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D램 제조사의 마지막 자존심이던 엘피다가 지난달 28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 제조사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엘피다 인수 후 D램 시장점유율이 올랐지만 인수에 의한 반짝 효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엘피다는 회사명을 마이크론메모리재팬으로 바꿨다. 마이크론에 편집된 지 1년여 만에 100% 자회사가 된 것이다. 엘피다의 자회사였던 아키다엘피다메모리의 사명은 마이크론아키다로 변경됐다. 마이크론은 엘피다의 모든 연구개발(R&D) 인력과 지적재산권을 소유하게 됐다.
이로써 엘피다는 설립 14년여 만에 시장에서 이름이 지워지게 됐다.
마이크론이 엘피다를 완전히 삼켰지만, 메모리 시장의 큰 변화는 없었다.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엘피다 인수 직후인 지난해 2분기 마이크론의 D램 시장 점유율은 28.1%로 직전분기(13.7%)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삼성전자(37.2→37.8%)와 SK하이닉스(26.5→30%)의 점유율도 모두 올랐다. 이와 관련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다른 회사의 점유율이 동반 상승한 것을 미루어 볼 때 지난해 2분기 마이크론의 점유율이 증가한 것은 엘피다 인수효과"라고 분석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마이크론은 인수 시너지를 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점유율은 올랐지만, 경쟁사의 생산량 감소로 인한 반사이익에 불과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화재가 발생한 중국 우시 D램 공장의 생산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국내 낸드플래시 라인을 D램으로 전환한 바 있다.
세계 낸드 시장은 삼성전자가 연평균 36.68%의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한 가운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시장 점유율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마이크론을 0.2%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11.8%로 감소하고, 마이크론은 15.5%로 증가했다. 지난해 연평균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 26.98%, 마이크론 24%로 아직까지 SK하이닉스가 앞서고 있다.
올해 1분기부터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이 정상화 함에 따라 시장 점유율 역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은 "올 1분기에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우시 공장 화재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를 볼 때 단기적으로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어려워 보인다. 미세공정에 의한 원가ㆍ생산량 경쟁력이 떨어지는 탓이다. 마이크론은 엘피다를 통해 D램 공정을 20㎚로 전환했지만 경쟁사 대비 비율이 낮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는 지난해 4분기 각 D램 제조사의 20㎚ 공정 비중이 삼성전자 68%, SK하이닉스 63%, 마이크론 21%라고 집계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삼성전자는 최신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3D V낸드)를 업계최초로 상용화 했고, SK하이닉스는 16㎚ 공정의 128Gb 낸드플래시를 개발한 상태다. 반면, 마이크론은 이를 뛰어넘을 만한 카드가 없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기사 출처 ; 디지털타임스>
댓글 없음:
댓글 쓰기