다

링컨의 가치를 오롯이 담아낸 소형 SUV, MKC는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요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앞다퉈 소형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치열한 경쟁 안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아내고, 더 많은 구매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다. 더불어 소비 경향도 바뀌고 있다. 개인의 정체성을 브랜드로 드러내는 시대다. 어떤 브랜드를 소비하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믿는다. 트럭 방수포를 이용해 만드는 브랜드의 가방이 웬만한 가죽가방보다 비싼 이유다. 친환경을 응원하는 트렌드세터라고 말하는 것보다 가방을 사서 매고 다니는 것이 더 쉽고 편리한 자기소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가격대 성능비는 중요하지만, 자동차를 고를 때는 그 이상의 것을 본다. 생활 방식에 맞는 차, 어떤 게 자신을 더 멋지게 보이게 해줄지 등 온갖 것을 고민한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차의 크기가 멋과 럭셔리를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산 대형차와 수입 소형차의 가격이 비슷하다고 해도, 수입 소형차를 택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이젠 브랜드와 모델의 명성이 자동차 자기소개서가 됐다. 브랜드의 고유 특징을 작은 차에 고스란히 담을 수 있다면, 작은 차도 충분히 럭셔리의 반열에 들 수 있 다. 다르게 말하자면 브랜드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 가치를 담지 못한 차라면 미래는 없다.

브랜드의 가치를 그대로 담아낸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링컨 MKC는 훌륭한 차다. 실수 없이 럭셔리 브랜드 링컨에 기대하는 모든 것을 담아냈다. 디자인, 기술, 개성, 가치 등 모든 것이 기대 이상이다. 첫인상부터 좋았다. 확실한 존재감을 자아내는 날개 모양 ‘스플릿-윙’ 그릴과 MKZ의 것과 닮은 테일램프가 신선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통적인 SUV의 비율을 따르되 곳곳을 부풀리고 날카롭게 선을 그어 다부진 느낌을 냈다.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링컨의 최신작답게 라인업 중 디자인 완성도가 가장 높다는 생각이다.

  
 
실내는 아주 윤택한 분위기다. 센터페시아 기준으로 날개 펼치듯 만든 대시보드 디자인은 짐짓 화려하다. 실내 곳곳을 감싼 가죽과 진짜 나무의 조합이 자연스럽다. 도어트림을 보면 퀼팅처럼 가죽을 크게 덮어뒀다. 발이 주로 닿는 쪽은 단단한 플라스틱을, 몸이 주로 닿는 위쪽 부분은 대다수 가죽으로 감쌌다.

분위기를 잡아줄 앰비언트 라이팅도 있다. 7가지 색을 고를 수 있고, 불빛의 세기도 조절 가능해 은은하게 비추는 것이 마음에 든다. 실내 소재에 상당히 공을 기울였는지 이리저리 손을 대봐도 손가락 끝 촉감이 좋다. 기어레버는 버튼으로 눌러쓰는 전자식. 센터페시아 왼쪽에 가지런히 두었다. D(드라이브)를 눌렀을 때 P(주 차)로부터 불빛이 깜빡이며 떨어져 내려오는 것이 재미있다. 기어 변경 작동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다.

  
 
에어컨 공조부와 멀티미디어 조작부는 약간 전자제품 같은 느낌이다. 링컨이 기술과 럭셔리의 조합을 외치며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조작 부분의 전자화다. 전자식 버튼 변속기도 그렇고, 센터페시아의 버튼들도 마찬가지다. 평소에는 숨겨두다 시동을 걸면 불빛을 내며 드러나는 방식이다. 이는 MKZ에서 이미 선보였던 방식이다. 차이가 있다면 MKZ는 터치 방식을 쓰나 MKC는 버튼 방식을 쓴다는 점이다. 다루기에는 버튼 방식이 더 쉬웠다. 손끝에 눌리는 버튼은 작동감이 느껴진다는 점이 좋다. 세밀하게 다루기도 더 쉬워 만족스럽다.

  
 
뒷좌석 또한 가죽으로 꼼꼼히 감싼 분위기가 좋다. 고개를 들면 시원하게 하늘을 볼 수 있는 파노라마 루프가 시야에 꽉 찬다. 앞쪽 부분은 열리는 구조다. 루프를 열고 달리더라도 뒷좌석에서 느끼는 바람은 부드럽다. 은근히 기분 좋을 정도의 시원함이다. 휠베이스는 2,690mm로 짧게 생각됐지만, 실내는 여유롭다. 높게 달린 좌석과 공간 구성 덕분이다. 키 180cm의 성인 남성 기준으로 앞좌석을 맞추고도 뒷좌석 다리 공간이 적당히 남았다.

  
 
엔진은 직렬 4기통 2.0L 터보 ‘에코부스트’ 엔진이다. 최고출력 243마력을 5,500rpm에서, 최대토크 37.3kg·m을 3,000rpm에서 낸다. 자동 6단 변속기를 맞물려 네바퀴 모두를 굴린다. 특별한 점은 앞바퀴굴림 기반의 네바퀴굴림이라는 점이다. 효율을 위해 언제나 네바퀴 모두에 힘을 싣진 않는다. 노면의 상태 및 주행 상황을 살펴 뒷바퀴로 보내는 힘을 자유롭게 조절한다. 계기판 세팅을 바꿔 실시간으로 구동력 배분을 확인할 수 있다.

  
 
에코부스트 엔진은 다운사이징 전략을 위한 엔진. 기존 V6 3.5L 엔진을 대체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넉넉한 토크 덕분에 기존 엔진에 대한 미련은 없지만, 휘발유 엔진이라는 점은 생활 방식에 따라 약점 또는 강점이 된다. 평소에 주행거리가 많은 운전자라면 연비를 생각해 디젤 엔진을 추천한다. 하지만 주행거리가 길지 않다면 휘발유 엔진이 더 나은 선택이다. 연비는 디젤 엔진보다 떨어질지 몰라도, 부드럽고 조용하기 때문이다. 소음 및 진동에 예민한 경우 디젤 엔진 보다는 휘발유 엔진을 고르게 되는 이유다. 게다가 디젤 엔진보다 싸다. 주말에만 차를 타고 주행거리도 많지 않다면, 더 비싼 디젤 모델을 사서 드는 비용만큼 연비로 이를 따라잡긴 힘들다. 주행질감 차이도 고려해볼 부분이다.

엔진의 반응성은 적당했다. 터보차저 때문에 약간 지연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기우였다. 터보 차저의 부스트압을 채우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넉넉한 토크를 초반에 끌어내 중후반까지 유지한다. 변속 직전의 고회전으로 치고 오를 때는 자연스레 힘을 뺀다. 고회전보다는 초반의 넉넉한 토크, 중속의 여유로운 가속감을 우선한 느낌이다.

  
 
시속 110km 순항을 즐길 때의 엔진회전수는 2,000rpm이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끈기 있는 힘이 차를 앞으로 밀어내는 기분이 든다. 1,865kg의 공차중량을 고려하면 딱 알맞은 정도다. 가속페달을 꽉 밟아 달음질을 부추기거나 스포트 모드에서는 재깍 반응했다. 흥을 돋우면서도 다루기 까다로울 정도는 아녔다.

회전 질감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소리가 두드러졌다. 직렬 4기통 엔진에서도 V6 엔진과 비슷한 고동감 있는 소리를 내려 노력한 모습이다. 회전수를 낮춰 달릴 때는 그르렁대는 소리를 낸다. 회전수를 높여 달릴 때는 굵직한 브라스 소리를 낸다. 의도된 소리다. 조용한 차를 만들기 위해 소음과 반대되는 파동을 내서 소음을 없애는 노이즈 컨트롤을 달았지만, 엔진음은 지켜야 한다는 철학이다. 대신 노면 소음 및 잡소리 등은 잘 틀어막았다.

  
 
급한 코너를 파고들 때면 여지없이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개입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뒤 구동력을 조절하는데다, 코너 안쪽 바퀴에 브레이크를 걸다보니 코너 안쪽을 적극적으로 파고든다. 급하게 몰아칠 차는 아니지만, 기능이 있으니 어떤 상황에도 조금 더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기 마련이다.

서스펜션의 반응은 독특했다. 부드러움과 딱딱함을 넘나든다. 컴포트, 노멀, 스포트의 3가지 주행 모드에 따라 서스펜션의 답력을 바꾸는데다, 연속 댐핑 제어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서스펜션 세팅을 바꾸기 때문이다. 1/500초마다 46번씩 도로를 살펴 댐핑을 조절한다. 충격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던 거친 노면에서도 부드럽게 충격을 다스린다.

  
 
3가지 주행 모드에 따라 서스펜션의 움직임과 승차감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컴포트에서는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부드러워진다. 충격은 부드럽게 거슬러 내지만 코너링에서 차가 기우는 폭이 컸다. 낭창한 서스펜션 덕분에 노면과 분리된듯 부드럽게 떠간다. 동시에 단단히 맞물린 하체가 탄탄하게 노면을 잡고 달리는 것을 느낀다. 네바퀴굴림의 안정감이다.

스포트 모드에서는 단단하게 변해 노면을 거세게 누른다. 코너링 시 차가 기우는 폭도 크게 줄었다. 승차감 또한 단단해져 빠르게 달리기 걸맞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노멀 모드로 주행을 즐겼다. 적당히 탄탄한 서스펜션의 반응과 부드러운 승차감의 조화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클래식 링컨의 향수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컴포트 모드를 만들고, 새로운 링컨을 바라는 이들을 위해 노멀과 스포트 모드를 뒀다는 생각이다. 기존 서스펜션이 입맛에 맞지 않았더라도, MKC는 돌아볼 가치가 충분하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단단한 주행감각 사이의 균형을 찾았다. 주행을 위한 넉넉한 편의 장비 및 안전 장비도 MKC의 장점이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감지, 비상 경고 및 자동 제동,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 등 상당한 장비를 몰아달았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도로를 달릴 때면 절로 마음이 편안했다.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하며 부드럽게 달려 나간다. 시속 30km부터 켤 수 있고, 시속 180km까지 설정할 수 있다.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시속 20km 이하로 속도가 줄면 경고와 함께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끈다. 정차는 운전자에게 직접 맡긴다는 이야기다. 안전을 위한 세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동 제동 기능을 시험할 겸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더니, 경고를 띄우며 브레이크를 밟으라 한다. 밟지 않으면 비상 제동 기능을 작동한다. 안전을 위한 잔소리는 가차 없다. 차선 감지 기능을 켠 상태에서 방향지시등을 넣지 않고 차선을 옮길 때도 핸들이 버틴다. 경고 기능은 설정에서 강약을 조절할 수 있다. 안전 기능을 확인하고자 아주 예민하게 설정하고 시승했다.

편의장비로는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와 액티브 파크 아웃이 인상적이다. 좁은 공간에 주차하기 힘든 이들을 위해서 자동으로 스티어링 휠을 돌려준다. 여기까지는 많이 적용된 기술이다. 그래서 링컨은 한발 더 떠 좁은 주차 자리를 벗어나는 데도 이 기능을 응용했다. 이젠 빠져나가는 길도 도와준다.

  
 
MKC는 링컨의 미래다. 링컨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녹아 있는 차다. 새로 정립된 특유의 디자인에 기술의 조화가 돋보인다. 그 결과는 다분히 미래적이다. 윤택한 실내도 그런 분위기를 더한다. 다시 갈고 닦은 주행성능과 운전을 돕는 다양한 장비도 새로운 링컨의 시대를 보여준다. 여기에 안전을 위한 기능들이 링컨이란 브랜드 가치를 더해준다.

고급스럽고, 안락한데다 안전한 프리미엄 콤팩트 SUV란 말에 손색이 없다. 게다가 가격 경쟁력도 앞선다. 럭셔리와 합리성의 결합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잘 풀어냈다. 링컨의 가치를 오롯이 담아낸 작은 날개, MKC는 이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기사 출처 : 아이오토카>

슈퍼 럭셔리 세단, 벤틀리 뮬산 스피드

세계에서 가장 빠르면서 가장 뛰어난 차의 대열에 끼어든 럭셔리 세단

  
 
신형 벤틀리 뮬산 스피드를 아랫급 모델인 일반 뮬산과 구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벤틀리는 두 모델을 구별하는 핵심 요소를 이렇게 설명한다. 일반 뮬산은 대다수 오너들이 뒷자리에 앉기 위해 구매하는 차이고, 반면 스피드는 구매자가 직접 몰고 싶어 사는 차라고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벤틀리는 이 차를 손에 넣을 정도로 행운이 넘치는 사람이 15%는 더 늘어나도록 모두 다른 종류의 손질을 해왔다.

벤틀리가 앞으로 12개월 동안 만들고 판매할 1,100대 남짓한 수의 뮬산 가운데 약 300대가 더 비싸고 더 스포티하며 값이 25만2천 파운드(약 4억3천590만원)에 이르는 스피드 모델이 될 것이다. 벤틀리는 또한 뮬산 스피드가 대부분 소화될 시장으로 중국이 아닌 유럽과 미국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단일시장으로 뮬산이 가장 많이 팔린 곳이 중국이었다는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그렇다면 일반 뮬산보다 2만5천 파운드(약 4천320만원) 높은 값으로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가장 큰 차이는 V8 6.75L 트윈터보 엔진이 있는 보닛 아래에 담겨 있다. 이 거대한 엔진은 최고출력을 25마력 높여 537마력으로 만들기 위해 윗부분이 대대적으로 개선되었다. 그런 변화는 최대토크가 어떻게 달라졌으며 그 힘이 전달되는 과정을 알게 될 때까지는 그리 중요하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최대토크는 이미 104.1kg·m이라는 위협적인 수치를 과시했지만 이제는 조금 두렵기까지 한 112.1kg·m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최대토크 수치가 겨우 1,750rpm부터 시작해 4,200rpm까지 꾸준하고 고르게 이어지게 되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이전 엔진의 최대토크는 2,250rpm까지밖에 이어지지 않았고, 사실상 순간적으로만 발휘되는 것과 다름없었다.

  
 
실제로 몰아보면 스피드는 훨씬 더 풍부한 토크를 내고, 그렇기 때문에 뮬산보다 훨씬 더 빨리 특정 속도에 이르기 마련이다. 벤틀리가 제시하는 이 차의 가속능력 수치가 머리카락을 쭈뼛 서게 만드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97km까지는 겨우 4.8초, 정지 상태에서 시속 161km까지는 11.1초 만에 가속하고 최고속도는 비현실적이기까지 한 시속 306km에 이른다. 그 덕분에 벤틀리는 뮬산 스피드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럭셔리 세단’이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되었다.

메르세데스-벤츠 S63 AMG를 가진 사람이 그런 주장을 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지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무거운 2,685kg의 덩치를 감안하면 어떤 기준을 들이대더라도 뮬산 스피드가 점잖지 않게 빠른 차인 것은 분명하다.

엔진은 더 강력해졌을 뿐 아니라, 현대 사회의 모든 분야가 모든 자동차에 요구하는 기준을 반영해 이전보다 더 깨끗하고 효율적이 되었다. 그 결과, 배기가스 배출 특성과 연비는 모두 이전보다 13% 정도 향상되었다. 벤틀리는 뮬산 스피드의 연비가 실제 주행조건에서 일반 뮬산보다 0.7~1.1km/L 더 뛰어나다고 주장한다.

  
 
다른 부분을 살펴보면, 에어 서스펜션은 새로운 드라이브(Drive) 프로그램의 스포트(Sport) 모드를 선택하면 더 스포티한 반응을 나타내도록 다시 조율되었다. 스티어링과 ZF 8단 자동변속기, 드로틀 매핑도 마찬가지이고, 운전자가 커스텀(Custom) 기능을 선택하면 각 기능은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개별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원한다면 쇼크 업소버는 컴포트(Comfort), 스티어링은 스포트, 파워트레인은 기본 설정으로 맞추는 등 운전자는 선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마음대로 설정을 조합할 수 있다.

이제 모든 부분 중에서 가장 핵심 요소인 실내를 살펴볼 차례다. 모든 벤틀리를 구매할 때 가장 마지막으로 결정하게 되는 일이지만 뮬산과 전혀 다르지 않다.

실내에는 스피드에 어울리도록 스포티한 감각의 새롭고 다양한 손질들이 두루 이루어졌다. 도어 내장재 위쪽에 더해진 작은 탄소섬유 장식은 매력적이다. 가죽 시트는 배색에 신경을 쓴 재봉선이 스포티한 분위기를 내고 등받이에는 다이아몬드 무늬로 누빈 가죽을 썼다. 도어 핸들은 총기 제조업계에서 ‘코인’(coin) 마무리라고 하는, 자연스러운 빗살무늬가 돋보이는 고광택 처리방식이 쓰였고, 페달은 구멍을 뚫은 알루미늄 합금 소재의 것으로 바뀌었다.

  
 
차를 실제로 접하지 않으면 왠지 뮬산에게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치장처럼 여겨지지만, 스피드는 스스로에게 어울리는 모습과 느낌은 물론 비현실적일 것 같은 품격까지 갖추었다. 게다가 달리는 동안에는 대부분 대단히 매력적인 차이기도 하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엔진의 더 높아진 토크와 낮은 회전수에서의 반응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오른발 아래에 무한할 정도로 넘치는 에너지가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뮬산 스피드를 스포트 모드로 설정하면 대단히 강력한 느낌이 된다. 기어가 3단, 4단, 5단, 그리고 그 이상으로 넘어가면서 조용하고 세련되면서도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는 점점 더 강력해지며 앞으로 돌진해 나간다. 이런 현상은 낮은 단 기어에서는 토크가 지나치게 높아서 생기는 구동력 제어장치의 불필요한 개입을 피하기 위해 힘이 억제되기 때문에 생긴다. 그런 개입은 벤틀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스포트 버튼을 눌렀을 때 돋보이는 또 한 가지 특징은 스티어링과 서스펜션의 정확성과 반응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뮬산 스피드는 절대로 순수하게 민첩한 느낌을 주는 차는 아니고, 방향을 재빨리 바꿀 때에는 어떤 모드를 선택해 몰더라도 차의 큰 무게를 항상 신경 써야 한다. 그러나 기본형 뮬산과 나란히 비교하면 어느 곳을 달리더라도 더 날카롭고 날렵한 느낌이다.

  
 
그러나 뮬산에서는 선택사항으로 추가할 수 있는 카본세라믹 디스크 브레이크를 스피드 모델의 기본장비 목록에서 전혀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아쉽다. 출력과 민첩함이 향상된 만큼 제동력도 당연히 높아져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속에서 브레이크를 일단 한번 강하게 밟아 보면 페달은 든든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연이어 두 번 이상 급제동을 하면 페달은 더 깊이 밟히기 시작하고 위풍당당한 분위기로 가득한 실내에는 브레이크 패드가 손상되고 있다는 경고음이 울려 퍼진다.

뮬산 스피드는 럭셔리 승용차 가운데에서도 이례적인 존재로 여겨질 수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본질적으로 원래 설계한 의도와는 다른 성격을 담으려고 한 럭셔리 승용차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런 성격을 대부분 잘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은 놀랍다.

그래서, 뮬산 스피드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뮬산과 같은 뒷좌석이 아니라, 벤틀리가 주장하는 바대로 운전석이다. 그리고 그 점이 뮬산 스피드 고유의 매력과 능력을 돋보이게 만든다. 최소한 뮬산 스피드 같은 차는 정말 뮬산 스피드뿐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윗부분을 바꾼 엔진
벤틀리는 뮬산 스피드에 알맞게 V8 6.75L 트윈터보 엔진의 윗부분 전체를 새롭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무척 낮은 엔진회전수에서부터 토크가 더 높아졌고 최고출력도 25마력 더 높아졌다. 내부 마찰을 줄이고, 더 높아진 열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나트륨을 채운 배기 밸브를 달고, 연료 인젝터 위치를 바꾸는 한편 효율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발전기를 단 덕분이다. 그렇게 해서 출력이 조금 더 높아지고 이전보다 더 낮은 회전수에서부터 훨씬 더 높은 토크가 나오면서 연비는 13% 개선되었다. 그 뿌리가 195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엔진 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과다.

SO GOOD
- 끝없이 뿜어져 나오는 힘
- 탁월한 ZF 8단 자동변속기
- 실내 분위기
-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는 동적 특성

NO GOOD- 여전히 끔찍한 연비
- 여러 차례 급제동하고 나면 성능이 떨어지는 브레이크
<기사 출처 : 아이오토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